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도 이런 기업이 .2] 3H(쓰리에이치)...국내 첫 '수직 지압' 온열침대 인기몰이…6년 만에 직원 수 20배 늘어

  • 오주석,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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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06 07:24  |  수정 2021-06-29 13:44  |  발행일 2020-11-06 제10면
자주 고장나던 수직 지압 침대 특허권 매입
소비자 불만 극복하려 36개월 무상 AS나서
비싼 가격 렌털로 활로…2년새 매출 200억↑
연매출 7% 이상 R&D 투자…소음 거의 없애
본사 맞은편 제2 공장 구축, 사업 확장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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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동구 혁신도시내 본사를 둔 3H 생산라인.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지압침대' 제조 기업이 대구에 있다. 바로 대구 동구 혁신도시 내 본사를 두고 있는 '3H(쓰리에이치)'다. 창립 이후 연평균 185% 성장세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벤처기업의 모델이 되는 대구 토종 기업 3H는 2014년 설립된 이후 6년 지난 지금 직원 수만 20배 이상 늘었다.

3H는 국내 최초 '수직 지압' 방식의 온열 침대를 선보이며 가정용 의료기기 산업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전속 모델로는 배우 차인표를 내세워 국내외에서 인지도를 쌓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는 3H 본사를 방문해 회사의 성공 비결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시작한 '3H 지압침대'

대구시 동구 율암동 혁신도시에 위치한 3H는 창립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대구의 강소기업이다. 내년에는 본사 건물 맞은편에 제2 생산 공장을 구축, 사업 확장에 나선다. 2만3천870여㎡(7천220평) 부지에 제2 생산 공장 및 기술연구소가 완공되면 연 2천억원 규모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3H의 사업 확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으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공장을 철수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이같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정영재 3H 대표는 "제품에 대한 애정과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14년 아이디어는 좋지만 잦은 고장으로 상품화에 실패한 수직 지압침대의 특허권을 매입하면서 오늘날의 성공을 거두게 됐다. 고장 발생이라는 소비자 불만을 극복하기 위해 3H는 제품 출시 6개월 만에 36개월 무상 AS(애프터 서비스)를 선보이며 당시로는 파격적인 결정을 강행했다. 그만큼 제품에 대해서 자신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어린 시절 허리 부상으로 고생해 평소 허리에 좋다는 동작을 많이 해본 것이 기술개발에 도움이 됐다"며 "수직 지압법이 기존의 롤 방식에 비해 기술개발이 어려울지 몰라도 제대로만 만들면 훨씬 튼튼하고 지압 효과도 우수할 거라는 확신이 있어 꾸준히 연구해 기술력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3H는 수직 지압기에 대한 성능을 끌어올리면서 점차 AS 부담은 덜어냈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성능에 따라 천만원이 넘어가는 제품을 선뜻 살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정 대표는 고심 끝에 2017년 렌털 사업에 도전하게 되지만 금융사의 반응은 차가웠다.

정 대표는 "렌털 사업을 도입하기 위해 여러 증권사를 찾아갔지만 회사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결국 어디에서도 지원받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하지만 꾸준히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렌털 사업은 결국 지인들의 도움으로 성공하게 됐다. 그는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온 지인들의 도움으로 4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당시 의료기기 업체로는 최초로 렌털 사업을 실시하게 됐다"며 "하루 커피 한 잔 값으로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 실제 3H는 렌털 사업을 도입으로 매출이 2017년 111억원에서 2019년 337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정 대표는 중소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H는 제품 출시 이후 TV광고, 드라마 PPL, 옥외 전광판,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제품을 홍보했다. 축구선수 이동국, 배우 차인표 등을 전속모델로 내세우며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그는 "건강사업을 하면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도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실패하는 상품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대구에서 시작했지만 전 세계를 상대로 제품을 판다는 생각으로 제품 홍보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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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재 3H 대표

◆실제 안마를 받는 느낌의 '3H 지압침대'

3H 홍보관에는 2014년 출시한 지압침대를 비롯해 지금까지 개발된 총 13종의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특히 지난 10월 출시한 지압침대는 온열과 지압은 물론 매트 상하 온도 차를 이용한 반신욕 기능까지 더했다.

3H 지압침대는 세라믹 온열매트에 황동으로 만든 62개의 지압봉을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표면 온도가 최대 70℃까지 올라가는 수직 지압봉은 척추를 중심으로 신체의 굴곡에 따라 지압해 허리 교정에 특히 도움이 된다. 이는 안마사가 손가락으로 척추 경혈을 눌러 마사지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실제 기자가 침대에 누워 30여 분간 체험을 해보니 지압봉이 적당한 압력으로 올라와 허리가 쭉 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3H 본사 건물 1층과 2층에는 침대 및 헬스케어 제품을 제작하기 위한 생산 설비가 구축돼 있었다. 60여 명의 생산직 직원들은 교대로 근무하며 세라믹 검수 작업부터 수직 지압봉 결합, 봉제, 테스트 등 다양한 작업을 진행했다.

생산공장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일반 중소기업 제조공장과 달리 젊은 직원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대학 실습생은 물론 20~30대의 근로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근로자 최현진씨는 "회사가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이니 만족도가 높고, 출퇴근 시간이 명확해 개인 시간을 확보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3H는 직원들의 근무 환경에 위해 특히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일반 사무실과 생산 공장 등 직원들이 생활공간을 넓고 쾌적하게 조성했다. 직원들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연구개발 인력을 꾸준히 확보하면서 3H의 제품 성능은 더욱 향상됐다.

박준형 3H 영업관리본부장은 "매년 전체 매출의 7% 이상을 R&D(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성능이 많이 향상됐다"며 "여러 차례 버전 업그레이드를 진행해 현재는 누웠을 때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했다.

3H 목표는 세계경영이다.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국내 85%, 수출 15% 수준이지만, 미국과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더욱 개척해 매출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정영재 3H 대표는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해외시장이 주춤하지만, 백신이 개발되고 다시 일상으로 전환되면 건강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사업 역량을 확장한 만큼 전 세계인들에게 3H 지압침대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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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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