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저 복귀 첫 주말…광화문 일대 '정국 집회' 대립 계속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사저로 돌아간 뒤 첫 주말 서울 시청과 광화문에서 정국 관련 집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12일 광화문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는 탄핵 찬성, 탄핵 반대를 외치던 두 단체가 집회를 연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화면세점에서 대한문까지 양방향 전 차로를 차지하고 광화문 국민 대회를 진행한다.탄핵 찬성을 외쳤던 촛불행동도 오후 4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청역 7번 출구에서 총리공관까지 '135차 촛불대행진'을 예고했다. 이들은 "내란수괴 특급범죄자 윤건희를 즉각 구속하라" 등의 주장을 펼칠 예정이다.서울 시의회 본관 앞과 강남역 등지에서도 '탄핵 정변 진실 규명 집회'와 '부정선거 규탄 및 국회 해산 촉구' 집회가 열린다. 각 집회는 개인이 주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외에도 오는 16일 세월호참사 11주기를 맞아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오후 2시부터 광화문 서십자각터에서 '세월호참사 11주기 기억·약속 시민대회'를 개최한다.한편 일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도 윤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밤새 자리를 지키며 "나라가 평정될 때까지 이곳에 있겠다"는 뜻을 내비쳤다.사저 안에는 '대통령 내외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고, 윤 전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몇몇의 시민들은 사저 정문 앞에서 돗자리를 펴놓고 대기 중인 모습을 보였다.앞서 윤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 서초동 사저로 퇴거한 11일에도 광화문 인근에서는 파면 찬반 집회가 열렸다.국민의힘 비대위갤러리는 종로구 안국역 인근 노인복지센터 앞에 모여 '헌법재판소 국가 장례식 발인 집회'를 연 뒤 헌법재판소 영정 피켓을 들고 광화문까지 행진에 나섰다.반면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터에서 '내란 종식 긴급행동'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응원봉을 흔들며 "내란범 끝장", "내란 알 박기 한덕수 처벌하라", "위헌적 헌법재판관 지명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정식 형사재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피고인석에 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은 공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오는 14일 열리는 윤 전 대통령의 첫 정식 재판에 대한 언론사의 법정 내 촬영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전날 결정했다. 재판부는 불허 이유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재판장은 피고인 동의가 있는 경우 법정 내부 촬영 신청에 대한 허가를 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 동의가 없더라도 촬영을 허가하는 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허가할 수 있다.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재판장은 피고인의 동의가 있는 경우 법정 내부 촬영 신청에 대한 허가를 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 동의가 없더라도 촬영을 허가함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허가할 수 있다. 2017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첫 정식 재판과 이듬해 5월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횡령 등 사건 첫 정식 재판 때 이들이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었다. 당시 재판부는 국민적인 관심과 사안의 중요성, 공공의 이익 등을 두루 고려해 촬영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고법은 지난 11일 "14일로 예정된 윤 전 대통령 형사재판과 관련해 경호처에서는 피고인(윤 전 대통령)이 차량을 이용해 법원 지하주차장을 통해 진·출입을 요청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지하주차장을 통해서 법원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재판에 출석할 때 법원 건물 밖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법원의 조치는 지난 4일 탄핵심판 결정 이후 열리는 윤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윤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발생한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사람들과 충돌이 생길 가능성을 막으려는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1일 퇴임 후 서문시장 상인들을 만나 민심을 살폈다.12일 서문시장연합회(이하 연합회)에 따르면, 홍 전 시장은 전날 오후 서문시장 내 한 식당에서 연합회 임원들과 회동한 뒤 서울로 향했다.퇴임식 이후 첫 일정으로 한강 이남 최대 시장이자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서문시장을 찾아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풀이된다.서문시장을 대표하는 상인회인 서문시장연합회 측은 시장의 현안인 ▷서문시장주차타워 개선 ▷구국운동기념관 구축 ▷4지구 재건축사업 등을 건의했다. 이에 홍 전 시장은 서문시장은 포함한 대구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박종호 서문시장연합회 회장은 "윤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구국기념관사업과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4지구재건축 등에 대해 논의한 뜻 깊은 시간이었다"면서 "큰 뜻을 이루기 위한 시장님의 결정에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고 했다.