'빚투' 신용대출은 폭증하는데... 최고금리 인하에 저축은행·카드사 '한숨'
'빚투' 신용대출은 폭증하는데... 최고금리 인하에 저축은행·카드사 '한숨'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11.18 14:11
  • 수정 2020.11.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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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애큐온저축은행과 모아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이 주주총회에서 금감원 출신 인사를 사내외 이사와 감사자리에 내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현행 연 24%인 법정 최고금리를 연 20%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대부업체 등 2금융권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신용·고소득자들이 '빚투(빚내서투자)' 목적으로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고 있는데, 서민층이 주로 대출하는 2금융권은 침체될 것이라는 불만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이달 새로운 대출 규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신용대출 수요는 인터넷은행이나 시중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연 24%에서 연 20%로 낮추기로 한다는 당정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18년 연 27.9%에서 연 24%로 최고금리를 낮춘 지 약 3년만에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부업체의 법정 최고금리를 연 10%로 낮추는 대부업법·이자제한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최고이자율이 10%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이에 대한 벌칙 규정을 강화하는 ‘고리대금이자 10% 제한 2법’을 발의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법정 최고 이자율을 10%로 제한하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이자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대부업 최고 금리를 점진적으로 20%까지 내린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10%까지 확 낮추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부업체,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전반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후 대부업의 최고금리는 2010년 44%, 2011년 39%, 2014년, 34.9%, 2017년 27.9%, 2018년 24%로 지속해서 인하됐다. 

대형 대부회사들도 신규 대출을 비롯해 추가·재대출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OK금융그룹은 자회사 러시앤캐시 청산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OK금융그룹은 2014년 당시 예주저축은행(현 OK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금융위원회에 2024년까지 러시앤캐시 폐쇄를 약속했다. 러시앤캐시 청산까지 마무리되면 OK금융그룹의 지배구조는 한국 법인 오케이홀딩스대부 아래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 등을 두고 아프로파이낸셜대부 아래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OK은행 인도네시아 등 해외은행을 소유한 구조가 된다.

잇따른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론으로 주요 수익을 올리고 있는 카드사에게도 좋지 않은 대목이다. 카드업계는 자동차, 가전제품 렌탈(할부) 수수료와 카드론 및 현금대출 서비스를 통해 대부분의 수익을 내고 있다. 캐피탈 업체의 주 수입원인 자동차 할부 시장과 2금융권의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에 카드업계가 뛰어든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8개 카드사는 할부수수료 수익(+18.6%)과 카드론 수익(+3.9%) 등의 증가로 총수익이 1.6% 상승했다. 7개 전업카드사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649억원) 증가했다.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원이 줄어든 만큼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되려 급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달 30일부터 연소득 8000만 원을 넘는 고소득자의 신용대출 총액이 1억 원을 넘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하(비은행권 60% 이하)’ 규제 대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인터넷은행이나 시중은행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5대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6일 기준 130조5065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10월 말(128조8431억원)보다 1조6634억원 증가한 수치다. 규제 발표 전인 지난달 같은 기간(10월 1~16일) 증가분 1조3914억원보다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말 120조원이었던 신용대출 잔액은 3개월여 만에 이달 130조원을 뛰어넘었다.

대책이 발표된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5대 은행이 받은 신규 신용대출 신청 건수는 2만149건이었다. 한 주 전 같은 기간(6∼9일, 1만4천600건)보다 6천건가량 늘어났다.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에서는 15, 16일 신용대출 신청 고객이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접속 지연 현상까지 나타났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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