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밤 북한 김여정으로부터 따귀를 맞다
靑, 한밤 북한 김여정으로부터 따귀를 맞다
  • 오풍연
  • 승인 2020.03.04 09:50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말로 공격...문재인 정부의 북한 바라기가 빚은 결과

[오풍연 칼럼] 북한 김여정이 청와대를 정조준했다. 그것도 한밤에 직접 비난하고 나섰다. 여때껏 이런 일은 없었다. 김여정은 적어도 남쪽 사람들에게 착한 여동생쯤으로 여겨졌다. 김정은과 달리 생글생글 웃고, 오빠를 지극 정성 챙기는 모습이 그랬다. 그런데 돌변한 걸까.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말로 청와대를 공격했다. 예전의 김여정이 아니었다.

김여정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 여동생. 백두혈통이다. 전면에 나서 남쪽을 비난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게다. 그동안 남쪽을 공격할 때는 최선희나 김계관 등이 나섰었다.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그랬을 수도 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을 겨냥해 김여정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남쪽으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어서 당황스럽다.

김여정 북한 제1부부장은 3일 밤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 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매우 이례적임은 말할 것도 없다. 한밤에 이 같은 담화를 낸 적도 거의 없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정부를 향해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 할 일”이라는 저속한 표현을 써가며 비난에 나서곤 했어도 김여정이 담화를 내고 공개적인 비판에 나선 건 처음이다.

김여정은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 김 위원장의 특사로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하는 등 남북 정상회담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등에 배석했다. 트럼프가 판문점을 방문했을 때도 모습이 비쳤다. 싱가포르, 베트남 북미정상회담 때는 지근 거리에서 오빠를 챙겼다. 서열을 떠나 북한의 사실상 2인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담화에서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을 한 것이 아니다”면서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 2일 강원 원산에서 실시한 화력전투 훈련에 대해 청와대가 강한 유감을 표명하자 반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나서도 되는데 김여정이 담화를 발표해 더 눈길을 끌었다.

김여정은 “나(김여정)는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있으며 첨단군사장비를 사오는 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보기 싫은 놀음은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3월 예정했던 군사연습(한ㆍ미 연합훈련)도 남조선에 창궐하는 신형코로나비루스가 연기시킨 것이지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북한은 한ㆍ미 연합훈련 실시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 왔는데, 한국과 미국이 오는 9일 실시할 예정이던 올해 전반기 연합훈련을 막상 연기하자 자신들을 고려한 조치가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담화의 표현도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 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가.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북한 바라기가 빚은 결과여서 더욱 민망하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