앞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퇴임식에서 "비록 시장직은 내려놓지만 여러분들의 더 큰 힘이 되어 돌아와 든든한 후원자로서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이제는 대립이 아닌 통합의 시대정신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때이며, 그 길에 대구와 대구시민이 중심이 되어 주시길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후원회가 출범했다. 이 후보는 14일부터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12일 이 후보 측은 여의도 용산빌딩에 마련된 경선캠프에서 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후원회장은 김송희 씨가 맡았다. 이어 가수 마야, 윤일상 작곡가,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강도형 정신겅강의학과 전문의, 초혼의 연출자 조정래 영화감독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했고 남태령 시위 등 집회에 참여해 온 백다은 대학생과 김대식 변호사가 감사를 맡았다.캠프 측에 따르면 김 씨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에 맞선 시민이자 계엄군의 총에 오빠를 잃은 유가족으로, 12.3 비상계엄 당시 아들에게 "엄마가 내일 아침까지 소식 없거든 죽을 줄로 알라"는 말을 남기고 국회로 달려와 광장을 지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백다은 감사는 "불법 계엄에 놀라고 무서웠지만, 남태령과 광장에서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심에 안도했다"며 "혼자 잘 사는 게 아닌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이재명 후보가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윤일상 운영위원도 "시민의 삶이 일상으로 돌아가야 대중예술도 산다"며 "이재명 대표가 적확한 자리에 가서 어지러운 나라를 수습해야 문화, 공연계도 안정화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참석자들은 이번 대선이 내란을 종식하고 회복과 성장의 새로운 도약을 이룰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다양하고 적극적인 후원 캠페인으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한편 이재명 후보는 14일부터 대선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첫 일정을 보낸 지역은 13일에 발표될 것으로 보이면서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어느 지역을 먼저 방문할 지를 두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20대 대선 당시에는 출마 선언 직후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무명용사 모역을 참배했고 경북 안동으로 내려가 지역 일정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12일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로 확정한 것과 관련,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은 "비민주적 결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김동연 경기지사 측 고영인 전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동연 캠프는 '국민선거인단 없는 무늬만 경선'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김 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출된 16대 대선 경선부터 이재명 전 대표가 후보로 선출된 20대 대선 경선까지 모두 국민선거인단을 통한 경선이 원칙이었다"며 "국민경선 포기는 국민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기존 룰을 적용하는 것이면 몰라도 룰을 바꾸려면 후보 당사자 측과 함께 논의 테이블을 만들어서 납득할만한 룰을 도출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와 이재명 예비후보 측에 경선 규칙 재고를 촉구했다.김두관 전 의원 측 백왕순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경선 당사자인 후보 측과 경선 룰에 대해 협의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지금의 민주당 모습은 너무 위험하다"고 우려했다.이어 "민주당이 야당 지도자를 인정하지 않고 불통으로 일관했던 윤석열과 국민의힘을 닮아가선 절대 안 된다"며 "'어대명(어차피 대선후보는 이재명) 경선' 참여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숙고에 숙고하겠다"고 말했다.김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경선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비민주적으로 했다"며 "역선택을 우려해서 결정한 것으로 들었지만 아쉽긴 하다"고 지적했다.한편, 이춘석 민주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장은 이날 권리당원 투표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대통령 선거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다.이 위원장은 "한 나라의 대통령은 시민들이 선출하고 정당의 공직후보는 당원의 의사 반영이 민주주의와 정당 정치의 기본 전제"라며 "시대적 요구에 따라 민주당 공직후보 선출 방식은 변화해 왔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 민주당은 또 한번 변화를 맞이한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대선특별당규준비위는 '국민경선'에서 '국민참여경선'으로 바꿔 진행된다. 국민경선은 지난 19·20대 대선 때 후보를 선출할 때 활용한 방식으로 당원과 일반 국민 모두에게 1인 1표를 보장한다. 국민참여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후보를 선출한다.이 위원장은 "우리 당이 2012년 사실상 완전 국민경선을 시행한 후 약 13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민주당의 위상도 많이 변했다. 당시 11만명이던 권리당원이 현재는 120만명에 육박한다"면서 "아울러 지난해에는 제1차 전국당원대회를 개최해 당원주권시대를 열겠다 천명했다. 가장 중요한 공직후보자 선출권을 강화하는 게 당원주권을 강화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국민참여경선 대상이 되는 권리당원 50%는 12개월 전에 가입해 6개월 이상 당비를 낸 당원들이다. 나머지 50%는 안심번호를 통해 각 50만명씩 두차례에 걸쳐 국민여론조사를 진행해 반영할 계획이다.
