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유행 우려…“교회 방역은 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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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유행 우려…“교회 방역은 사회적 책임”
  • 이인창
  • 승인 2020.08.18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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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교회에서 집단감염 발생…정부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정부, “종교단체 정규모임 외 자제, 자발적 예방 참여” 요청
사랑제일교회 여파 한국교회 맹비난, 전광훈 목사까지 확진

잦아드는 것만 같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2차 대유행을 막기 위한 한국교회 전체의 방역 동참이 다시금 요청되고 있다. 최근 확진자 증가의 중심에 교회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회를 향한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전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여 교회의 보다 높은 사회적 책임감이 요구된다.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103명, 166명, 279명, 197명 등 연속으로 세 자리수를 기록했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우리제일교회 등 교회를 비롯해 스타벅스, 지역 학교 등에서 집단 감염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지난 16일부터 2주간 서울시와 경기도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고, 방역수칙 의무화 대상 시설을 확대하며 모임과 행사 등의 취소를 강력하게 권고했다. 2주 후에도 감염 확산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고위험시설 운영 중단, 집합·모임·행사 금지 등 2단계 조치를 2주 더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될 경우, 9월 초중순에 예정된 장로교단 총회 개최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교단들은 단계별 계획을 세워 안전한 총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성락성결교회 지형은 목사가 지난 16일 교회를 방문한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교회의 조치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성락성결교회 지형은 목사가 지난 16일 교회를 방문한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교회의 조치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수도권에서 교회 중심 감염 확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공동 대응방안을 협의하고 추가 확산 방지대책을 논의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교회와 카페, 방문판매업체, 유흥시설 등 다양한 곳에서도 다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교회뿐 아니라 고위험시설,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방역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전방위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모든 종교시설에 대해 정규 종교행사 이외 모임과 행사, 식사 등을 금지하도록 행정조치를 취했다. 특히 서울시는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사람들에 대한 수기 명부를 확보하고 교인 명단 제출을 요청했다. 연락이 닿지 않는 교인들에 대해 경찰청 협조를 받아 신원 파악에 나섰다.

경기도 역시 집단감염이 일어난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와 관련 접촉자에 대한 신속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사랑제일교회 방문자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방역 협조를 요청했다. 경기도는 도내 종교시설 4,623개소를 긴급 점검했다.   

문체부, “종교계 방역 협조 필요”
문화체육관광부는 종교계의 방역 협조를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박양우 장관은 지난 16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담임:지형은 목사)를 방문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른 현장 대응상황을 점검하고 종교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박양우 장관은 최근 교회 집단감염이 소모임, 단체식사, 마스크 미착용 등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점을 지적했다. 박 장관은 “그간 교회가 정부의 방역지침에 적극 협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회들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통제가 어려운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교회가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교계 연합단체들은 최근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한국교회 주요 교단과 산하 교회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적극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교회 향한 비난으로 번져
이러한 감염 사태 속에서 크게 우려되는 것은 교회를 향한 사회적 신뢰도 하락이다. 실제 각종 커뮤니티에는 교회를 향한 맹비난과 혐오성 발언들이 넘쳐나고 있다. 심지어 이단 신천지와 다를 것이 없다는 인식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치 이슈와 연결된 사랑제일교회 대규모 확진 사태로 인한 비난 여론도 상당하다.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확진자도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다. 17일 기준 1,207명의 검체를 채취한 결과 208명이나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전광훈 목사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은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는데, 이 집회에 기독교인 다수가 함께 한 것으로 확인돼 교회와 총회를 중심으로 n차 감염의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발생지역이 서울 경기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지금 통제하지 않으면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 수가 증가해 의료시스템 붕괴와 막대한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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