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걱정 그만"…한글서체 사용 문턱 낮추는 네이버·한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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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0-10-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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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컴오피스2018·2020에 안심글꼴 57종 탑재

  • 네이버 나눔서체 이어 '마루 부리' 제작 예고

  • 서체 전문기업들도 구독 서비스 편의성 강조

IT기업들이 오는 9일 574번째 한글날을 앞두고 일반인들의 한글 서체 저작권 걱정을 덜어 주겠다고 나섰다. 대표 문서편집도구 개발사와 포털사는 저작권 부담이 없는 서체를 만들어 배포하고, 서체 개발 전문기업들은 사용자가 저작권을 고민하지 않고 쓸 수 있는 '구독형 서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글 서체가 일종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저작권 보호 대상이라는 인식이 부족해 빚어졌던 '저작권 침해 시비'가 줄고 그만큼 일반인 사용자들의 저작권 우려도 해소될 전망이다.

컴퓨터용 서체는 글자의 획, 모양, 크기, 자간, 행간 등을 계산하고 그에 맞게 디지털 스크린과 종이 등에 출력되게 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SW)다. 대다수 다른 SW와 마찬가지로 제작자에게 저작권이 있고 이를 침해할 경우 법에 따라 배상 책임, 처벌 위험을 질 수 있다. 저작권이 있는 서체를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홍보·영업용 도안이나 자료 제작에 사용했다가 제작사의 위임을 받은 법무법인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고소를 빌미로 합의금을 내거나 법적으로 다툰 사례가 종종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로 디자인·문서편집도구에 기본 제공되지 않는 서체를 별도로 추가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가 생긴다. 편집도구의 기본 서체는 이를 개발한 기업이 이미 관련 권리를 확보한 서체를 사용자들이 제약 없이 쓸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다른 서체를 쓰려면 자신의 목적에 따라 해당 서체를 쓸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필요시 별도 사용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는 관련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이나 기업 실무자들에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르는 조건이다.
 
한컴오피스에 공공·민간 제작 '안심글꼴' 수십종 탑재

국내에서 대표적인 문서편집도구인 아래아한글 개발업체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는 이런 실무적인 어려움을 덜고자 자사 최신 오피스SW 제품에 사용자들이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서체를 담기로 했다. 한컴은 지난 7일 저작권법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정보원과 협력해 한컴오피스2018·한컴오피스2020에 '안심글꼴' 57종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안심글꼴은 각 저작권자로부터 미리 사용·재배포할 수 있다고 허락받은 정부·지자체·공공기관·민간 개발 서체들이다.

한컴오피스2018·2020 버전 사용자들은 글꼴 목록에서 '공공 안심글꼴' 마크를 선택시 서체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는 창으로 연결된다. 창에서 원하는 글꼴을 쉽게 찾아 내려받고, 이를 사용해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한컴오피스의 '도구' 메뉴에서 '한컴애셋'을 선택하거나, '문서시작 도우미' 메뉴를 사용하거나, 클라우드서비스 '한컴스페이스'나 '한컴오피스웹'에서도 안심글꼴을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다.
 

안심글꼴이 탑재된 한컴오피스. [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

 
네이버, 상업적 활용 가능한 새 한글 서체 제작·배포 예고

최근 포털사 네이버는 새 한글 서체 '마루 부리' 1종을 공개했다. 지난 2008년부터 진행한 연례 캠페인 '한글한글 아름답게'의 홈페이지에서 배포 중이다. 네이버는 다음달 중 네이버 스마트에디터, 네이버시리즈 앱 노블 뷰어에 마루 부리를 적용할 예정이다. 마루 부리는 내년 무료로 배포될 5종의 '패밀리 글꼴' 완성판을 제작하기 위한 시험판 서체다. 네이버는 직접 자음·모음 위치, 획의 굵기 등이 가장 적합한 비율을 설계해 보고 사용자 의견도 수렴해 이를 다듬을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마루 부리는 지난 2018년부터 완성도 높은 화면용 명조체를 개발하는 '마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전문가, 이용자와 수차례 논의해 디지털 환경에 가장 어울리는 한글꼴의 다양성과 가능성에 집중해 설계한 글꼴"이라고 설명했다. 완성판 서체의 사용권과 관련한 문의에 "구체적인 사용권 범위는 확정짓지 않았다"면서도 "기존 '나눔글꼴'과 비슷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네이버는 나눔글꼴 사용자들에게 서체의 유료 판매를 제외한 상업적 사용​도 허용해 왔다.
 

네이버 마루 부리 글꼴 시험판. [사진=네이버 제공]

 
폰트 전문기업 산돌·폰트릭스 '구독형 폰트' 사업 가속화

서체 전문기업 산돌과 폰트릭스는 수년 전부터 '구독형 폰트'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를 사용시 저작권 위반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데 나서고 있다. 구독형 폰트는 사용자가 특정 서체를 일일이 구매할 필요 없이 수백종 이상의 폰트에 대한 사용권을 일정기간 일괄 구매해 쓸 수 있는 서비스다. 산돌은 '산돌구름', 폰트릭스는 '릭스폰트클라우드'라는 이름으로 사용자수·사용기간·제공서체수에 따른 정액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산돌은 올해 여름 저작권 위반 우려가 없는 폰트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산돌구름 폰트 사용범위 파괴 영상 챌린지'라는 영상제작 공모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2개월간 진행된 영상 챌린지에 137개 작품이 접수됐고 그중 19개 팀이 수상자로 선정돼 상금과 상장·부상을 받았다. 폰트릭스도 사용자의 저작권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로 지난 6월 릭스폰트클라우드 웹사이트를 개편하며 세분화돼있던 사용범위를 단순화하고 무료서체를 상업적으로 쓸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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