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뉴스] 송영두 기자 = 국제유가가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감산 합의 기대로 전일 대비 20% 이상 폭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5.01달러, 24.67% 크게 뛰어오른 배럴당 25.32달러로 장 마감했다. WTI는 장중 일시 35%까지 치솟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 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20.49%(5.07달러) 오른 29.81달러에 거래 중이다.
결정적 요인은 사우디와 러시아 간 ‘감산 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내 친구 ‘MBS’와 방금 얘기했다”며 “나는 그들(사우디와 러시아가)이 (원유) 약 1500만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MBS는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지칭한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원유 및 가스 업계에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사우디 언론도 빈 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에너지 시장·유가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올린 또 다른 트윗에선 “(양국의 원유 감산 규모가) 1500만배럴에 이를 수도 있다”며 “모두를 위해 좋은 뉴스”라고 적기도 했다.
코로나19 충격에 WTI는 전날 배럴당 20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약세를 이어왔다. 주요 산유국 간 감산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증산을 계속, 과잉수급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직후 상승하던 유가는 추가 랠리를 펼쳤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장중 한때 30%를 훌쩍 넘는 상승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1500만배럴의 감산 규모가 워낙 큰 데다, 하루 감산량을 지칭하는 건지 아닌지 등 불명확한 부분이 많은 점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좌장격인 사우디는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대체까지 포함한 OPEC+는 물론 다른 산유국까지 아우로는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