11일 오전 의성군 봉양면 고 두봉 레나드(96) 주교의 사택. '두봉 천주교회'라는 문패 아래에는 고인의 선종을 알리는 천주교 안동교구의 안내문과 약력이 붙어 있었다.봄 햇살에 집 안팎엔 온기가 돌았지만 방문객들로 북적였을 이 곳은 적막감이 가득했다.집 안을 정리하던 오옥희(67) 씨가 간간이 한숨을 내쉬었다. 오 씨는 지난 2004년 두봉 주교가 의성에 터를 잡은 후 줄곧 '식복사(食服事)'로 고인의 곁을 지켜왔다. 식복사는 천주교 사제 대신 식사와 빨래, 청소 등 가사일을 돕는 이를 말한다.집안 내부는 단순하고 소박했던 고인의 삶처럼 단출했다. 소파와 식탁, 책상, 침대, 탁자, 장롱 등 필요한 가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 모두 오래되고 손때 묻은 가구들이다.침대 옆 탁자 위에 놓인 스마트폰은 출시된 지 10년이 지난 모델. 누렇게 색이 변한 케이스를 투명 테이프로 고정해뒀다. 오래된 라디오 수신기에도 거뭇한 손때가 묻어있다. 침대 위에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듯 사제 목에 걸치는 영대가 접힌 채 올려져 있었다.장롱 안에는 겨울 외투 서너벌과 두꺼운 상의 두 벌, 양복 3벌이 걸려 있고, 셔츠들은 대충 개어 넣어뒀다. 옷 보다는 옷장 한쪽에 쌓아둔 책과 무언가 적어 연도 별로 정리해 둔 서류들이 더 많았다. 이불 칸도 절반 정도만 채워져 있을 뿐 절반은 비어둔 채였다.오 씨가 옷장 서랍을 열며 말했다. "이런 속옷을 20년씩 입으셨어요. 새 속옷을 사드리면 다 모아뒀다가 이웃돕기에 내놓으시고 본인은 낡은 속옷을 그냥 입으셨어요. 아휴"서재 한쪽 벽면을 차지한 책장과 책상 위에도 새 책은 찾아 보기 어렵다. 두꺼운 프랑스 백과 사전과 성경은 금방이라도 낱장으로 분리될 듯 했다. 오 씨는 "그 책도 정말 오래돼서 투명 테이프로 이리저리 붙이고 붙여서 보던 책"이라고 했다.이웃 주민 정숙이(76) 씨는 "주교님은 항상 친절하고 재미있으셨다"고 했다. "늘 웃으셨고, 농담도 정말 잘하셨어요. 사람들을 만나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항상 하셨죠."오 씨는 "주교님 사택 방 한 칸은 창고나 다름없었다"고 했다. 낡은 물건은 항상 그의 손 안에 있었지만, 그 방안에는 늘 새 것들이 가득했다. 자신이 받은 새 옷이나 좋은 음식, 귀한 물건들은 차곡차곡 모아뒀다가 필요한 이웃들에게 모두 나눠줬다.그토록 소탈하고 여유롭던 고인도 지난해 말부터 조금 달라진 모습들을 보였다. 예전보다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짜증을 내기도 했고, 우체국을 자주 오가며 바쁘게 신변을 정리했다고. 오 씨에겐 지난 20년 간 일한 퇴직금을 주기도 했다.그러던 지난 6일 오후 1시쯤. 고인은 식사 후 손님들과 기도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달려온 오 씨는 119구급대에 연락해 두봉 주교를 안동병원으로 옮겼다. 발견 당시 두봉 주교는 눈을 맞출 수 있고 의식은 있었지만, 대화는 불가능한 상태였다."수술실로 들어가기 전에 '괜찮으실거예요'라고 말씀드리는데, 저를 보며 막 우시는 거예요. 저도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그 모습이 마지막이었죠."오 씨는 "주교님 생전에는 저녁마다 집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는데, 이제 컴컴하게 불 꺼진 집을 보니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슬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닫히는 대문 너머, 고인이 손수 일구던 유기농 텃밭에 고추 지지대만 하릴없이 일렬로 박혀 있었다.
한국전쟁 직후 한국에 파견돼 70년 넘게 '가난한 교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을 살았던 두봉 레나도 주교가 지난 10일 선종했다. 향년 96세장례미사는 14일 오전 11시 천주교 안동교구 목성동 주교좌성당에서 진행된다. 장지는 경북 예천군 농은수련원 성직자 묘지다.천주교 안동교구는 11일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 두봉 레나도 주교가 2025년 4월 10일 오후 7시 47분 선종하셨다"고 전했다.안동교구는 "온 삶을 기쁘고 떳떳하게 사셨고,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하느님 아버지 품에 안기셨습니다. 두봉 주교님의 마지막 말씀을 다시 한번 기억합니다. '성사(聖事)!',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 발표했다.두봉 주교는 지난 6일 오후 1시쯤 의성군 봉양면 '두봉 천주교회'라는 문패가 붙은 사택에서 식사 후 손님들과 기도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안동병원으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기다리던 신자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돌아갔다.두봉 주교는 1929년 프랑스 파리 인근 오를레앙의 가톨릭 신자 집안의 5남매중 넷째로 태어났다. 이름은 르네 뒤퐁이었다. 신학교를 마친 두봉 주교는 외국 선교활동을 결심하고, 21세에 파리외방선교회에 입회했다.그는 1954년 12월 한국에 파견돼 대전 대흥동천주교회에서 10년간 보좌로 사목했으며 대전교구 학생회 지도신부, 가톨릭 노동청년회 지도신부, 대전교구청 상서국장 등을 지냈다.1969년 교황 바오로 6세로부터 주교 서품을 받고 초대 안동교구장으로 취임해 약 21년간 교구를 이끌다 1990년 12월 퇴임했다. 지난 2004년부터 의성 봉양 작은 공소에서 사목활동을 하면서 지내왔다.두봉 주교는 '가난한 교회'를 내걸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에 힘썼다. 안동교구장으로 재임하던 기간 경북 영주 한센병 환자를 위한 다미안 의원 개원,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를 창립했다.상지여자전문학교와 상지여자·중고등학교를 설립해 여성 교육에도 이바지했다.특히, 두봉 주교는 농민의 권익 보호도 중시했다. 1978년 영양지역에서 발생한 불량씨감자 사건, 이른바 '오원춘 사건'은 두봉 주교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손꼽힌다.천주교 신자이며 농민회 영양군 청기 분회장이던 오원춘 씨가 정부와 영양군이 권하고 보급받았던 불량 종자 문제로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오씨가 괴한들에게 납치·폭행 당한 사건이었다.당시 농민들의 요구가 묵살되자 안동교구 사제단이 나섰도, 진상조사를 추진하면서 박정희 정권과 가톨릭이 대립하는 시국 사건으로 번졌고, 외무부가 두봉 주교에게 자진 출국 명령까지 내렸다.두봉 주교는 직접 바티칸으로 건너가 자신의 신념을 설명하고, 당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강한 입장을 내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두봉 주교는 지역 사회 발전에 헌신한 공로로 2019년 12월 대한민국 특별 국적을 취득했다. 대한민국 대통령 표창, 프랑스 나폴레옹 훈장, 백남인권봉사상, 만해실천대상 등을 받았다주요 저서로 수필집 '사람의 일감'(문음사, 1989년)과 '가장 멋진 삶'(바오로딸, 2011년)이 있다.
