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의 감산 합의가 결국 불발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현지 시간) OPEC+가 긴급 화상 회의에서 하루 1000만 배럴 규모의 감산 안을 논의했으나 멕시코의 수용 거부로 합의 없이 회의를 끝냈다고 보도했다.
OPEC+는 이날 긴급 화상회의를 약 10시간에 걸쳐 진행하는 등 국제유가 급락 대응책을 논의했다.
러시아와 사우디 등이 구상한 안에 따르면 OPEC+는 5~6월 1000만 배럴을 감산하고, 7월에서 연말까진 800만 배럴을 감축한다. 2021년 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600만 배럴을 감산한다.
앞서 이 안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질 예정이라는 복수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멕시코의 거부로 상황이 바뀌었다.
로시오 날레 멕시코 에너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향후 두 달 동안 하루 10만 배럴을 감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OPEC+는 40만 배럴 감축을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멕시코를 제외하고 최종 합의하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지만 사우디는 멕시코가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OPEC+는 회의 후 성명에서 "합의는 멕시코에 달렸다"고 밝혔다. OPEC+가 멕시코의 불참에도 잠정 합의안대로 감산에 나설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날 멕시코의 수용 거부에 대해서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발표한 경제 활성화 대책이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의 증산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유 시장 안정화 방안은 10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장관 화상회의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OPEC+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및 캐나다 등도 참석한다.
OPEC+는 OPEC+에 참여하지 않는 산유국들이 하루 500만 배럴을 감산해주기를 요청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OPEC+ 회의에서 "OPEC과 러시아 및 다른 나라들의 조율된 조치만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OPEC+가 감산 합의에 실패하자 러시아와 사우디는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유가 전쟁을 벌였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원유 수요가 전례 없는 규모로 줄어들어 유가는 올 초 대비 약 60% 떨어졌다.
이날 국제유가는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3%(2.33달러) 하락한 22.7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4.1%(1.36달러) 내려간 31.48달러로 장을 마쳤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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