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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가해자의 만행…피해자 집에 닭강정 33만원어치 배달
사회 사건·사고·판결

학폭 가해자의 만행…피해자 집에 닭강정 33만원어치 배달

닭강정 가게 주인, 가해자들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고소 예정
피해자는 20살, 가해자는 21살과 24살 성인들

경기도 분당의 닭강정 가게 주인이 공개한 33만원어치 주문서.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도 분당의 닭강정 가게 주인이 공개한 33만원어치 주문서. 온라인 커뮤니티

학교폭력 가해자가 피해자 집으로 닭강정 33만원어치를 배달시켰다는 사연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해당 업주는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가해자들을 경찰에 업무방해혐의로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25일 경기도 분당의 한 닭강정 가게에 따르면 전날 이곳으로 한 건의 단체 주문이 들어왔다. 여러명이 모여서 먹을 거라며 30만원에 맞춰달라는 내용이었다. 크리스마스이브였기에 가게 주인도 별다른 의심없이 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주문한 집에서 주인은 생각지도 못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집에서 나온 여성은 "배달을 시킨 적이 없다"고 했다. 주인이 주문서를 보여주자 굳은 표정으로 "아들이 지금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가해자 아이들이 장난 주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그럼에도 "매장에 피해를 줄 수 없다"며 전액 결제를 해줬다. 그러나 강정은 세 박스만 받겠다고 했고, 주인은 일단 결제를 받은 뒤 돌아왔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내용을 전하며 "남은 강정은 회원님들께 무료로 드리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결제하셨던 고객님께는 내일 찾아가서 환불해 드리려고 한다. 주문한 아이는 가해자 중 한 명이라고 한다"며 "그 분과 아드님을 돕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이런 경우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닭강정 가게 주인이 작성한 경찰 고소장. 온라인 커뮤니티
닭강정 가게 주인이 작성한 경찰 고소장. 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글이 올라간 후 해당 닭강정 가게에는 회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인은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어머니의 결제 내역은 카드사에 연락해 강제 취소했고, 가해자들은 영업 방해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피해자 어머니와 통화한 주인은 보다 구체적인 내용도 덧붙였다. 피해자인 큰 아들은 20살이며, 가해자들은 21살, 24살이라는 것이었다. 피해자 어머니는 주인의 경찰 고소와 사건 공론화에 동의했다.

사연을 접한 한 변호사가 도움을 주겠다며 연락했지만 주인은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 피해금액이 적고, 업무 방해 내용도 단순해 고소장 작성에 어려움이 없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주인은 "크리스마스 오후에 경찰서 방문 예정이다. 경찰서 다녀와서 진행상황을 업데이트 하겠다"며 "같이 분노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린다"고 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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