미국 상호관세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했으나 한국 증시는 다른 주요 증시에 비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상호관세가 공개된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주요 20개국(G20)의 24개 주요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코스닥 지수는 1.57%였다. 이는 지난 2일 종가와 11일 종가를 비교한 것이다.수익률 1위를 기록한 인도네시아의 IDX종합지수(4.3%)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이다.24개 지수 가운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지수는 IDX종합지수와 코스닥 지수뿐이었다.코스닥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상호관세를 발표한 직후인 지난 3일 0.20% 하락한 뒤 바로 다음 날 0.57% 상승했다.이후 7일과 9일에 각각 5.25%, 2.29% 내렸으나 상호관세가 유예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0일 5.97% 급반등했으며, 11일에도 2.02% 올라 상호관세로 인한 낙폭을 만회했다.코스피 수익률의 경우 같은 기간 -2.92%로 5번째로 양호한 성적을 냈다. 3위는 터키 BIST100(-1.94%), 4위는 호주 ALLORDS(-2.70%)였다.코스닥과 코스피는 중국의 심천종합지수(-6.59%)와 상해종합지수(-3.34%)는 물론 일본의 닛케이225지수(-5.99%)보다 수익률을 잘 방어한 것으로 나타났다.이탈리아 FTSEMIB(-10.86%), 프랑스 CAC40(-9.32%), 유로스톡스50(-9.14%) 등 유럽 증시와 캐나다 S&P TSX(-9.06%), 미국 다우(-6.23%) 등 북미 증시 수익률에서 악화가 두드러졌다.다만, 국내 증시의 선방은 지난해 부진으로 밸류에이션이 이미 상당히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지난 7일 종가 기준 코스피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9배로, 2008년 금융위기(0.81배)보다 낮을 정도였다.지난해 주가 하락의 주된 이유였던 기업 실적이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인식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이 310조원대로 4월 이후 2.2% 상승하며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통상 1분기 실적 시즌은 여타 분기 대비 어닝 서프라이즈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 시즌에 가까워질수록 이익 모멘텀을 보유한 업종에 대한 주가 민감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하면서 반도체 등의 수요가 관세 부과 이전으로 앞당겨지며 실적 기대감은 2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더불어 미국과의 협력 기대감이 있는 조선업종의 주가가 급등한 것 역시 지수를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조선 관련주들이 포함돼있는 KRX기계장비 지수는 같은 기간 4.97%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코스닥의 경우 시가총액 상위에 속하는 일부 제약·바이오주의 급등이 지수를 견인한 측면도 있었다.이외에 그간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던 정치 리스크가 정점을 지나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든 것도 지수 하방을 막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나올 내수 촉진 정책이나 유동성 확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아직 경계를 낮춰선 안 되는 상황이다.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극도의 피로도에 노출된 금융시장 투심의 안정화가 관건"이라며 "방향성의 추세화를 예상하는 전략보다 리스크를 대비하고 기대수익률을 낮춰잡는, 짧으면서도 보수적인 전술이 필요할 때"라고 조언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해 보건산업 분야 수출액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으며, 화장품 분야 수출액은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1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도 보건산업 수출 실적'을 발표했다.작년 실적은 전년 218억1천만달러에서 15.8% 늘어났으며 분야별로는 화장품 수출액이 101억8천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약품 92억7천만달러, 의료기기 58억1천만달러 순이었다.의약품·화장품 분야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22.7%, 20.3%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보건산업 수출 총액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가장 많았던 시기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체외진단기기 수출이 급증했던 2021년(254억달러)이었다.보건산업 수출 상위 5개 품목은 기초화장용 제품류(76억5천만달러), 바이오의약품(55억1천만달러), 색조화장용 제품류(13억5천만달러), 임플란트(8억8천만달러), 초음파 영상진단기(7억9천만달러)다.주요 수출국은 미국(43억2천만달러), 중국(35억4천만달러), 일본(20억9천만달러), 헝가리(12억9천만달러), 베트남(9억4천만달러) 등이었다.이 중 헝가리로의 수출액은 전년도에는 3억4천만달러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4배 가까이 급등했다. 헝가리로의 바이오의약품 수출이 전년 대비 300%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세부 분야별로 보면 화장품 분야에서는 기초·색조·인체세정용 제품류 수출이 전년보다 각 19.7%·28.9%·30.8% 증가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화장품 수출액은 작년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다.중국은 전년에 이어 화장품 수출 1위 국가였지만 비중은 32.8%에서 24.5%로 줄었다. 대신 미국 비중은 14.3%에서 18.7%로, 일본 비중은 9.5%에서 10.2%로 늘었다.의약품 분야에서는 바이오의약품이 수출액 증가를 견인했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 유래 원료로 제조한 약을 말한다.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2023년도에는 39억달러였으나 작년엔 55억1천만달러를 기록하며 의약품 분야 수출의 59.5%를 차지했다.