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3월 27일 <뉴스앤조이>와 만나, 한국교회의 자발적 협조에 감사하며 코로나19가 퇴치될 때까지 온라인 예배를 유지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박원순 시장은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에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배경도 설명했다. 박 시장은 "사랑제일교회는 2m 간격으로 앉지도 않고, 마스크도 안 쓰고, 심지어 점검 나온 공무원에게 욕설했다"며 "(교회가) 공동체 안전,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걸 안 해서 행정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에 대해서는 강경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신천지가 사실상 (명단을) 누락·은폐하고 제대로 공유하지 않아 이런 결과가 빚어졌다. 방역 당국 손실과 국민 피해는 말할 나위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 "신천지 전도 방식과 행태로 볼 때 정상 종교라고 할 수 없다. 말 그대로 반사회적·반공익적 파렴치한 기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원순 시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인터뷰는 <뉴스앤조이> 강도현 대표가 진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한국교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코로나19가 종식할 때까지 다중이 모이는 예배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박원순 서울시장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한국교회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코로나19가 종식할 때까지 다중이 모이는 예배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단체든 정부 방침을 따라야 한다고 본다. 서울시 내 교회들 협조 상황은 어떤가.

이번 코로나19는 집단감염이 가장 우려됐다. 병원, 노인 요양 시설, 콜센터, 피시방 등 집단적인 밀접 접촉이 이뤄지는 곳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예배하면 밀접 접촉이 이뤄지기에 자제해 달라고 했다.

대부분 교회가 협력해 줬다. 예장합동, 예장통합, 성결, 기장, 예장백석, 성공회, 구세군, 예장개혁 등 교단들이 다들 서울시가 하는 일이라면 흔쾌히 돕겠다고 말씀하셨다. 감명받았다. 그냥 협력하겠다는 게 아니라, 작은 교회들 어려움까지 함께 해결해 주겠다고 말씀하셨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님은 작은 교회 4000곳이 힘들어질 수 있다며 그런 교회들을 돕겠다고 하더라.

- 대다수 교회가 온라인 예배나 가정 예배로 전환했다. 그럼에도 일부 대형 교회는 현장 예배를 고수하고 있는데.

예배는 신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데, 일방적으로 문을 닫으라고 말하기 힘들다. 온라인으로 바로 전환하기 어려운 곳도 있다. 온라인으로 하면 좋겠지만, 혹시 안 되면 7가지 방역 수칙을 지켜 달라고 했다. 실제 지난 주일 2200여 개 교회를 시청·구청 직원이 점검했다. 그중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교회가 282개 나왔다. 대부분은 지적하니까 협력하겠다고 했다.

딱 한 교회만 못 하겠다고 하더라. 2m 간격으로 앉지도 않고, 마스크도 안 쓰고, 심지어 점검 나온 공무원에게 욕설했다. 그게 바로 사랑제일교회였다. 교회의 이념 이런 게 문제가 아니다. 공동체 안전,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걸 안 해서 우리가 행정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 사랑제일교회가 행정명령을 무시할 가능성도 있는데.

사랑제일교회 교인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서울시민이지 않나. 행정명령을 잘 따라 주리라 생각한다. 아주 오래 진행하는 게 아니라, 2주간만 멈춰 달라고 요청드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 물리적 거리 두기, 서울시는 '잠시 멈춤'이라는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이 기간만 협력해 주면 우리가 코로나19를 좀 진정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정부가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교회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보수 교단은 종교 탄압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특히 형평성 문제를 많이 이야기한다. 다중 시설은 가만두고 교회만 간섭한다는 것이다.

나는 (감염병 앞에서) 진보·보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코로나19는 전염력이 굉장히 세다. 실제로 여러 교회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일어나기도 했다. 교회뿐만 아니라 콜라텍·클럽 같은 데도 감염 가능성이 커서 행정명령을 계속하고 있다. 특별히 교회에만 그런 게 아니다. 오히려 교회에는 훨씬 더 조심성 있게 예의를 갖춰 요청드리고 있다.

- 7대 준칙을 지키며 현장 예배를 드리는 교회는 괜찮다고 보는가.

