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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OK’ 투톱 양강 체제, 내년도 이어간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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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9-12-23 00:00

리테일 집중한 포트폴리오로 2위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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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올해 하위사와 자산 격차를 크게 벌린 덕분에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내년에도 투톱 체제를 지킬 전망이다. 두 저축은행은 지난 3년간 순익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할 만큼 ‘파죽지세’ 성장을 보여왔다. 다만 최근 들어 저축은행의 주요 상품인 가계 대출에 대한 각종 정부 규제들이 본격 적용되면서 수익성은 약화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 타사 멀찍이 따돌린 SBI-OK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타 저축은행들을 멀찍이 따돌렸다. 올 3분기 기준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각각 8조4110억원, 6조5916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1조4614억원, 1조7547억원씩 늘린 결과다. 자산을 크게 늘린건 대출 채권을 확대한 영향이다. SBI저축은행의 대출채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조340억원 늘어난 6조6127억원, OK저축은행은 1조7547억원 증가한 5조9913억원을 기록했다. 두 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익은 각각 1562억원, 747억원으로 수익 규모도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동안 자산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실제 SBI·OK저축은행 총자산 합계는 15조26억원으로 업계 3~7위사인 한투·페퍼·웰컴·유진·JT친애저축은행의 총자산을 합친 것보다 5600억여원 많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지형을 뒤흔들만한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두 저축은행과 중소형 저축은행 간 양극화 현상은 극복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독보적 모바일 채널을 구축한 SBI저축은행과 리테일 분야서 강점을 보이는 OK저축은행을 뛰어넘을 혁신적 요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 SBI-OK 선두 다툼도 치열…각자 다른 포트폴리오 보유

SBI와 OK저축은행은 총자산이 2조원 가량 차이 나지만 사실 총대출금 규모는 비슷하다. SBI저축은행의 대출금은 6조8223억원, OK저축은행은 6조3822억원이다. 대출금을 용도별로 나눠보면 SBI는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비중이 비등하지만, OK는 가계비중이 조금 더 크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여신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기업대출과 가계자금 대출 비율을 5:5 정도로 맞췄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기업 대출의 비중이 더 컸지만 가계자금 대출에 포함되는 중금리를 확대하면서 대출 자산을 불렸다. 저축은행들은 2017년 도입된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라 가계대출 성장 규모를 지난해 대비 7% 안팎으로 조절해야 하지만 중금리대출은 총량규제 대상 자산에서 제외했다. 중금리 대출 유인책의 일환이다.

최근 SBI저축은행은 지난 6월 내놓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이다뱅크’를 발판 삼아 성장을 주마가편하고 나섰다. 국내 최고 수준의 모바일 플랫폼 개발을 위해 지난해 1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전사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 인터넷전문은행과 겨룰 수 있는 플랫폼을 완성했다고 자평한다. 간편결제 플랫폼 토스와 페이코와도 연계해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고객 유입 채널을 만들었다. 사이다뱅크는 비대면 계좌개설, 이체, 예·적금 가입은 물론 대출 신청과 송금까지 모든 금융서비스를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인증으로 연중무휴로 이용할 수 있다. 실적 조건 없어도 각종 이체, ATM 입출금, 증명서 발급 등 모든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신규 가입 고객을 위한 특판 상품도 만들었다. 그 결과 불과 1년도 안되는 사이에 고객 10만명이 늘어났다. 올초 87만4448명이었던 거래자수는 지난 9월 말 94만4827명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이렇게 고객을 단기간 대거 확보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OK저축은행은 리테일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가계자금대출비중이 크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 기업대출을 9000억여원 늘리면서 기업자금대출 비중을 46.06%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3분기 42.54%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자산 편중이 소폭 완화됐다.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련 수치는 타 사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상반기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전체 여신 중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 비율) 6.85%, 연체율 4.28%를 기록했는데 2년 전에 비해 각각 0.55%포인트, 2.49%포인트가 낮아진 것이다. OK저축은행이 대부업 자산을 포함해 7~10등급의 저신용자를 고객으로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전성 수치는 양호한 수준으로 보인다.

OK저축은행은 영업을 종료한 대부 계열사 채권을 매입하며 대출 자산을 불렸다. OK금융그룹은 저축은행 인수 조건으로 2024년까지 대부 3사(원캐싱·미즈사랑·아프로파이낸셜대부)를 청산하겠다고 금융당국에 이해상충방지계획을 제출했다. OK금융은 지난해 원캐싱의 사업 전부를 아프로파이낸셜대부(브랜드 이름 러시앤캐시)로 옮겼고 지난 6월 미즈사랑대부의 대출채권과 자산, 직원을 아프로파이낸셜대부나 OK저축은행으로 옮겼다. 대부업 청산이 완료되는 2024년에 러시앤캐시 자산과 고객을 OK저축은행이 소화하면 몸집은 더 불어날 전망이다.

◇ 내년부터 적용되는 각종 규제...대부 자산 OK 타격 입나

다만 내년부터 적용되는 각종 규제로 두 저축은행의 수익성은 약세를 띨 가능성이 있다. 저축은행들은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상향조정되고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 도입을 앞두고 있다. 특히 대부업 자산 영향으로 고금리 비중이 높아 페널티를 안게 된 OK저축은행의 대응이 관심이다.

우선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을 은행 수준으로 맞춰 부실에 대응하게 했다. 자산건전성 등급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분류되는데 각 단계마다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저축은행 업권에는 기존 가계·기업대출 모두 ‘정상’ 단계부터 ‘요주의’까지 0.5~2%를 부과했으나 내년부터는 가계·기업으로 나눠져 각각 정상 0.85%, 요주의 10로 오른다. 특히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은 적립률에 50%를 가중하기로 했다.

예대율은 금융사의 대출금을 예수금(예·적금)으로 나눈 값으로, 재무적 건전성을 관리하는 중요 지표 중 하나다. 그동안 저축은행 업권에는 적용되지 않던 규제였지만 예대율 규제 시행 첫해인 내년에는 110%, 2021년부터는 시중은행과 동일한 100%를 적용받는다. 대출금 계산식에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금액은 30%의 가중치가 반영된다. 가령 대출 금리가 20%를 넘는 대출 금액이 100억원이면 계산식에는 1.3을 곱한 130억원이 반영되는 식이다. 이 식대로라면 높은 금리의 대출을 많이 취급하면 자연스럽게 예대율이 높아지게 된다. 때문에 고금리 대출 비율이 높은 OK저축은행으로써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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