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 코로나19·경찰문제·경제 이슈로 격돌

하석원
2020년 09월 30일 오후 9:22 업데이트: 2020년 09월 30일 오후 9:2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첫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코로나19 팬데믹, 폭동, 실업률, 대법관 임명, 우편투표 등 쟁점을 놓고 격돌했다.

이날 두 후보는 서로 날카롭게 공격했다. 트럼프는 바이든과 급진좌파 사이의 관련성을 파고들었고, 바이든은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붙였다.

두 후보의 발언은 잦은 끼어들기와 서로 대한 날 선 공방으로 얼룩졌다. 트럼프는 바이든의 이야기를 자주 가로막았다가 급기야 토론 진행자에게 경고를 받기도 했다.

바이든 역시 지지 않고 응수했다. 그는 트럼프를 향해 “이봐요, 입 좀 다무시지. 대통령답지 않다”고 했고 “잠시 조용히 하라”면서 핀잔을 줬다.

인신공격성 발언도 오갔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똑똑했으면 많은 사람이 살았을 것”이라며 코로나 대응을 비난했고, 트럼프는 “바이든은 대학에서 가장 낮은 성적으로 졸업한 사람”이라고 대꾸했다.

토론에서는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기다리면서 시간을 지체했다면서 “벙커에서 나와라, 모래 함정에서 빠져나와 골프 카트를 타고 대통령 집무실로 가서 초당파적인 국민 구제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골프를 즐기는 트럼프의 취미를 꼬집는 지적이었다.

트럼프는 “조, 당신이라면 우리가 했던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반박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상황에 대해 공격했고, 트럼프는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현재 대법원의 보수 우세 지형을 바꾸기 위해 대법관을 늘릴 것인지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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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9월 29일 열린 제1차 대선 토론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둘은 인종 문제에서도 논쟁을 벌였다. 바이든은 트럼프를 향해 “인종차별주의자의 증오와 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모든 것을 ‘개 호루라기’로 사용한다”고 했다. 개 호루라기는 인종차별을 간접적으로 자극해 표를 얻으려는 전략을 가리킨다.

이에 트럼프는 바이든이 1994년 연방범죄법안 통과에 힘썼던 점을 거론하면서 “이 나라에서 그 누구에 못지않게 흑인들을 나쁘게 대했다”고 주장했다. 이 법안이 통과된 후 미국 사회에서는 흑인의 감금이 많이 증가했다.

또한 트럼프는 인종차별 반대 폭동이 일어난 도시들 가운데 미니애폴리스 같은 곳은 질서가 회복되고 있지만, 민주당이 집권한 포틀랜드 등지에서는 연방정부 요원의 개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뉴욕시, 시카고 등 민주당 영향권 아래 도시들은 급진좌파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바이든이 당선되면 이런 도시의 외곽지역들은 파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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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 바이든이 2020년 9월 29일 열린 1차 대선 토론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바이든은 트럼프가 인종차별적 용어를 썼다면서 대부분의 법 집행관들이 좋은 사람들이지만 나쁜 이들도 있기에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바이든의 아들 헌터도 이슈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부통령 재직 시절 바이든의 아들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의심스러운 사업거래가 있었다며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모스크바 시장의 부인이 헌터에게 350만 달러를 송금한 일도 언급했다.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최근 바이든의 차남인 헌터가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의 이사로 재직하는 기간에 중국과 수많은 거래가 있었음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냈다.

바이든은 “전혀 신빙성이 없는 주장”이라며 “내 아들은 부리스마에서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