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이들에게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입니다. 정부가 교회나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 회장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지난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말이다.
 다음 날인 28일엔 일간지 3곳의 광고란에 경기지역 교회 연합체인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이하 경기총) 명의로 정부의 비대면 예배 조치를 맹비난하는 성명이 실렸다.
 경기총은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비대면 예배(이는 실제로 예배가 될 수 없음)'를 대부분 교회에 강제하고 있다"면서 "변형된 예배를 강요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 위반이자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8월 말 이후 모든 교회는 방역을 철저히 지키면서 전통예배로 돌아갈 것을 엄중히 밝힌다"고 엄포까지 놓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교계 내부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지역별 본부 협의체인 '지역NCC전국협의회'는 교계의 자성을 촉구하며 방역 당국의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전국 교회에 성명으로 당부했다.
 전국협의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할 교회가 세상의 희망은커녕 근심거리가 되고 말았다"며 "이제 일부 교회들의 몰지각하고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인해 한국 개신교회 전체가 코로나 19스 전파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하는 황망한 처지에 이르렀다"고 자괴감을 토로했다.
 교계 신학자들 역시 대면 예배만 예배라는 근거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김근주 교수는 3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경에서 대면으로 예배를 보라는 근거는 없다"고 단언하며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어차피 '비대면'"이라고 했다.
 구약학을 전공한 김 교수는 "함께 예배를 드리는 사람과 만나서 하느냐, 아니면 온라인으로 하느냐의 문제인데 같이 옆에 앉아 노래도 드리고 하면 최고이겠으나 성경에 근거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교계 석학으로 평가받는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도 "'대면 예배'만 예배라는 주장은 성경 안에 근거가 없으며 전통도 없다"고 단호하게 주장했다.
 물론 모든 교회가 대면 예배를 생명처럼 주장하지는 않지만, 이런 입장을 고수하는 이들의 신앙에 대해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의 견해가 아니더라도 국민 전체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자유만 내세우는 것은 많은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
 대면 예배만을 고집하며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면, 비종교인들의 상식선에서 그러한 행위가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그 종교에 대한 불신감만 키울 수 있음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종교는 대중들을 그들이 추구하는 구도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볼 때, 이러한 엄중한 상황에서 모범적이고 현명한 행동을 보인다면 많은 비종교인들이 칭송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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