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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 결제·신속 송금… 통신업계 '테크핀'으로 패러다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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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 결제·신속 송금… 통신업계 '테크핀'으로 패러다임 바꾼다

페이 이용 건수 하루 120만 건 이용금액도 357억 원 '폭풍 성장'
KT, 즉시 납부 이어 업계 최초 카카오페이 자동납부 시스템 도입
SKT, 18개 시중 은행 계좌 연동 'SK페이' 결제 서비스시장 확장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페이 경쟁이 뜨겁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페이 경쟁이 뜨겁다.사진=뉴시스
현금이나 신용카드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결제를 하거나 돈을 부치는 간편송금·결제 서비스의 일평균 이용금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간편송금은 모바일기기를 통해 미리 충전해 놓은 선불금을 받는 사람의 전화번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아이디를 활용해 송금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평균 간편송금 서비스 이용액은 2346억 원으로 전년 대비(146억 원)보다 124.4% 늘었다. 서비스 이용 규모가 1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불어난 셈이다.

이용 건수도 249만 건으로 76.7% 증가했다. 토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기업이 제공하는 간편송금 서비스의 이용금액 2184억 원으로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간편결제 시장 규모 추이. 자료=이베스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간편결제 시장 규모 추이. 자료=이베스투자증권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를 이용해 결제하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실적도 성장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하루평균 이용액은 1745억 원으로 전년대비 44.0% 증가했다. 이용건수는 602만 건으로 56.6% 증가했다.

테크핀 활성화로 관련 산업이 성장하자 전자금융업자도 크게 증가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업이 제공하는 페이 이용 건수도 120만 건으로 전년 대비 63% 많아졌다. 이용금액도 357억 원으로 47% 늘었다.

■ KT , 카카오페이 시작…연내 페이코도 도입

페이시장의 대중화로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업계간 페이 경쟁도 뜨겁다.

테크핀의 편리함과 안전성을 꿰뚫어 본 통신업계가 간편결제서비스를 통한 통신요금 납부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어서다.

간편결제는 신용·체크 카드를 모바일기기에 미리 저장해 놓고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지문 인증 등을 통해 결제하는 서비스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한 페이 결제 방식을 이용한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결제하면 할인 등 혜택도 받을 수 있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진아 대우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업체들의 간편결제 서비스는 송금과 결제를 넘어 금융 서비스로 확장 중”이라며 “ICT 업체들의 금융업에 진출하는 '테크핀"은 이미 대세가 됐다”고 설명했다.

테크핀(TecheFin)은 IT기업이 주요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유저 데이터와 기술 서비스 역량을 기반으로 한다.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의 핀테크와 테크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테크핀이 훨씬 더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막강한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가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젊은 이미지를 부각해야 하는 통신사 입장에서 간편결제·송금의 신속성과 편의성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면서 ”기존 신용카드 결제와 은행 송금에 비해 높은 데다, 송금수수료 할인 등 혜택이 있어 앞으로 더 큰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KT가 지난 16일 업계 최초로 카카오페이 자동납부 시스템을 도입했다. KT는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카카오페이로 1회성 납부(즉시납부)가 가능하게 했고, 이번에 자동납부 결제로까지 확대했다.

카카오페이 자동납부를 신청하면 5월부터 카카오페이 머니로 요금이 자동 납부되는 방식으로 통신 요금을 비롯해 각종 생활 요금을 자동 납부할 수 있다. 이용건수도 증가했다. 카카오페이 요금 납부 건수는 2019년 9월 출시 대비 지난달 60% 늘었다.

