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고셔병`은 체내 효소 부족으로 분해되지 못한 당지질 세포가 체내 대식세포에 쌓이면서 발생한다. 간 또는 비장이 비대해지고 적혈구나 혈소판이 파괴되며, 이를 통해 혈액계 문제를 일으키거나 골격계, 신경계 증상 등 여러 증상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리소좀 축적질환인 고셔병은 전세계적으로 4~6만 명 중 1명 꼴로 발병한다. 국내에는 약 100여명의 환자가 보고된 상태.
이처럼 고셔병은 희귀질환 중에서도 드문 `초희귀질환`이지만 지난 20여년 간 빠르게 치료 옵션이 발전했다. 다만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기에, 평생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고셔병은 최초의 고셔병 치료제인 세레데이즈 출시 이후 표준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은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과 치료 편의성을 향상시킨 `기질감소 치료제(Substrate Reduction Therapy: SRT)`, 두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이 분야에서 대표적으로 자리잡은 치료제는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사노피의 '세레자임(Imiglucerase)'이 있다. 세레자임은 ERT 요법으로 제1형 고셔병이 치료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새겨넣었다.
이후 사노피는 SRT 요법의 `세레델가(eliglustat)`를 내놓으며 편의성과 장기적 효과를 잡았다.
ERT 요법은 주사제이기 때문에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2주마다 병원에 내원해 주사를 투여 받아야 한다. 그런데 SRT 요법인 세레델가는 1일 1~2회 복용하는 제1형 고셔병 경구형 1차 치료제로, ERT를 받고 있는 환자가 SRT로 전환해도 괜찮다는 근거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고셔병 환자들은 서양과 달리 신경병증을 동반하는 제2형과 제3형 고셔병인 경우가 많다. 제1형 고셔병은 경증으로 진행되지만 제2형, 제3형 고셔병은 신경병증 증상이 나타나 상대적으로 더 중증으로 분류된다.
다행히 2019년 2월에는 제3형 고셔병에 '세레자임'이 허가돼 국내 제3형 고셔병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치료 옵션이 생겼다.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기한 약 이야기]에서는 고셔병 치료에서 조기진단의 필요성과, 고셔병 치료제인 '세레자임'과 '세레델가'의 가치를 알아본다.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기한 약 이야기, 이하 알.쓸.신.약]은 치료제에 대해 '환자의 시각'에서 질문을 만들고, 제약사 관계자나 관련 의사에게 답변을 듣는 코너입니다. 답변 내용은 최대한 쉽게 해설하기 위해 일부 각색될 수 있습니다.
◆ 희귀 난치성 유전질환 `고셔병`‥조기진단과 조기치료 필요
고셔병은 효소 결핍으로 인해 생기는 리소좀 축적질환(Lysosomal storage disorder: LSD)의 한 종류다.
고셔병은 비장과 간의 비대, 통증, 골 손상, 기타 여러 가지 불편한 증상으로 이어지는 매우 드문 선천성 질환이다.
고셔병은 효소(글루코세레브로시다아제: lucocerebrosidase) 결핍이 원인으로, 이로 인해 일부 혈액 세포에 복합지질(지방 성분)이 축적된다. 이들 혈액 세포는 고셔 세포라고 알려져 있으며 간, 비장, 골수에 걸쳐 발생하며, 때때로 폐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모든 종류의 고셔병에서는 통증, 피로, 빈혈, 황달, 골 손상, 간과 비장의 비대 같은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비호지킨성 림프종의 증후 및 증상이 그대로 나타날 수 있다.
고셔병은 제1형, 제2형, 제3형으로 구분한다. 고셔병의 뼈 증상은 제1형 고셔병 환자의 80% 이상에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으로,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이미 파괴적인 변화가 발생한 후에는 완전한 회복이 어려워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2형은 대개 2세 이전의 영아기에 발병해 3세 이전에 사망한다. 3형은 1형과 2형의 복합형이다. 처음에는 1형처럼 진행되나 어느 순간 치매와 근강직 같은 증상이 급격히 진행된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1형 고셔병은 중증일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
다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계 민족의 경우 신경증상을 동반하는 2, 3형 환자가 약 50% 이상 차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제3형 고셔병의 경우 국내 유병률이 38.9%로, 전세계 유병률인 약 5% 대비 현저히 높은 편이다.