진흥원은 이 같은 성장세는 한국 기업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의료기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0.4% 늘어났다. 가장 비중이 큰 임플란트 수출액이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미국은 전년도에 이어 의료기기 수출 1위국을 유지했다.이병관 진흥원 바이오헬스혁신기획단장은 "2024년 보건산업 수출이 코로나 엔데믹 이후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성장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미국의 관세 정책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대외 무역 환경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의 한 고교 3학년생이 수업 중 교사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교권 확립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11일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교권확립 교사폭행가중처벌법'을 대표 발 했다. 교권확립 교사폭행가중처벌법은 학생 또는 학부모가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해 상해와 폭행을 가할 경우 형법상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2배까지 가중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는다.앞서 지난 10일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이 수업 중 휴대전화를 쥔 손으로 교사의 얼굴을 가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학생은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로 게임하는 것을 교사가 지적하자 실랑이를 벌이다가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최근 교권이 추락하고 교사가 학생을 제대로 지도할 수단이 없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중이다.실제 현행 '교원보호특별법'에도 학생 또는 학부모가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해 상해와 폭행의 행위를 할 경우 이를 '법정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정하고 있지만 벌칙 규정에서는 별도로 정하는 바가 따로 없어 '형법상의 일반 벌칙'으로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고동진 의원은 "교권이 살아야 학생들의 학습권도 같이 살 수 있는 것"이라며 "교권을 보다 확실히 보호할 수 있는 법률적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경북 동해안 국가지질공원' 이 유네스코(UNESCO) 세계지절공원에 등재됐다.10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경북 동해안 국가지질공원(경주·포항·영덕·울진 일원 총면적 2천693.69㎢)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최종 승인했다.경북 동해안 국가지질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동해안을 따라 울진, 영덕, 포항, 경주 등 4개 시군에 걸쳐 총 29개 지질 명소를 포함하고 있다.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단순한 지질학적 가치뿐 아니라 생태·역사·문화 자원과의 연계성, 지역사회 협력, 지속가능한 관리체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지정하는 세계적인 자연유산 인증 제도이다.이번에 공식 등재된 '경북 동해안 세계지질공원'은 ▷한반도 최대의 신생대 화석산지 ▷동아시아 지체구조(tectonic framework) 형성과 화성활동(magmatism)의 주요 흔적 ▷다채로운 지질 경관과 뛰어난 학술적·교육적·관광적 가치를 고루 갖춘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이는 경북 동해안의 지질학적 중요성을 세계적으로 공인 받았다는 것으로, 향후 자연보존과 지속 가능한 관광 자원화를 위한 큰 진전을 의미한다. 경주에는 남산 화강암,골굴암,문무대왕릉,양남주상절리 등 총 4곳이 대표 지질 명소로 포함돼 있다. 이는 경북 동해안 국가지질공원의 일부로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함께 포함됐다.이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지정은 2023년 6월 유네스코에 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지난해 7월 유네스코 현장실사(그리스·인도네시아 평가단)를 거쳐, 9월 베트남 까오방에서 열린 세계지질공원이사회 심의를 통과함으로써 최종 확정됐다.경상북도와 경주·포항·영덕·울진 등 4개 시군은 전담 기구인 '동해안지질공원사무국'을 중심으로 경북동해안지질공원센터(울진군 소재)를 운영하며 ▷지질 탐방 인프라 확충 ▷지질교육•체험 프로그램 운영 ▷지역주민·기관과의 협업 등 유네스코 지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 집중해 왔다.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은 경상북도와 4개 시군, 경북 동해안지질공원사무국, 지역주민 모두가 함께 이뤄낸 값진 성과"라며, "앞으로 경북 동해안지질공원이 지역 경제와 생태관광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원 "尹 재판, 지하주차장 진출입 요청 땐 허용 예정"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정식 공판을 앞둔 가운데, 법원이 윤 전 대통령 측의 지하주차장을 통한 법원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서울고법은 11일 공지를 통해 "경호처에서 피고인이 차량을 이용할 시 서울법원종합청사 지하주차장으로의 진출입을 요청한 바 있다"며 "피고인이 차량을 이용해 지하주차장을 통한 진출입을 요청할 시 이를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의 출석 여부와 출석 시 차량 이용 여부, 서관 쪽 출입 등은 미리 확정할 수 없는 것"이라며 "실제 지하주차장 출입이 이뤄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공판 기일이 예정돼 있다. 공판기일에는 당사자 출석 의무가 있어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출석해야 한다. 앞서 대통령 경호처는 첫 공판 기일에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곧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구속기소 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 등이 없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영남지역 산불 사태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이 1천300억원을 넘어섰다.