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종교 집회 자제 요청'에도 예배를 강행해 왔던 수원명성교회(유만석 목사)가, 결국 3월 8일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수원명성교회는 출석 교인 7000명 규모로 알려진 대형 교회다. 수원제일교회(김근영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 등 3월 1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한 대형 교회와 달리, 수원명성교회는 평소처럼 예배를 진행했다. 교회 홈페이지에는 수요 예배와 새벽 기도회 정도만 열지 않고, 주일예배는 평소대로 계속한다는 공지를 띄워 놓고 있었다.

수원은 그동안 코로나19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이었지만, 망포동 생명샘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번에 10명이나 발생해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수원명성교회가 예배 모임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요지부동 자세를 보이자, 성토가 잇따랐다. 교회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수원명성교회가 주일예배를 강행한다고 비판하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회원 수 26만 명에 이르는 수원 맘카페에는 수원명성교회가 예배를 강행하지 못하도록 교회에 항의 전화를 했다거나,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다는 글도 있었다. 회원들은 교회가 적반하장격으로 나온다고 비판했다. 한 회원은 5일 "교회에 전화했더니 대뜸 '어디서 전화했냐. 교회가 알아서 할 일을 왜 간섭하냐'면서 화를 내더라. 좋게 설득해 보려 했는데 열이 받는다"고 썼다. 수원명성교회 관련 글이 올라올 때마다 댓글이 수십 개씩 달렸다.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회원들 글도 잇따랐다. 한 회원은 "나도 교인이고 누구보다 주일예배 참석하고 싶은 사람 중 한 사람이지만, 망포동 교회에서 번져 가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에 교회에 대한 분노와 실망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하나님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이웃에게 위협이 되는 예배는 기뻐하시지 않을 것이다. (예배 모임 중단을) 정중히 부탁한다"고 썼다. "교회 다니지만 정말 공감한다.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최우선의 노력이 모임에 가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성전이란 (예배당 건물이 아니라) 각자 안에 세워졌다는 걸 생각하지 못하나 보다"는 댓글이 달렸다. "하나님, 수원명성교회가 예배를 멈출 수 있게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댓글도 있었다.

수원시는 매일 교회들에 공무원들을 보내 집회 자제를 요청했다. 시청 관계자는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관내 유명하거나 규모가 큰 교회 30여 곳에 집회 자제를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전부 다 예배를 강행하는 것은 아니고 일부만 그렇다. (수원명성교회에는) 어제도 찾아갔는데, 축소하거나 인터넷으로 대체할 것인지 논의 중이라고만 들었다. 확답을 못 받은 상태"라고 했다.

출석 교인 7000명대로 알려진 수원명성교회가 3월 6일 예배를 온라인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교회는 1일 예배도 평소처럼 진행해 지역사회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수원시의 거듭된 집회 자제 부탁을 받아 왔다. 교회는 인근 생명샘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대거 발생 등이 잇따르자 5일 저녁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로드뷰 갈무리
출석 교인 7000명대로 알려진 수원명성교회가 3월 8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교회는 1일 예배도 평소처럼 진행해 지역사회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수원시의 거듭된 집회 자제 부탁을 받아 왔다. 교회는 인근 생명샘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대거 발생 등이 잇따르자 5일 저녁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로드뷰 갈무리

수원명성교회는 5일 밤늦게 예배당 회집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유만석 목사는 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어제 저녁 긴급 당회를 소집해서 이번 주일예배(8일)만큼은 인터넷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수원시장 등 공무원들에게도 오늘 오전 결정 사항을 문자로 보냈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나는 인터넷 안 하지만 네이버 같은 데 난리가 났다더라"면서 여론이 어떤지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온라인 예배 결정은 여론보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6·25 때도 예배를 중단하지 않은 믿음의 선배들이 있다. 그들의 사상과 신앙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개인적으로도 예배를 중단하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와 차로 3km 떨어진 교회(생명샘교회)에서 확진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교인들 안전도 있고, 확산하는 것도 막아야 해서 인터넷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인접 지역만 아니었어도 주관대로 하겠는데, 너무 가깝다"고 말했다.

주일예배를 정상 진행한 지난주도 방역에 철저히 신경을 썼다고 했다. 유만석 목사는 "1일 예배 때도 최소한의 인원만 오라고 했다. 평소의 1/3도 오지 않았다. 100% 마스크 쓰게 했고, 1부 예배 끝나면 방역하고 2부 예배 시작했다. 교인들은 식사도 안 하고 갔고, 나도 배웅도 안 했다"고 말했다.

한편, 유만석 목사는 한국교회언론회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한국교회언론회는 2월 28일 '중국 우한 폐렴 확산,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논평에서 "교회가 예배를 폐쇄한다고 우한 폐렴이 확실히 잡힌다면 몰라도, 현재 온갖 여러 사회 활동들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배 중단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우한 폐렴 확산 저지에는 미흡하다고 본다. 완전히 봉쇄하려면 교회의 예배보다, 비교할 수 없이 위험한 전철 운행을 금지하고, 버스·택시의 운행도 멈추어야 할 것 아니냐"고 정부를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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