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장기적 안목으로 교회 운영
코로나 통한 비대면 모임, 흩어지는 교회,
‘개혁과 갱신’ 실현한 최적의 조건 갖춰져

지형은
▲목신원에서 강의 중인 부총회장 지형은 목사. ⓒ목신원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목회신학연구원(원장 송창원 목사, 이하 목신원)이 한국교회의 회복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마련한 두 번째 하계 열린 특강이 지난 10일 개최됐다.

지난달 첫 강사 총회장 한기채 목사에 이어, 이날은 부총회장 지형은 목사가 강사로 나섰다. 1차 특강처럼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된 금번 특강에선, 코로나19 시대 속 목회 방향을 고민하는 전국 교단 목회자들과 교역자, 신학생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참가했다.

이날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의 역할과 사명’을 주제로 발제한 지형은 목사는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의 경제적 침체와 딜레마, 역사적 대전환 등의 현상들을 설명하며, 코로나 시대 속에 생존을 넘어 재도약을 도모하는 한국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지형은 목사는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는 당장 눈앞의 문제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교회 운영을 펼쳐야 한다”며 “올 초 코로나 초창기에는 한국교회가 ‘포스트(Post) 코로나’에 집중했지만, 세계적 확산 추이가 좀처럼 줄지 않는 지금은 ‘위드(With) 코로나’를 고민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지 목사는 한국교회가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 “교회 운영과 목회 방향은 물론이고, 사회와 지역에 대한 기여 방안은 무엇일까”라며 “코로나 시대 속에 교회가 감당할 역할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지금 한국교회가 이를 감내하기에 그 역량이 매우 미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자정 능력 부족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재난 상황 속에 한국교회 자체의 병약한 구조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뿐,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코로나 상황이 이어진다면, 그 한계는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며 “코로나 시대의 교회적 대처를 논하기에는 한국교회의 코가 석 자”라고 비관했다.

그는 “현재 한국교회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시행하는 온라인 예배나 비대면 심방, 스마트 소모임 등 다양한 목회 전략은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 역시 당장의 현실 대응일 뿐 결코 교회의 위기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결국은 ‘갱신과 개혁’만이 한국교회의 온전한 회복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형은 목사는 “현재의 병약한 상태에서, 한국교회는 어떤 역할이나 사명을 제대로 감당치 못할 것이 뻔하다.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 것”이라며 “갱신과 개혁은 본질로 돌아가, 자아의 지금 상태를 성찰함으로써 미래를 전망하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성경의 가르침에 있다”고 말했다.

지 목사는 “한국교회에 대해 비관적으로 평가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지금의 위기가 교회 회복을 위한 중대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사실 갱신과 개혁이라는 주제는 지난 한국교회의 위기 상황에 수없이 주창됐지만, 그것이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등장한 비대면 모임, 흩어지는 교회의 행태가 ‘개혁과 갱신’을 실현할 최적의 조건이 됐다. 흩어지는 교회는 곧 선교의 동력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 목사는 “대면 방식으로 모이기 힘든 상황 때문에, 교회의 많은 행사가 중단됐다. 이것은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며 “기독교 신앙의 중심은 예배다. 예배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고, 그 깨달음으로 흩어져 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흩어지는 예배, 흩어지는 교회의 근원적 뜻은 선교다. 예배는 선교로 드러나고 선교는 예배에서 동력을 얻는다”라며 “예배와 선교는 하나다. 이것이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다. 코로나19 상황은 한국교회가 그동안 해 온 수많은 사역이 이 본질에 얼마나 부합했는지, 깊이 성찰할 기회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마냥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의 회귀만을 고대할 것이 아니라, 현 시점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도모해야 한다”며 “예배를 드리는 교인 수가 줄어 재정이 감소되는 것은 자연스런 결과다. 관건은 예배의 본질과 선교의 본령을 되살려, 대전환을 감행할 수 있는지에 있다”고 봤다.

지 목사는 “현재 예배당에 모이는 헌신적인 교인들을 중심으로, 하향 평준화된 목회 정책과 사역방향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반대로 기복주의, 성공주의 중심의 한국교회 병폐를 극복해야 하고, 물량주의 성장을 목적으로 한 포퓰리즘을 몰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성경에 근거한 특별계시의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교회 사역을 재구조화하고, 사회적으로는 인도적 인륜도덕, 생태적 환경윤리, 법치의 민주주의, 상생의 시장경제 등의 가치를 이끌어야 한다”며 “개혁과 갱신을 통한 교회의 대전환이 코로나 상황이 끝나기 전에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계 열린 특강을 주관한 목신원 측은 “코로나 위기로 고통받는 교회와 목회자들을 위한 매우 실제적이고도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며 “쉽게 접하기 힘든 수준 높은 강연을 준비해 주신 한기채 총회장님과 지형은 부총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목신원은 앞으로도 교단 교회들과 목회자, 신학생들의 현실적 고민과 배움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 나갈 것”이라며 “특히 유튜브를 통해 한국교회 전체와 소통하면서, 다양한 학문적 연구를 바탕으로 코로나 시대 속 교회의 대응 전략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