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재해구호협회 등을 통해 모인 성금 규모는 약 1천328억원에 달했다.지금까지 모인 성금은 2022년 경북·강원 동해안 산불(약 830억원), 세월호 참사(1천290억원)를 넘어섰다.산불 사태 이후 이재민 등에 대한 심리상담도 이어져 1만1천293건의 심리상담 및 심리적 응급처치가 이뤄졌다.다만 아직 2천199세대·3천633명의 이재민이 임시 대피시설, 숙박시설, 친인척집에 머물며 터전으로 돌아가지 못했다.이번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도 경상자가 1명 증가해 모두 83명으로 늘어났다. 이중 사망은 31명, 중상 9명, 경상 43명이다.시설 피해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경북 8천200곳 등 8천457곳으로, 불에 모두 타거나 부분 파손됐다.정부는 15일까지 중앙재난피해 합동조사를 벌인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정해 복구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산불감시 CCTV 10년째 추가 설치 없어…전체 25% 관리
영남권에 극심한 피해를 입힌 대형산불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는 가운데, 전국에 설치된 산불감시 폐쇄회로(CC)TV가 10년째 신규 설치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산불 대응 및 산림 보호·활성화 정책을 비롯한 재정 당국의 의지 개선을 요구했다.서 의원에 따르면 산불 감시 CCTV는 10년째 신규 설치 없이 전체 산림의 25%만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인력은 2027년까지 2천5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관련 부서에 증원 요청 없이 2019년부터 435명으로 유지되고 있다.서 의원은 "국회에서 논의된 산불 진화 증액안이 문재인 전 정부에서는 18건 중 5건이 반영된 것과는 달리 윤석열 전 정부에서는 19건 중 단 한 건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재정 당국의 '칼'질인지 주무 부처의 노력 미흡인지 모르겠지만, 일차적으로 산불에 대해 국회 증액안을 반려한 재정 당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임산물재해보험에 대해선 "대한민국 국토의 70%가 산림으로 재해보험에 임목이 빠져있는 현 실태는 현실성에 맞지 않는다"며 "2015년 41억을 들여 만든 '임산물재해보험 시스템'도 운영예산 확보 문제로 9년간 사용하지 않아 현재는 활용 불가 상태로 예산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서 의원은 "올해 식목일에 3만6천520명이 참여해 7년 전인 2018년(6만5천880명)에 비해 3만명 가까이 줄었다"며 "나무 심기와 보호 및 기후 위기 대응의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개념의 법정 기념일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서 의원은 앞서 10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불 관련 현안 보고에서도 "지난 3월 발생한 산불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최악의 재난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와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노후화된 진화 장비와 정책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피해는 더욱 늘어났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대형산불 당시 농협 직원들의 빛났던 활약상이 뒤늦게 알려졌다.11일 경북 울진군과 NH농협은행 울진군지부 등에 따르면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울진 온정면과 후포면까지 영향을 미치자 울진군지부와 남울진농협 직원들이 주민 대피와 지원에 나서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지난달 25일 오후 저녁 8시쯤 갑작스러운 주민 대피 결정에 울진군지부는 백암수련원 객실 18실을 제공하고, 주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수련원 직원 뿐 아니라 남울진농협, 울진군지부 직원까지 33명의 직원이 총 동원돼 345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또 수련원 내 식당을 운영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도시락과 김밥 등을 마련해 수련원 내 대피 주민 73명 및 온정중학교 체육관 대피 주민 69명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했다.백암수련원을 정식으로 대관했다면 약 500만원의 대관료 및 별도의 식사 비용을 지불해야 함에도 울진군 지부와 남울진농협은 지역 주민을 위해 모두 부담하기로 결정했다.손병복 울진군수는 "무섭게 확산되는 산불에 긴급하게 사전 주민 대피를 실시했는데, 지역 내 많은 기관이 아무런 준비 없이 대피한 주민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특히 인적, 물적 자원을 아끼지 않고 지원해 준 NH농협은행 울진군지부, 남울진농협을 포함해 온정중학교, 후포초등학교와 대피소 내 쉘터 설치를 위해 두 팔 걷어붙이고 도와주신 온정면적십자봉사회, 후포청년회 등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경상북도는 최근 경북 북동부 산불로 피해를 입은 상하수도시설 58개소에 대해 산불 발생 8일 만인 지난달 30일까지 복구를 완료하고 현재 모두 정상 가동 중이라고 11일 밝혔다.이번 복구 대상은 ▷상수도시설 43개소(정수장, 배수지, 가압장 등) ▷하수도시설 15개소(중계펌프장, 하수처리장 등) 등이다. 경북도는 긴급 복구를 통해 정전 해소와 주요 설비 교체, 응급 급수시설 운영 등을 조속히 마무리했다.도는 상수도시설 가동 중단 시 단수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피해 발생 직후부터 ▷급수 차량 19대 ▷병물 13만3천158병을 긴급 투입하며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총력을 기울였다.이번 상하수도시설 복구와 함께 경북도는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자 안동, 의성,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을 대상으로 상하수도 요금을 최대 12개월간 50% 감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감면은 별도 신청 없이 피해가 확인되면 자동 적용되고 시·군별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기간과 감면율이 조정될 예정이다.경북도는 주민들이 관련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감면 대상과 적용 기간에 대해 집중 홍보하고, 실질적 지원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적 뒷받침에 나설 방침이다.이경곤 경북도 기후환경국장은 "갑작스러운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도민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가장 큰 위로"라며 "작은 불편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불길 자꾸 생각나" 마음의 상처 치료하는 현장 진료소
