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바이러스 분양 신청 27개 기관, 분양 완료 9곳"
"코로나19 우리나라만의 문제 아니야···국제협력 강화"
21일 기준 사망자 2명으로 늘어···확진환자는 총 204명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1일 백신 개발을 위해 연구기관 27곳이 바이러스 분양을 신청했고, 그중 9개 기관이 분양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1일 백신 개발을 위해 연구기관 27곳이 바이러스 분양을 신청했고, 그중 9개 기관이 분양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코로나19가 연일 맹위를 떨치면서 국민들의 시선은 백신과 치료제로 쏠리고 있다. 이에 과학자들이 국내 확진환자로부터 분리·배양한 바이러스와 유전물질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1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27개 기관이 바이러스 분양을 신청했고, 9개 기관이 분양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명단에는 국립보건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충남대 등이 포함됐다. 관련 전문가가 다수 있는 IBS(기초과학연구원)와 KAIST는 분양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BS는 분양 전 RNA연구단 차원에서 질본 신종감염병매개체연구과와 공동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바이러스 분양 신청은 27개 기관이 했고, 분양을 완료한 곳은 9개 기관"이라며 "(기관별로는) 5개 국·공립기관, 6개 대학·연구소, 16개 바이오기업이 신청한 상황으로 분양은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7개 기관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가져갔고, 2개 기관은 병원체로부터 분리한 유전물질인 RNA(리보핵산)를 분양했다. 

이달 5일 질본 국립보건연구원 바이러스분석과는 국내 확진환자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배양했고, 유전물질인 RNA(리보핵산)를 떼어냈다. 이어 11일 신종감염병매개체연구과로 살아있는 바이러스 2주를 옮겨 처음으로 백신·치료제 연구에 착수했다.

질본은 다양한 연구기관들이 치료제 개발에 착수할 수 있도록 바이러스 분양 신청을 받았다. 17일 생물안전도(BL·Biosafety Level) 3등급 시설을 갖춘 연구시설에 바이러스 샘플 분양을 시작했고, 19일부터는 이보다는 안전도가 덜 민감한 BL 2등급 시설에 바이러스로부터 추출한 유전물질 RNA를 분양했다. 

질본에 따르면 기관별로 바이러스는 최소 1주부터 최대 5주까지 전달됐다. 국·공립기관과 대학·연구소는 모두 백신과 치료제 연구를 목적으로 바이러스를 요청했고, 바이오기업 등 산업체는 2곳을 제외하면 모두 진단기술 연구 목적으로 RNA를 분양 신청했다. 27개 기관이 총 바이러스 19주, 핵산 44건을 신청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빠른 시일 내에 자원을 분양해 활발한 연구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우리나라만의 문제 아니야···국제협력 강화"

정은경 본부장은 이날 과학기술 기반 국제협력 계획을 묻자 "코로나19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국제보건기구(WHO)에서도 전문가 그룹이 연구개발을 준비하는데 우리 전문가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한 문제해결 방안을 도출하도록 국제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선 코로나19와 관련한 국내 R&D 지원 계획도 다시 발표됐다. 정 본부장은 "현재 유전자 검사로 6시간 소요되는데, 신속 진단 키트를 개발해 임상 현장에 바로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약제에 대한 연구, 백신에 대한 연구, 바이러스의 역학적 분석 등을 관계 부처와 협력해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질본에 따르면 21일 오후 4시 기준으로 확진환자 48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확진환자는 총 204명으로 늘어났다. 이날까지 사망자 2명, 격리 중인 환자 186명이 발생했다. 확진환자 중 17명은 격리 해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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