고셔병은 단적으로 치료가 늦을수록 예후가 좋지 않으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빠른 진단이 이뤄진다면 고셔병은 환자 특성과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
이러한 고셔병에는 일반적인 치료 원칙이 있다. 먼저 환자가 적시에 적량으로 올바른 약을 처방 받는 것이다.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지체없이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치료 결정은 임상시험 결과 및 장기 추적 결과를 통한 증거가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 불충분한 단일 기관 연구를 근거로 하거나, 의료진 개인의 입증되지 않은 의견을 반영해서는 안된다.
또한 고셔병 환자들은 질병의 역전 효과(간/비장 비대의 축소, 혈구 수치 개선, 골밀도, 골성동통, 골수 침윤의 개선)에 뛰어난 반응을 보일 뿐만 아니라 골위기(bone crisis: 급성적인 극심한 뼈의 통증) 및 골괴사와 같은 파괴적인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증상만으로 고셔병을 진단하기는 쉽지 않다.
한 눈에 고셔병을 특정할 수 있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뿐 아니라 환자의 질환 유형, 병의 진행 속도 등에 따라 아예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환자나 의료진이 조기에 고셔병을 의심해 진단해내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증상 중 일부는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워, 환자들이 정확히 고셔병으로 진단받기까지 평균 수차례에 걸쳐 여러 병원을 방문하게 된다.
따라서 환자, 의료진 구분없이 고셔병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꾸준한 교육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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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셔병은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요? 유전질환이라던데, 부모부터 자식까지 모두 고셔병 위험이 있는 건가요?
임한혁 교수(충남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 고셔병은 리소좀 축적 질환 중 하나로, 세포 분해 효소인 글루코세레브로시다아제(glucocerebrosidase)가 결핍돼 생기는 희귀난치성 유전 질환입니다.
이 효소가 부족하게 되면 글루코세레브로사이드(glucocerebroside)라는 당지질이 분해되지 못한 채 리소좀 내에 쌓이게 됩니다. 이를 '고셔 세포'라고 합니다. 고셔 세포는 간이나 비장, 폐, 골격계 등에 침윤돼 각종 증상을 유발하지요.
고셔병은 유전질환이기 때문에 자녀가 고셔병이라면 부모가 보인자일 확률이 높습니다. 보인자는 한 개의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어 증상이 발현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인자들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날 경우 확률적으로 25%는 고셔병이 발현됩니다.
Q. 그럼 고셔병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면 되나요?
임한혁 교수 = 일반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고셔병을 확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효소 활성도 검사를 시행해, 효소 결핍 및 저하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유전자 검사를 이용하면 환자의 고셔 유전자 이상에 대한 정보를 더욱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소량의 혈액만을 사용해 효소 활성도와 DNA 분석, 바이오마커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DBS(Dried Blood Spot) 검사가 등장했습니다. 또한 국내 신생아 선별검사에 고셔병 관련 유전자 검사 항목이 추가돼 갓 태어난 신생아에서도 고셔병 유전자 보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희귀질환이다보니 진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국내 환자들은 어떠한 방법으로 고셔병을 진단받나요?
임한혁 교수 = 일반적으로 고셔병을 바로 진단받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뚜렷한 증상이 없고, 환자마다 각기 다른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혈액암 등 다른 질환을 의심받아 치료를 받다가 호전되지 않아 전원되는 케이스가 일반적입니다.
정말 드물게, 본인의 증상이 고셔병과 일치하는 것 같다고 생각해 찾아온 경우도 있긴 합니다.
고셔병이 유전 질환이다 보니 환자 가족들은 가족력 검사를 통해 추적 관찰하고 있습니다.
Q. 고셔병도 종류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각 아형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임한혁 교수 = 고셔병은 신경 증상의 유무에 따라 제1형, 2형 및 3형으로 분류됩니다.
제1형은 신경 증상이 없고 진행 속도가 느린 유형으로, 다른 유형 대비 비교적 경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유럽 및 북미 등 서구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제2형은 가장 예후가 좋지 않고 심각한 유형입니다. 급성 신경계 질환이 동반되며, 영아기에 발병해 대부분 3세 이전에 사망하게 됩니다.
제3형에서는 1형과 3형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데, 초반에는 1형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신경 증상을 동반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서양과 달리 신경병증을 동반하는 제2형과 제3형 고셔병인 경우가 많아 증상이 더 심각합니다.
국내 고셔병 환자의 50%가 2, 3형 고셔병으로, 전세계 유병률인 5%와 비교하면 매우 높아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Q. 고셔병 환자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임한혁 교수 = 분해되지 못한 세포가 체내 간 및 비장에 축적되기 때문에 배가 공처럼 불룩해집니다. 이와 함께 출혈 및 골격계 질환, 피로, 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제2, 3형 환자의 경우에는 간질 발작, 안구운동 장애 등 신경 증상이 동반됩니다. 영아 및 소아의 경우에는 성장 장애 또한 나타납니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증상이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고셔병을 특정하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고셔병 확진이 어렵습니다.