온라인으로 예배를 진행해 주면 제일 좋다. 이게 어려울 경우에는 준칙을 지키면 그나마 감염될 가능성이 작아진다.

- 코로나19가 길어질 가능성이 있는데, 개학일인 4월 6일을 기점으로 다시 모여 예배하겠다는 교회가 많다.

초·중·고 개학이 4월 6일이다. 교육부·교육청은 그때 개학해도 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내국인 확진자는 확 줄었지만 해외에서 들어오는 동포들 확진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또 확진자 집단감염이 일어났다. 방심할 수 없다. 행정 당국이 가능하면 빠른 시간 안에 초기 퇴치하는 게 중요하다. 국민이 협력해 줘서 지금은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내려갔다. 4월 6일이라 단정할 수 없지만 자유 활동이 가능하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박 시장은 신천지와 교주 이만희도 언급했다. 신천지는 정상 종교로 볼 수 없으며 반사회적, 반공익적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박 시장은 신천지와 교주 이만희도 언급했다. 신천지는 정상 종교로 볼 수 없으며 반사회적, 반공익적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장명성

- 코로나19는 신천지와의 연관성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시는 초기부터 단호하게 대응했다. 교주 이만희를 고발하고 이번에 신천지 법인도 해산했다.

국민 모두가 알다시피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데에는 신천지 영향이 컸다. 31번 환자를 기점으로 대구·경북에서 확산했다. 현재 5000명이 넘는 신천지 교인이 감염됐다. 전국으로 확산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과정에서 협력은커녕 사실상 (명단을) 누락·은폐하고 제대로 공유하지 않아 이런 결과가 빚어졌다. 이것 때문에 일어난 방역 당국 손실과 국민 피해는 말할 나위가 없다.

무엇보다 신천지 전도 방식과 행태를 보면, 정상적인 종교가 아니다. 말 그대로 반사회적·반공익적 파렴치한 기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 과정에서 (신천지) 문서를 확인한 게 있다. 추수꾼들이 대형 교회도 가고, 개척교회도 가고, 심지어 사찰에 가서 신자들을 빼앗아 간다더라. 이런 방식은 신앙 질서, 교회 질서, 나아가 사회질서를 깨뜨리는 것이다. 특히 청년들에게 접근해서 영혼을 빼앗고, 재산까지 헌납하게 하고, 가정을 파괴하고… 반사회적이다. 이런 이유로 법인 허가를 취소했다. 방역 당국에 협조하지 않은 것에 대해 형사고발도 했고 민사적인 구상권도 행사하려 한다.

- 추수꾼과 관련한 문서를 직접 확인한 건가?

그렇다. 세 가지 문건이다. 신천지는 추수꾼을 '특전대'라고 표현했다. 12개 지파에 '특전대 활동 사항을 보고하라'는 문건이 있다. 실제 서울의 한 지파 문서를 보면, 누가 어떤 교회에서 활동했는지 나온다. 부목사와 사모를 만나서 대화 나누고, 조기 축구회에 가서 사귀었다는 내용이 나왔다. 또 하나, 이만희 총회장이 특별한 명령을 내려서 특전대 활동을 격려했고 '특정 종단을 점령해야 한다', '장악해야 한다'는 표현까지 있었다. 이런 걸 보면 정상적인 종교라고 보기 어려운 게 아닌가.

- 끝으로 한국교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교회가 협력해 준 것에 감사 말씀 드린다. 한국교회는 위기가 있을 때마다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해 온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는 걸 잘 안다. 그야말로 교회는 국가 공동체의 빛과 소금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

예배가 얼마나 소중한지, 교회에서 필수 불가결하게 요망되는지 잘 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밀접 접촉을 방지해야 확실히 예방된다. 우리가 '중단해 달라', '온라인 예배로 돌려 달라'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교단과 교회가 잘 협력해 줘서 이번 코로나19를 더 빨리 종식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긴 기간이 아니기에 조금만 더 참아 주고 힘내 주면 반드시 우리가 고난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함께하는 일이니까, 앞으로도 협력해 주실 거라고 믿는다.

박 시장은 서울시에 있는 대다수 교회는 코로나19 정책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박 시장은 서울시에 있는 대다수 교회는 코로나19 정책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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