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목 바뀌면 급상승 검색어도 바뀌어…"무의미" 지적도 24일 올해 첫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이 치러졌다. 학평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어 수능 모의고사로 불린다. 그러나 이번 학평은 그러한 기능을 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해 학교가 아닌 집에서 문제를 풀었기 때문이다.
이날 포털사이트 급상승 검색어는 학평 관련 내용이 점령했다. 1위는 계속해서 '2020 3월 모의고사 답지'였다. 수능 관련 커뮤니티와 SNS에는 답지를 찾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정답과 해설은 오후 6시 이후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인터넷상에는 답지를 가진 이들이 나타났다.
한 누리꾼은 커뮤니티에 한국사와 사회·과학탐구영역 답지로 보이는 사진을 올리면서 "학교에서 답지 같이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SNS에 2020학년도 3월 국어 영역 정답이라고 적힌 종이를 "고3 모의고사 답지"라고 공개하면서 "저도 받은 거라 정확한지는 모르겠다"고 올렸다.
교시마다 10대 급상승 검색어는 각 과목 내용으로 뒤덮였다. 수학시간이었던 오후 12시 33분께에는 부채꼴 넓이 공식, 사인·코사인·탄젠트 표, 소수, 최빈값, 내분점 공식, 라디안 등이 올랐다.
한창 영어 문제를 풀 무렵인 오후 2시 59분에는 jealous(질투하는), frightened(겁먹은), curious(궁금한) 등 영어단어가 많이 검색됐다. 4교시 한국사 시간인 오후 3시 45분께 급상승 검색어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 9주 5소경, 삼국사기, 과전법 등이 점령했다.
이러한 광경이 계속되자 한 누리꾼은 급상승 검색어를 캡처해 올리며 "모의고사 의미 없다"고 말했다. "모의고사가 아니라 오픈북 테스트"라는 볼멘소리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학평은 원격시험으로 치러졌기 때문에 전국단위 공동 채점과 성적 처리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입시를 준비하는데 참고하기 위해 올해 첫 학평을 기다렸던 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들은 실망감이 크다.
고3 학부모 A 씨는 "몇 번이나 미뤄져 겨우 치렀는데, 지켜보니 무의미하다고 느꼈다"면서 "입시관련 업체에서 제공하는 예상 등급컷이라도 보고 참고하려 했는데 여러 가지 꼼수가 생겨서 정확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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