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유럽 주둔 미군의 ‘전략적 재배치(strategic repositioning)’라는 이유로 독일 주둔 미군 병력을 약 12,000을 철수시킬 예정이라고 BBC방송이 30일 보도했다.
철수 예정인 12000명 가운데 약 6400명의 병력은 미국 본국으로 되돌아오고, 나머지는 이탈리아, 벨기에 등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국가로 전환 배치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독일이 NATO방위비(분담금) 지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철수 결정은 러시아를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 의원들이 적지 않아 의회 내 광범위한 반대를 불러 일으켰다.
물론 독일 고위 관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움직임이 발표된 직후인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더 이상 어리버리들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들이 청구서를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그 힘을 줄이는 것이다. 그것은 매우 간단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나토(NATO)의 유럽 회원국들이 그들 자신의 방위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면서 불평을 끊임없이 해왔다. 그는 나토 회원국들이 더 이상 동맹 유지비용을 미국이 부담하도록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동맹국들 사이의 논쟁은 국방비 지출이 2024년까지 GDP의 2%(국내총생산, 한 국가에서 생산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총가치)에 도달해야 한다는 모든 동맹국 회원들이 합의한 목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독일은 다른 많은 나라들과 함께 아직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마크 에스퍼(Mark Esper) 국방부 장관은 이 결정을 발표하면서 “이는 이 지역에서 미군의 재배치 계획에 대한 더 광범위한 계획의 일부”라며, “미국-나토가 러시아의 억제력을 높이는 핵심 원칙을 의심할 여지없이 달성할 수 있는 중대한 전략적·긍정적 변화”라고 말했다.
이 조치로 미국 정부는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들일 예정이며, 독일 주둔 병력은 25% 이상 줄어들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일부 병력이 폴란드로 재배치되는 동안 전투기 1개 중대가 이탈리아로 이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관리들은 이 같은 미국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독일 외무위원회 의장은 “나토 동맹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고, 독일 바이에른 주(state of Bavaria)의 마르쿠스 소에데르(Markus Soeder) 주지사는 이번 결정을 후회할 것이라며, "이는 독일-미국 관계에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에서도 초당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잭 리드(Jack Reed) 민주당 상원의원은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또 밋 롬니(Mitt Romney) 공화당 상원의원은 독일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로 한 결정을 “엄청난 실수(grave error)”라며 “친구와 동맹국의 뺨을 후려치는 일(a slap in the face at a friend and ally)”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철군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처음으로 발표했었는데, 당시 그는 베를린이 나토에 지불하는 것을 ‘불이행’ 했다고 비난하고, 독일이 미국을 "“래에서 매우 나쁘게 취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군인들이 그 나라에서 돈을 쓰기 때문에 독일이 그 곳에 군대를 주둔시켜 이득을 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독일에 미군 주둔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군이 점령한 유물이다. 독일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많은 수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유럽에 본부를 둔 일부 미군 병력은 비(非)나토 작전을 지원하고, 병력이 유럽 안팎으로 순환하면서 미군 수가 변동하게 된다.
한편, 그동안 주한 미군의 주둔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독일 주둔 미군 철수 결정에 이어 주한미군 일부 철수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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