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잇단 추락사고로 총 346명의 생명을 앗아간 ‘보잉 737맥스’ 기종의 운항 재개가 더 늦춰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추락사고의 원인으로 밝혀진 소프트웨어 결함 이외에 항공기 설계 측면에서 일부 기체 하드웨어 결함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자 CNN 보도에 따르면 보잉은 지난달 737맥스의 수평꼬리날개와 연결된 배선이 합선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미 연방항공청(FAA)에 보고했다.

배선 다발 두 개가 너무 근접하게 배치된 탓에 합선으로 수평꼬리날개가 오작동할 경우 항공기 추락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보잉 대변인은 “항공기 안전 확보를 위한 엄격한 절차 과정에서 해당 사실이 발견됐다”면서 “항공기 최우선 순위가 모든 안전 기준과 당국의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것인 만큼 FA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항공기 디자인과 설계를 변경할 만큼의 사안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기 이르다고 강조했다.

737맥스는 지난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와 지난해 3월 에티오피아에서 연달아 추락하는 대참사가 발생하면서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보잉은 해당 기종의 운항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매월 평균 42대를 추가 제작하면서 지난해 말 운항 재개를 목표로 했었지만 감독 당국의 조사가 이어지면서 발목 잡혔다.

여기에 사고 원인 조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이미 당초 계획보다 늦춰진 737 맥스의 운항 정상화가 더욱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속타는 국내 항공사…운항 보류하고 계획 변경 추진

전 세계적으로 737맥스 기종의 운항이 중단된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도 올해 3월까지 해당 기종을 운항할 수 없게 됐다.

기존 예상보다 운항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해당 기종을 투입하려 했던 국내 항공사들은 기재 운용 계획을 수정하거나 대체 기종으로 다른 제조사 기재 도입을 시도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달 보잉 737 맥스 기종의 노탐(NOTAM·Notice To Airmen) 시한을 3개월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노탐은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당국이 조종사 등 항공 종사자에 보내는 전문 형태의 통지문이다.

연장된 노탐의 발효 일시는 지난해 12월8일 오후 5시21분이며, 종료 일시는 올해 3월1일 오전 8시59분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8년 말 해당 기종을 2대 도입했으나 잇단 참사로 운항이 금지되고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이 기종을 싱가포르 등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 이용할 계획이었으나 계획이 차질이 생긴 것이다. 추가 도입 예정이었던 4대는 아직 보류중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2015년 파리에어쇼 기간 보잉과 737맥스 50대(확정구매 30대, 옵션구매 20대) 도입계약을 맺어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들여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직 인도 받지 않은 상태다. 현재는 737맥스 기종을 도입하려 했던 노선에 다른 기종은 대체 투입해 운행하고 있다.

또 당초 올해 3월29일부터 시작되는 하계시즌에 인천~오키나와 노선에 보잉 737 맥스 투입을 예정하고 있었으나 보잉 737-900 투입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티웨이항공은 2025년까지 737맥스 10대를 구입하려 했던 계획을 철회하고 에어버스의 중장거리용 기종인 A330을 내년에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호주, 중앙아시아 등 중장거리 진출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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