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남 대흥사는 조선시대 초의선사가 일지암에서 차를 연구하면서 우리나라 전통차의 성지로 알려졌는데요. 대흥사 사부대중은 요즘 야생 찻잎을 따 녹차를 만드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초의선사로부터 내려오는 맛있는 전통 차 맛의 비법을 김민수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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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땅 끝이자 소백산맥 남단의 마지막 줄기 해남 두륜산입니다.

곳곳이 야생차 밭인 이곳에 아침 일찍부터 사부대중이 모여 찻잎을 따는 울력이 한창입니다.

해마다 ‘곡우’ 전후로 부처님오신날 전까지 딱 20여 일.

스님들도 이 때 만큼은 잠시 화두를 놓고 차 만드는 울력에 함께합니다.

황정빈 / 해남 대흥사 자원봉사자
(지금 이 시기에 차 잎이 가장 좋아요. 여린 잎이고. 그래서 이 시기에 바짝 따서 부처님께 공양 올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두륜산 대흥사의 차 맛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조선시대 초의선사가 일지암에서 차를 가꾸고 연구하면서부터입니다.

이곳에서 ‘동다송’, ‘다신전’ 등 차 만드는 법과 차에 관한 저술에 매진한 초의선사는 ‘전다박사 초의’라 불렸고 대흥사는 우리나라 전통차의 성지로 알려졌습니다.

대흥사는 초의스님의 ‘다선일미’ 사상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전통차를 만들고 선양하는 사업에 힘쓰고 있습니다.

법상스님 / 해남 대흥사 주지
(정진 중에 계시던 스님들께서 매 해 한 번씩 직접 녹차 잎을 따고 녹차를 제다하면서 초의스님의 다선일미 사상을 잇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 선양하셨던  차 문화가 많은 곳에 퍼져서 많은 사람들이 차를 즐길 수 있도록 선양사업에 많은 부분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침 울력에서 수확한 차 잎은 두 차례에 거친 ‘살청’작업에 들어갑니다.

이때 초의스님의 ‘다신전’에 나오는 ‘극열제다법’으로 덖어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설중스님 / 해남 대흥사 포교과장
(‘극열제다법’은 섭씨 300도 이상의 고열로 차를 덖어냄으로써 그러므로 독특한 향을 내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 햇차를 제다하게 되면 부처님께 저희들이 정성껏 공양 올리기 때문에...)

이후 유념과 건조 또 재차 덖는 과정을 최대 아홉 번 까지 반복하고 ‘향 덖음’ 과정을 마치면 두륜산의 야생차 잎이 대흥사의 보물 전통녹차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설중스님 / 해남 대흥사 포교과장
(바닷바람과 두륜산으로부터 불어오는 육지의 바람이 만나서 차 잎이 독특한 향을 냅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깊은 맛과 부드러운 맛, 그리고 그윽한 맛이 저희 대흥사 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초의선사의 맥을 이어 전통차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흥사.

대흥사 전통 차 맛의 가장 큰 비법은 초의스님의 차 사랑하는 마음을 기리고 부처님께 햇차를 공양 올리고자하는 사부대중의 정성어린 마음이었습니다.

BTN뉴스 김민수입니다.

광주지사 김민수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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