"그날 불길이 일고 연기가 하늘을 뒤덮던 광경이 자꾸 생각나요. 꿈을 꾸면 그 때 당시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어쩌죠?"주민 A 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산불도 모두 꺼졌고, 큰 탈 없이 지나갔다고 생각했지만 그 날의 기억은 마음이 진정될수록 생생하게 살아났다.뜨거웠던 열기가 새삼 느껴지는 듯 했고, 멀리 산 저편에서 불길이 다시 보이는 것 같았다. 한밤 중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깨기도 했다. A 씨는 "이런 충격이 잊히지 않고 계속될까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파견된 상담심리전문가 김보람 교수는 "재난에 따른 심리적 충격은 주변 사람들을 만나 당시 상황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자꾸 털어놔야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초대형 산불은 검게 그을린 흔적만 남았지만 주민들이 입은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불덩이가 날아들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고, 그날 들이마신 재와 연기는 여간한 기침으로도 뱉아내기 어렵다.꾹 눌러 참고 견디는 고령의 이재민과 주민들에게 의료기관·단체의 현장 진료는 '가뭄 속 단비'와 같다.노인이 대부분인 농촌 마을은 대부분 병·의원이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아직 대피소를 벗어나지 못한 이재민은 아직 의료기관을 찾을 여력이 없어서다.10일 오전 의성군 점곡면 점곡보건지소는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주민들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진료실로 들어선 주민들은 간단한 문진부터 시작했다."기침이 계속 나서 살 수가 없어요. 머리도 아프고요." 문진을 마친 주민은 골다공증 검사 기계에 오른발을 올려 검사를 마치고 다시 전문의의 내과 진료를 받았다. "X-선을 찍어 보시겠어요? 검사 결과를 보고 다시 진료를 볼게요."진료실을 찾는 주민들의 행렬은 계속 이어졌다. 이날 오전에 이 곳을 찾은 주민들은 42명. 오전 진료 예약만 1시간 만에 끝났다.지난달 27일 화재 피해를 입은 이재민 서정호(70) 씨도 산불을 겪은 후 이날 처음 진료를 받았다. 서 씨는 이번 산불로 거주하던 집이 모두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서 씨는 "불을 끄느라 연기를 마셔서 기침을 달고 살았는데 오늘 X-선 검사도 받고 제대로 진료를 받았다"고 웃었다.점곡면 송내1리에 사는 김귀선(78) 씨도 이날 X-선을 찍고 진료를 받았다. 김 씨는 "새벽까지 집 주변과 지붕에 물을 뿌리고 불길을 막은 뒤로 기침이 계속 난다"면서 "빨리 낫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김승호 김천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은 "기침, 가래 등 주로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심리적 충격과 함께 기존에 갖고 있던 질환들이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이달 1일부터 김천의료원과 경북대병원, 경북도의사회, 경주 동국대병원 등 대구경북 7개 의료기관·단체들은 48개 마을에 주민 등 655명을 진료했다.이달 말까지 영남대의료원과 안동성소병원, 대구의료원 등도 단촌·옥산·점곡·안평·신평·안사면 등 6개면 100개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국가 트라우마센터 등은 진료 과정에서 심리적 충격을 받은 주민들을 찾아내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자신이 정신적 외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실제로 현장 진료 문진 과정에서 심리적 충격이 심한 43명을 찾아내 심리 상담과 연계했다.이선희 의성군보건소장은 "정신적 외상 고위험군은 3개월간 방문 또는 전화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고위험 증상이 지속될 경우 전문의료기관을 통해 1대 1 전문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중구 삼덕동에 있는 경북대병원 본원 이전 계획이 시작부터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군 부대 이전 계획을 통해 수성구 만촌동 제2작전사령부에 의료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이전할 계획을 구상하던 경북대병원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고 보건복지부가 대구 전역을 병상 공급 제한지역으로 설정하면서 이전 계획이 삽도 들어보기 전에 난관에 부딪혔다.홍 시장이 퇴임하기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9일 대구시는 도심 군부대 이전과 후적지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 때 제2작전사령부가 위치한 수성구 만촌동 후적지(1.27㎢·38만평)는 세계적 수준의 병원 중심 '종합의료클러스터'로 조성한다고 밝혔다.여기에는 대구 중구 삼덕동에 있는 경북대병원과 경북대 의대·치대·간호대 등을 함께 이전해 의료 분야 기업과 연구소 등을 연계할 수 있는 산·학·연·병원 종합 의료클러스터로 만들고 한편 글로벌 의료·연구기관도 함께 유치한다는 계획도 있었다.이에 발맞춰 지난달 24일 경북대병원은 병원 이전에 관한 연구 용역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연구 용역 결과 현재 위치는 새로운 진료환경 조성에 큰 한계점이 있기 때문에 새 병원 건립이 필요하다고 결론났으며, 대구시가 추진하는 제2작전사령부 후적지가 적합하다고 결론맺었다.