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허위 거래를 통한 매출 부풀리기를 한 것으로 드러난 루이싱커피의 주가 추락이 이틀째 이어졌다.
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루이싱커피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15.94% 급락한 5.3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일 루이싱커피는 75.57% 폭락한 6.40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49억7000만 달러(약 6조1000억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는데 주가 급락 현상이 계속된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시장에서는 회계 부정 사태로 인한 주가 하락분이 최소 6조원대 이상에 이르고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돼 루이싱커피의 파산 가능성을 점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2019년 3분기 말을 기준으로 루이싱커피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5억1400만 위안(약 7839억원)가량이다.
루이싱커피가 상장된 미국 내 움직임과 별개로 중국 증권감독 당국도 루이싱커피의 회계 부정 사건을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루이싱커피의 허위 재무 보고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중국 증권감독관리위는 국제 감독 당국과 협력해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사기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루이싱커피의 회계 부정 사건은 외부 감사인인 회계법인 EY가 밝혀낸 것으로 나타났다. EY는 전날 밤 성명을 내고 감사 업무 중 허위 거래를 통한 매출과 원가, 비용 과대 계상을 발견해 회사 측에 보고했지만, 고객의 비밀 보장 원칙에 따라 이를 외부에 알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루이싱커피는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을 앞두고 회계 부정 사실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개장 전 주가가 85%까지 폭락하면서 2019년 사업보고서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루이싱커피는 작년 2∼4분기 매출액 규모가 22억 위안(약 3800억원) 부풀려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류젠(劉劍)과 일부 직원들의 주도로 가장 거래를 만드는 방법으로 매출 부풀리기가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루이싱커피는 독립 이사를 포함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현재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이며 류젠 등 문제 임직원들을 해고했고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작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나온 세 차례의 분기 실적 발표 내용도 모두 무효화하고 차후 실제 회계 상황을 반영한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루이싱커피가 앞서 공개한 작년 1∼3분기 매출액은 29억2900억 위안이다. 회계 부정 사건으로 작년 4분기 실적 공개가 미뤄진 가운데 작년 3분기 실적 발표 때 루이싱은 4분기 매출액을 21∼22억위안으로 추산했다. 대략 루이싱의 작년 추정 매출액 가운데 40% 가까이가 부풀려진 허위 매출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촉망받는 차세대 중국 기업으로 손꼽히는 루이싱의 악질적인 회계 부정 사건에 충격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판 엔론 사건'이라는 수식어도 붙였다.
심지어 루이싱 경영진이 가장 거래 등의 방법으로 매출을 부풀리고 실제로 집행하지 않은 광고비, 운영비 등 거액의 자금을 외부로 빼돌렸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루이싱은 사업 초기부터 미국 펀드사 블랙록 등 중국 안팎 기관의 대형 투자를 유치했다. 또 작년 5월에는 미국 나스닥에도 화려하게 상장해 이번 회계 부정 사건 때문에 수많은 기관과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업 신뢰에 치명적인 대형 회계 부정 사건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루이싱커피의 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루이싱커피는 중국 안팎에서 대형 투자를 유치하면서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리는 사업 전략으로 주목을 받았다.
루이싱커피는 자금을 쏟아부어 신규 직영 점포를 확대하고 마케팅용 '공짜·할인 쿠폰'을 고객들에게 살포하면서 중국 내 매장 수를 스타벅스에 버금가는 규모로 확대했다.
스타벅스보다 비싼 원두를 쓰는 대신 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고 주장하면서 고급 커피 이미지를 구축했다.
또 매장에서도 현금 거래를 완전히 없애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매장과 배달 주문을 받는 등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루이싱커피의 파상적인 사업 확장은 스타벅스도 긴장하게 한 것도 사실이다.
루이싱커피의 공세 속에서 매장 중심 운영 원칙을 고수하던 스타벅스는 중국 시장에서 배달 영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사업 모델이 지속하는 한 몸집이 커질수록 '출혈'은 더욱 커졌다. 2018년 루이싱커피는 16억1900만 위안(약 28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해 9000만잔의 커피를 팔았는데 커피 한 잔을 팔 때마다 평균 18위안(약 3100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회계 부정의 여파로 2019년 사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았고, 앞선 1∼3분기 실적 발표 내용이 모두 무효로 되어 작년 손실 규모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회계 부정 사건이 루이싱커피를 몰락시키는 데 직격탄이 됐지만 중국 스타트업 업계에서 만연한 수익성을 도외시한 몸집 부풀리기 전략이 한계에 부닥쳤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의 거품 속에서 손쉽게 대형 투자를 유치해 방대한 중국 시장을 등에 업고 보조금을 살포하면서 이용자 수를 '임계점' 이상으로만 불려 놓으면 회사 가치가 급등하는 '마법'이 통하던 시절이 중국에서도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일로 중국 기업들이 제대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두, 알리바바, 징둥닷컴, 핀둬둬를 비롯한 중국의 유명 기업들은 모두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advertisement
게임업계 1분기 예상밖 好실적… 신작 출시로 올해 기대감↑
‘불안해서 못산다’…정부 ‘KC인증’ 강화에 C커머스도 ‘자구책’ 마련
‘글로벌 시장 목표’ 티빙·웨이브, 올해 합병으로 시너지 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