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검사 오전7시30분부터 밤11시까지 눈코뜰새 없이 진행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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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9  |  수정 2020-02-28 20:03  |  발행일 2020-02-29 제3면
계명대 동산의료원 코로나19 검사실의 하루

최근 하루 평균 350건 가량 검사...검사실 직원들 매일 야근

식사는 도시락으로, 그것도 검사실 의료진이 다 같이 먹지는 못해
코로나19 검사 오전7시30분부터 밤11시까지 눈코뜰새 없이 진행
계명대 동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내 검사실 직원들이 의심환자로부터 채취한 코로나19 검체의 양성 유무를 가리는 마지막 단계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대구지역 첫 확진자가 생긴 18일 이후 지금까지 하루 검사할 수 있는 최대량의 검사를 해내고 있다.
8일 오전 10시 대구 달서구 계명대 동산병원 1층. 병원 입구 왼쪽으로 10개에 가까운 소형 천막이 설치돼 있다.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이는 이들을 위한 곳으로 소안초진구역, 호흡기진료실, 성인초진구역으로 나눠져 있고다. 그 다음이 양성과 음성을 가르기 위해 필요한 '검체 채취실'이다.

의심 증상을 호소하면 찾은 이들이 이곳을 찾으면, 의료진은 이들로부터 가래나 분비물 등을 채취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긴장의 연속이다.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인 탓에 이들 검체 중 일부는 '양성'으로 나올 수 있어서다.

이렇게 채취된 검체는 병원 2층에 마련된 진단검사의학과 내 검사실로 향한다. 혈액 등의 검체는 이곳을 오가는 자동로봇으로 옮기지만, 코로나19 검체는 3중 밀폐용기에 담아 반드시 사람이 옮기고 있다. 검체가 담긴 '3중 필폐용기' 겉면을 1차 소독한 뒤 이곳으로 온다. 검체에서 핵산을 추출할 때는 4중의 보호장비를 착용한 뒤 진행한다. 추출하는 과정에서 자칫 실수를 하면 의료진이 감염될 수도 있어서다. 하지만 의료진들은 본인의 건강보다 검사 공백을 더 걱정했다.

검사실 관계자는 "우리가 감염이 되는 것도 무섭지만, 인력이 빠지면 대체하기 쉽지 않다. 가족처럼 손발이 맞아야 하는 탓에 빈 곳에 사람만 채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또 이런 이유로 검사가 늦어지면, 결과를 기다리는 시민이 불안에 떨어야 하는 시간도 길어지지 않느냐"고 말했다.

검체가 올라오면 피펫을 이용, 자동핵산추출장비에서 핵산을 추출해 낸다. 이 핵산을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를 원래 개수보다 수백만 배로 증폭하게 기계에 넣고 검사를 진행한다. RT-PCR(Real Time-Polymerase Chain Reaction)시스템이다. 24시간 걸리는 검사를 6시간으로 당긴 검사법이다. 여기서 증폭한 핵산은 이곳과 분리된 판독실에 있는 검사 장비에 넣고, 노트북에 깔린 프로그램을 구동하면, 결과가 나온다. 동그라미 모양에 파란색이 뜨면 음성, 빨간색은 양성, 동그라미 안에 느낌표가 뜨면 재검을 하게 된다. 이 시간대에 진행된 검사에서는 11개 검체는 양성, 3개는 재검사, 나머지는 음성이었다.

음성이면 검사를 의뢰한 의심환자에게 문자메시지로 바로 결과를 보내고, 양성이 나오면 해당보건소로 결과를 통보하게 된다. 만약 검사 의뢰후 결과 통지가 6시간 이상 늦어질 경우는 재검이 나온 때를 제외하곤 거의 없다. 재검사가 나오면 검체에서 핵산을 보다 많이 추출해 재검사를 진행하고, 그래도 의심스러울 경우는 다른 시약까지 넣어 정확한 결과를 얻어낸다.

계명대 동산병원 류남희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검사결과가 늦게 나오는 경우는 대부분 재검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탓에 일부에서 순서를 임의대로 하는게 아닌가 의심하지만 현장 의료진 등 직접 진료를 해야 하는 사람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접수 순서대로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한번에 최대 수량은 90개 가량, 이를 하루 4회 정도 할 수 있는게 최대치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하루 평균 350건 가량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면서 검사실 직원들은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대구지역에 첫 확진자가 나왔고,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이 코로나19지역거점병원에 되면서 이곳에서도 검체에 쏟아져 매일 오전 7시30분쯤 출근, 밤 11시쯤이 되어야 병원을 나설 수 있다. 좀더 일찍 퇴근할 수 있지만, 의심 환자들이 최대한 빨리 결과를 받아 볼 수 있도록 퇴근 전에 증폭한 핵산을 검사 장비 넣어 분석을 돌린 뒤 퇴근하기 위해서다. 식사는 도시락으로, 그것도 검사실 식구가 다 같이 먹지는 못하는 상황이 열흘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류 교수는 "신종플루, 메르스 때도 검사에 참여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치사율은 메르스보다 낮지만, 대구가 직격탄을 맞고 있어 두려움이 더 큰 것 같다. 하지만 27일 현재 이탈리아의 경우 650명의 확진자 중 17명이 숨졌지만, 대구는 물론 국내는 더 많은 확진자가 있어도 사망자 수는 적다"면서 "확진자가 많은 것은 우리나라가 정확하게 많이 검사하기 때문이다. 의료수준이 높아 제때 검사하고, 치료받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필요이상으로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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