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토트넘 홈페이지
사진=토트넘 홈페이지

 

얀 베르통언이 고개를 숙인 채 교체됐다. 팬들의 성원에도 그는 끝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얀 베르통언은 6일(한국시간) FA컵 32강전 토트넘과 사우스햄튼의 재경기에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경기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그였기에, 팬들의 기대도 높았다.

그는 토트넘의 레전드 수비수로 2012년 이적해 9년째 토트넘의 5번으로 뛰고 있다. 그는 현재까지도 팀에 헌신하며 레전드 선수로 꼽히고 있다. 그는 지난해 챔피언스리스 4강 2차전에서 마스크를 쓰고 선발 출전하며 몸을 사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그의 수비는 토트넘 결승 진출에 큰 기여를 했다.

19-20시즌 초반 얀 베르통언은 좀처럼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7라운드 울버햄튼전에서 에릭센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하며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렸다. 그는 가슴을 찢는 슈퍼맨 세레머니를 선보이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는 지난해 “내 나이가 많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아직 꽤 젊다고 느낀다. 나이가 나를 방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야망이 있고 최소한 몇 년 동안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라고 느낀다. 최대한 오랫동안 팀을 위해 뛸 수 있으면 좋겠다”며 토트넘과의 재계약을 희망했다.

하지만 조제 무리뉴 감독은 베르통언과의 재계약을 원치 않는 듯하다. 이로 인해 1월 이적시장이 열렸을 당시 친정팀인 아약스가 베르통언을 원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6일 사운스햄튼과의 경기에서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그는 의욕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력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후반 55분만에 교체됐다. 그는 자신의 경기력에 실망한 모습이었다. 경기장을 빠져나와 벤치로 향할 때까지 고개를 숙였다. 그의 열정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버렸을까. 벤치에 앉아 한동안 슬픔에 빠져있는 얀 베르통언을 본 토트넘 팬 모두가 슬퍼했다. 그 한 장면에서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상실에 빠져있지만 그가 지금껏 토트넘에서 보여준 모습은 레전드였다. 팬들은 여전히 그를 향해 슈퍼앤이라고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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