하지만 홍 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하면서 경북대병원 이전 계획이 제대로 실현될 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기 대구시장이 군 부대 이전과 후적지 개발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알 수 없고, 차기 정부 또한 대구 시내 군 부대 이전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대구의 한 의료계 인사는 "홍 시장이 의료클러스터 조성 계획으로 경북대병원과 대구 지역 의료계에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지만 결국 대권 도전 욕심의 제물로 전락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복지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지역별 병상수급관리계획 또한 경북대병원 이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병상수급관리계획에 따르면 지역 내 인구수, 이동시간, 의료 이용률, 시‧도 의료 공급계획을 고려해 병상관리의 기본단위로서 진료권을 전국 70곳으로 분류해 병상 수요와 공급을 분석했다. 대구는 전역이 병상 공급 과잉으로 나타나 병상 공급 제한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는 복지부가 추진하는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이 종료되는 2027년까지 병상 수를 더 늘릴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지난해 9월 30일 기준 경북대병원의 병상 수는 940병상이다. 이전 타당성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 필요한 병상 수는 1천350병상으로 현재보다 410병상이 더 필요하다. 현재 병상 수를 더 늘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복지부의 병상수급 시책이 변경될 때 정부와 협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인 부분이다.경북대병원은 이전에 따른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기는 아직 이르지만 차기 시장과 정부에 이전의 필요성을 계속 주장하겠다는 입장이다.양동헌 경북대병원장은 "대구시의 군 부대 이전과 경북대병원 이전에 대한 관련 연구 용역 등이 현재 진행 중이고 군 부대 이전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려면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동안 경북대병원의 이전이 대구시민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계속 대구시와 차기 시장에게 계속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주 신임 대구시 경제부시장 "연속성 있는 시정 추진"
홍성주 신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향후 대구시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기존 정책에 따라 연속성과 안정성 있게 시정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대구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도록 주인공인 지역 경제인들을 잘 서포트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홍 부시장은 10일 취임 직후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지역 경제인들과 경제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하고 전반적으로는 시장님이 추진해온 경제 정책에 대한 연속성과 안정성 위주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이어 "중단 없이 추진돼야 하는 정책 분야가 많다"며 "일관성과 지속성을 계속해야 하는 정책 분야에 대해선 차질 없이 계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홍 부시장은 "시장 퇴임에 따라 시 업무 전체 소관은 행정부시장이 권한대행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경제부시장 소관 업무는 1차적으로 제 책임 하에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홍 부시장 등에게 임용장을 수여했으며, 11일 오전 11시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한다.홍 부시장은 "대외 정세나 경제 환경이 바뀌면 경제인들이 가장 빨리 적응해야 하는 당사자이기 때문에 대구시는 지역 경제인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며 "경제인들이 주인공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대구시 행정 체계가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향후 미래 신산업 구조 개선을 비롯해 산업 디지털 전환, 기업 유치 및 창업 지원 등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지역 경제 체질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대응에 집중할 계획이다.홍 부시장은 취임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11일 달성군 자동차 부품공장 현장을 직접 방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세 정책과 관련한 지역 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서한이 약 890억원 규모의 대구대명 한국토지주택공사(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대구대명 LH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남구 대명동 일대를 지하 3층~지상 19층, 304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재정비하는 사업이다.동부건설 등 4개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 끝에 서한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서한은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우수한 시공 품질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사업 단지는 도시철도 1호선 안지랑역과 가깝고 주변에 성명초, 경혜여중, 경상중, 대구고 등 다양한 학교가 밀집해 있다. 인근의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두류산, 두류공원, 성당못 등도 입지적 장점으로 꼽힌다서한은 최근 대구 도시철도 4호선(엑스코선) 1공구 건설사업의 실시설계 적격자로 최종 선정됐다. 친환경·스마트 기술로 높은 평가를 받은 서한은 지역 상징성을 반영한 랜드마크 정거장 디자인 등을 핵심 가치로 삼겠다는 방침이다.김병준 전무이사는 "서한이 오랜 시간 쌓아온 기술력과 신뢰가 만들어낸 값진 결실"이라며 "사람과 삶이 어우러지는 진정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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