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대형 교회들이 주일예배를 취소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각 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대구 지역 대형 교회들이 주일예배를 취소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각 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이은혜 기자]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대표적 다중 시설인 교회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수천 명이 모이는 대형 교회들은 감염 확산을 우려해 2월 23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하거나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기총·장영일 대표회장)는 2월 20일 오후, 대구 지역 교회들에 예배 중단을 권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형 교회들은 자체적으로 예배 취소 결정을 내리고, 이를 교인들에게 공지하고 있다.

대기총 대표회장 장영일 목사가 담임하는 범어교회부터 2월 23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장 목사는 2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어제 저녁부터 대형 교회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일단 주일예배를 중단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오늘 아침까지 우리 교회를 포함해 대구동신교회, 반야월교회, 내당교회, 대봉교회 등이 예배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영일 목사는 "어제 권영진 대구시장이 전화로 간곡히 예배 자제를 부탁했다. 현재 양성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100여 명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주일 성수가 중요하지만, 인터넷 방송으로 예배를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예배 취소를 결정한 대구반야월교회 이승희 목사도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예배가 교회의 정체성이기 때문에 (예배 취소를) 많은 교인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러나 큰 교회는 교인 동선 확인이 쉽지 않기 때문에 위험성이 더 크다. 지금은 교회가 예배를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게 오히려 교인을 보호하는 길이다. 대구 전체가 제2의 우한이 될까 걱정하고 있다.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대구동신교회 권성수 목사도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3월 4일 수요예배까지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권성수 목사는 "이렇게 한다고 예배가 무시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예배하더라도 집에서 경건하게 할 수 있도록 신신당부하고 있다. 이밖에 교역자와 직원들은 평상 근무하면서 전화와 동영상을 통해 교인 사역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봉교회(박희종 목사)와 내당교회(최봉규 목사) 관계자도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2주간 주일예배를 열지 않고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구충성교회(최영태 목사)는 홈페이지에 3월 4일까지 예배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대구와 인접한 경산중앙교회(김종원 목사)도 23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김종원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경산 지역은 확진자가 없지만, 31번 환자 이후 확진자들의 동선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경산 인구가 25만 명인데, 우리 교회 출석 인원만 7000명 정도 된다. 이리저리 얽힌 교인까지 합하면 2만 명인데, 교회가 보건 당국과 발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온라인으로 예배하기 어려운 취약 계층들은 기독교 방송을 통해서라도 예배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다른 대형 교회들도 예배 취소를 검토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대명교회 장창수 목사는 21일 통화에서 "우선은 주일예배만 진행하려고 하는데, 상황이 심각해지면 내일이라도 예배를 취소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명교회는 신천지대구교회가 있는 대명동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가 5년 전 동구로 이전했다. 장 목사는 "대명동에 있는 교인들에게는 예배에 오지 말라고 안내했다. 특히 지역 야쿠르트 판매원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교인들의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북성교회(김정진 목사)는 오전 9시, 11시, 오후 2시 30분 열던 주일예배를 오전 11시 예배 하나로 통합했다. 교회 관계자는 "교회학교 모든 활동과 부서 모임을 금지하고, 식당과 카페도 폐쇄했다. 교회 자체 방역을 하고 있고, 신천지 때문에 당분간 교회에 등록하지 않은 사람은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할지 확정된 건 없다. 교회가 초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대구칠곡교회(우성민 목사) 관계자는 "1~4부 예배를 그대로 진행하지만, 본당 출입구를 하나로 통일해 교인들의 발열 상태를 체크하기로 했다. 그 외 새벽기도와 수요·금요 기도회, 교회학교 예배는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교회 미등록 외부인은 따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동부교회(김서택 목사)와 대구중앙교회(박병욱 목사)는 주일예배를 취소할지 회의를 열어 오늘 중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월 21일 오전 브리핑에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은 대구 지역 교회들에 예배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권 시장은 "신천지 교인뿐 아니라 혹시나 일반 시민들에게도 2~3차 감염이 퍼져 나갔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번 주 종교 활동은 중단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어제 대구기독교총연합회 통해 1차 협조 요청을 드렸다.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어 교회 등 종교 단체에 예배 등 다중이 모이는 활동을 당분간 중단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린다. 그래야 시민과 교인, 교회, 사찰을 보호할 수 있다. 간곡히 부탁 드린다. 금주 예정된 예배 등을 중단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21일 중 각 교회에 예배 자제 권고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아래는 대기총이 20일 발표한 담화문 전문.

담화문

존경하는 대구 지역 교회 성도 여러분!

최근 중국에서부터 발생하여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많은 국민이 감염으로부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대구는 그동안 비교적 타 지역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였으나 2월19일~20일(2일간)에 걸쳐 수십 명의 확진 환자가 일시에 발생함에 따라 큰 충격에 휩싸여 있습니다. 특히 신천지대구교회가 이번 환자 발생과 확산의 진원지로 밝혀짐에 따라 관계기관과 일반 시민으로부터 지역 교회에 대한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코로나19'로부터 '교회와 성도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감염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아래 사항을 결의하였음을 알려드리며 교회와 성도가 적극 동참 협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는 정부와 대구광역시를 비롯한 관계 기관의 요청 사항이며 우리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협조해야 하는 의미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 당분간 전교인이 참여하는 예배는 최소화해야 하겠습니다. 부득이한 주일 대예배를 제외한 모든 공 예배와 기도회는 가급적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주중에 개최되는 각종 소그룹 모임과 기관 단위 행사는 전면 취소해 주시고 찬양대 연습도 가급적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3. 교회에서 제공하는 공동 식사를 비롯한 소그룹 식사를 중지해 주시고 지역 무료 급식은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철저한 방역 대책 선조치하고 시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4. 예배당 건물 전체에 대한 전면 방역 소독을 실시해 주시고 카페를 비롯한 친교 장소도 가급적 운영을 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5. 발열 및 호흡기 질환자는 교회 출입을 제한토록 하여 주시고 입장하는 성도는 반드시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 등 위생 관리에 철저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6. 대구광역시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신천지대구교회 첫 확진자와 함께 예배에 참석한 숫자만 1000여 명이 되며 이들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에 비협조적임을 감안, 일반 교회로 침투가 우려되므로 등록교인 외 교회 출입자에 대해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대구지역 교회 성도여러분!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지역의 1600여 교회의 부흥을 기도하면서 성도의 안전과 권익 보호를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러한 결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도와 고충이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끝으로 '코로나19'로 인하여 교회가 겪고 있는 초유의 사태가 하루속히 종식될 수 있도록 대구광역시를 비롯한 유관 기관과도 긴밀히 협조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사오니 성도 여러분께서도 아낌없는 기도와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섬기시는 교회와 시민 모두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0. 2. 20.
(사)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장영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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