이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이미 금융 서비스 플랫폼으로 변모 중으로 은행, 보험사, 신용카드사 등과 제휴를 맺고 금융상품을 추천하거나 판매하고 있다"면서 "향후 자체 금융 상품 판매로 수익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연간 실적 추이와 전망. 자료=대신증권
카카오페이 연간 실적 추이와 전망. 자료=대신증권

KT 관계자는"카카오페이로 요금을 납부한 고객의 50% 이상이 이후에도 카카오페이 머니로 꾸준히 휴대전화 요금을 납부했다"면서 " 카카오페이 결제 방식을 도입한 이후 고객 만족도가 높아 자동납부까지 적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KT는 NHN 페이코(PAYCO) 1회성 납부(즉시납부)와 자동납부도 도입해 통신서비스 이용 고객에 대한 편의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 SKT 통신요금 SK페이로 간편결제...카카오페이·페이코 등 확대

SK텔레콤이 SK페이를 통한 간편결제 자동납부시스템을 도입했다.사진=SKT 이미지 확대보기
SK텔레콤이 SK페이를 통한 간편결제 자동납부시스템을 도입했다.사진=SKT
SK텔레콤도 지난 14일 SK페이를 통한 간편결제 자동납부시스템을 도입했다. 먼저 스마트폰에 SK페이 앱을 설치하고 서비스에 가입한 후, 앱에서 자동납부를 신청하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간편결제서비스 앱에서 직접 신청하는 방식과 함께 SK텔레콤의 대리점, 지점, 고객센터, T월드 홈페이지 등에서도 서비스 신청이 가능하다.

간편결제로 자동납부를 하려면 SK페이 머니 선불충전을 미리 설정해 두어야 한다. 선불충전은 은행 계좌 등을 통해 사전에, 또는 결제 시점에 실시간으로 포인트를 충전한 후 각종 요금을 납부하거나, 상품 구매 비용을 지불하거나, 송금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현금성 결제수단이다.

SK페이는 국내 18개 시중 은행의 계좌를 연동해 선불 충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간편결제서비스의 선불충전 결제수단으로 이동통신요금을 자동납부하면 은행 계좌 등을 이용한 자동납부와 동일하게 현금영수증도 발급받을 수 있다.

SK페이는 11번가가 운영하던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인 11페이와 SK텔레콤의 오프라인 휴대폰 결제 서비스인 T페이의 통합 서비스다. 11번가 관계자는 "두 결제 서비스의 통합 운영을 통한 효율화와 함께 SK ICT 패밀리들의 다양한 서비스에 기반 결제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고객 편의성과 서비스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페이는 2012년 5월 국내 최초 간편결제서비스인 ‘페이핀’에서 출발했다. 2014년 말 결제 서비스 관련 규제완화와 함께 원클릭 수준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시럽 페이’를 출시, 11페이를 거쳐 지난해 6월 SK텔레콤의 휴대폰 결제서비스인 T페이와 통합했다.

SK페이 연간 결제액 규모는 2015년 1600억 원, 2016년 7000억 원, 2017년 1조 5000억 원, 2018년 3조 4000억 원으로 증가하며 지난해 4조원대를 돌파했다. 이는 2015년 대비 25배 성장이다. 가입자 수는 1300만명 달한다.

통합모델로 재탄생되면서 기존 T페이가 확보하고 있던 편의점, 베이커리, 외식 등 오프라인 가맹점 3만5000여곳과 제로페이 가맹점 40만곳을 추가로 확보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중 카카오페이, 페이코(PAYCO), 핀크(Finnq), 네이버페이 등 국내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와 제휴해 핀테크 자동납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고객들의 핀테크 서비스 이용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자동납부 결제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핀테크 회사들이 선불충전 머니에 대해 일반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핀테크와 연계된 커머스 서비스의 쇼핑 할인 등 이벤트 혜택도 제공될 수 있어 향후 선불충전 한도가 증가되고, 후불 기능도 포함될 경우 대표적인 모바일 결제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도 올해 안에 페이코를 시작으로 간편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페이코는 기기 상관없이 스마트폰에 페이코 앱을 설치한 뒤 스마트 폰에서 결제하면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간편결제 시장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언택트 소비 증가로 성장규모가 만만치 않다"면서"특히 20대 중심으로 시작됐던 이용자가 40~50대로 확산되면서 앞으로도 크게 성장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결제시스템은 테크핀(TecheFin)을 이용한 방대한 데이터 수집을 가능하게 했다"면서"통신사들도 간편결제 시스템을 확장 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면 서 교수는 "독식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경쟁에서 밀리면 회복하기 어려워 상위1, 2위 기업이 국내 결재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