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사랑한 예능, 1박2일 시즌1 [TV/드라마]

글 입력 2019.11.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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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메인 MC 강호동의 허스키하고 장악력 있는 목소리와 화면의 여백 따위는 허용하지 않는 그의 매력적인 얼굴의 줌인을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은 그렇게 채워졌다. 10년이 지난 예능임에도 유튜브에서 사랑받고 있으며, 나 역시 여전히 그들을 찾아간다.

 

일부 구성원들과 일명 나영석 PD 사단의 합은 tvN 강식당과 더불어 지금의 신서유기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노련함 속에서 국민의 웃음을 위한 그들의 여정은, 그때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하며, 사랑받아 마땅하다.


유튜브 1박 2일 영상들의 댓글들 또한 한마음 한뜻으로 웃고, 공감하는 중이다. 나 또한 그렇기에, 매회가 사랑과 관심 안에 존재했던 1박 2일이지만, 개인적으로 특히 더 애정으로 하는 회차를 소개하려 한다.

 

 

 

#전남 영암, 연기자 vs 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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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편은 몰래카메라로 꾸민 1회차와 스태프들과의 대결인 2회차 모두 ‘레전드’였다. 특히 2회차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입수, 낙오, 기상 미션 등의 예능인들끼리의 살벌한 심리전은 둘째로 하고, 어느 예능에서 스태프와 연기자들이 야외 취침을 두고 대결을 할 수 있을까? 전무후무한 이 에피소드는 1박 2일 구성원 6명을 하나로 뭉치게, 시청자들 역시 스크린 밖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들어와 함께 그들을 응원했던 회차라고 생각한다. 시청자가 보기에도 스태프의 전원 야외 취침이 색다르고 욕심나는 그림임에는 분명했다.

 

스태프의 얼굴과 함께 자막으로 소속, 이름이 뜨는 것은 지금 봐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들은 직장인이며, 연예인이 아니었고, TV에 나올 리 만무한 스태프분들이었다. 연예인의 매니저, 코디를 넘어 카메라, 오디오, 조명, 연출팀 등. 아마 그 덕에 어린 나는, 연기자들만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게 아닌, 한 프로를 위해 많은 사람이 보조하며 함께 만들어나간다는 것과 연예인들이 수상소감으로 스태프의 이름을 언급하거나 감사해하는 이유를 자연스레 알게 되었을는지 모른다.

 

당시 막내 작가였던 김대주 작가 놀리는 것을 시작으로 탁구 게임을 하고, 이훈석 매니저의 한 몸 불사르는 족구 경기 등으로 연기자, 스태프 너나 할 것 없이 즐기며 웃음을 주었다. TV 속의 그들이 즐기고 웃고 있으니, 함께하는 시청자 역시 하나 될 수 있었다. 마지막 단체줄넘기의 카운트를 70명의 스태프가 세는 소리는 가히 엄청난 긴장을 일으킨다. 스태프인 동시에 시청자이기도 했던 그들의 존재감과 단합력이 활기에 찼기에 그 역시 TV 밖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낸 것은 아니었을까?

 

결과 이후의 그들의 반응도 그 추억을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그 속에선 모두가 예능인이었고, 대단했다.




 # 강원 평창, 트럭 뒤 칸 소동과 폭우 속 버라이어티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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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체험을 주제로 평창에 가는 길은 의도치 않게 혹서기 대비캠프를 연상케 했다. 에어컨도 빵빵 하다던 트럭 뒤 칸은 엔진 열로 달궈졌고, 복불복으로 강호동, 은지원, 이승기가 앉음으로써 그들 간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매일같이 앞 좌석에서 존재감을 내뿜었던 강호동이 뒷좌석에 앉은 것은 참으로 신선한 그림이었다. 더위로 점점 정신을 놔버리고 서로의 얼굴에 물을 뿜어대는 모습은 엽기적이면서 소리도 못 낼 정도로 웃게 하는 데 앞장섰다.

 

중간에 외계인 관련 퀴즈를 푸는 것, 이승기의 일침이었던 “FIFA가 약자에요”, 수도퀴즈는 한 회에 이렇게 재밌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다채롭게 꾸며주었고, 눈 가리고 좀비 게임 역시 MT나 쉬는 시간 놀이문화에도 좋은 소재거리를 제공한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2회차의 폭우 속 일화는 1박2일 구성원들의 예능 사랑을 여실히 드러내 준 회차였다. 아무리 예능이라 한들, 진흙에 얼굴을 파묻고 몸을 날리니 대단하지 않은가. 각자의 방식대로 퍼포먼스를 선보일 때는 예능에 대한 부담감과 욕심을 드러내 새삼 감동적 이기까지 하다. 여기에 효과음과 감각 있는 자막까지.


 

‘버라이어티 정신’. 단합과 패기를 북돋는 데에 1박 2일과 기막히게 맞아떨어지는, 이보다 더한 문장은 없을 것이다.

 

 

스튜디오에서 벗어나 매회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곳을 찾아 떠났던 열정 넘치는 1박 2일은 시청자에게 예능에 대한 애정과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해주었다.


 

 

 # 여수 거문도, 등대와 지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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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의 멋진 풍경을 위해 방송 장비를 어깨에 메고 산 하나를 넘어야 하는 그들은 YB와 OB팀으로 나누어 대결을 펼친다. 스크린 너머 안방까지 전해져 오는 힘듦과 결국에는 해내고야 마는 그들과 스태프들의 모습은 안쓰러움과 동시에 웃음을 선사한다.

 

단합대회와 여수의 돌산 갓김치와 고흥 김을 김밥처럼 싸 먹은 강호동의 모습 등 찰나의 순간을 분량으로 확보한 그들은, 베테랑이었다. 물건 던지기 복불복 게임으로 취침이 결정되기에 게임 앞에 처절했던 김C는 “나의 지미집~”이라며 지미집 카메라에 대한 애정을 뿜어냈다.

 

그때 나를 포함한 사람 대부분이 풀샷을 잡는 카메라가 지미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MC몽과 은지원의 야밤의 신경전 등은 여전히 웃긴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웃자고 하는 예능을 15kg 이상 되는 짐을 직접 나르면서까지 해야 할까 걱정하면서도 1박 2일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명소나 정보들의 공유에 한편으로는 고마운 예능이다.


이 외에도 혹한기 대비캠프, 시청자와 함께하는 특집, 돼지 슬라이스와 이수근의 제기 뚜껑이 날아간 신안 흑산도 편, 담양 편, 덕풍계곡을 품은 강원 삼척 편 등 수도 없이 많은 레전드 회차가 있다. TV 앞에 앉아 매주 일요일을 1박 2일로 채워 넣었던 사람들은 아마 입을 모아 이야기할 것이다. 매회가 대단했고, 웃겼다고 말이다.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이제 20대가 되었고, 변한 것들은 많지만, 그 시절 1박 2일 시즌 1을 좋아한 사람들은 그때를 추억한다.


나는 여전히 그들이, 그때가 그립다. 동시에 그때의 나를 사랑하며, 그때 그 당시를 사랑한다. 내 학창 시절을 사랑하게, 그들을 그립게 만들어준 1박 2일에. 참, 고맙다.


 

[서휘명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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