게다가 증상의 발현 시기와 양상도 환자별로 다양하고, 출혈 및 피로 등의 증상 같은 경우에는 다른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기 때문에 의료진이 고셔병을 진단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Q. 현재 국내 고셔병 환자는 몇 명 정도 있나요?
임한혁 교수 = 고셔병의 유병률은 인종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4~6만명 당 1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까지 국내 고셔병 확진을 받은 환자는 약 70명 정도로 파악되나 현재 약 40여명이 생존해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병률을 기반으로 계산해보면, 아직 확진 받지 못한 국내 환자들이 더 존재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이처럼 실제 보고된 수치와 유병률로 계산한 수치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 이유는 고셔병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고, 진단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고셔병임을 알지 못한 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도 분명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항상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Q. 희귀질환 관련해 국가적으로 필요한 정책이 있다면요?
임한혁 교수 = 희귀질환은 전문가가 부족하고, 모든 병원에서 진단 검사가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질병에 따라 진단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힘들게 진단된다 해도 국내 희귀질환 목록에 들어있지 않은 질환의 경우, 끊임없이 들어가는 의료비를 고스란히 가족들이 떠 안는 경우가 많아 환자와 가족을 불행에 빠뜨리고 가정의 붕괴와 해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경험하곤 합니다.
따라서 제도권으로 들어오지 못한 수많은 희귀질환 환자들의 의료비 지원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합니다. 대안으로 인정된 기관의 공인된 의사에 의해 희귀질환 환자로 판명되면, 설사 진단명이 없는 질환일지라도 환자들에게 의료비를 지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희귀질환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세레자임`과 `세레델가`, 고셔병 치료를 바꾼 주인공
고셔병은 현재 ▲간 및 비장 크기 장기간 감소 ▲헤모글로빈 및 혈소판 수치 장기간 개선 ▲뼈 통증 및 뼈 위기 발생률 장기간 개선 등이 주요 치료 척도로 꼽힌다.
이외에도 골다공증의 역전 및 골절 위험성의 감소뿐만 아니라 삶의 질 개선은 고셔병 치료에 함께 고려돼야 할 중요한 치료 목표다.
고셔병은 표준치료법으로 널리 사용돼 온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이 등장하면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세레자임(Imiglucerase)'이라는 ERT 요법은 제1형 고셔병이 치료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새겨넣게 됐다.
ERT는 쉽게 말해 고셔병 환자에서 부족한 효소를 투여해 당지질 축적을 막는 방법이다. 이 ERT는 오랜 임상데이터 등을 통해 비장비대, 빈혈, 혈소판 감소, 뼈의 침범, 뼈의 통증 등에 효과가 입증됐다.
구체적으로 세레자임은 비장/간의 확대 및 적은 혈구 수를 역전시키고 골통증 및 골밀도를 개선하며, 골위기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했다. 그리고 사실상 비장절제술의 필요성을 제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ERT 요법은 약 20년 동안 5만명이 넘는 환자 및 다수의 논문(peer-reviewed)을 통해 확인돼 왔고, 제1형 고셔병 치료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우수하다고 인정됐다.
하지만 ERT는 90% 이상이 간과 비장에서 활용되고 소량만 골수까지 전달된다. 안타깝게도 유럽 외 여러 나라에서 다수의 환자들은 제1형 고셔병의 일반 증상 외에, 폐, 림프구 및 골 변형, 다양한 정도의 신경학적 증상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심각한 유형의 고셔병 치료에 있어서는 다른 장기까지 약효가 도달할 수 있는, 조직 분포가 우수한 치료법이 간절히 필요했다.
이에 제1형 고셔병 치료는 `기질감소치료법(Substrate Reduction Therapy:SRT)`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SRT는 글루코실세라마이드 합성효소(glucosylceramide synthase)를 억제해 글루코세레브로시다아제가 분해해야 하는 기질의 양을 미리 줄여주는 방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레델가(eliglustat)`에 관한 장기적인 데이터는 매우 유망했다.
세레델가를 포함한 기질감소치료법(SRT)은 소규모 분자 치료로, 앞서 언급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경구제인 세레델가는 캡슐로 복용이 가능하며 지방질 생산과 관련된 효소(GCS, 글루코실세라마이드 신타아제)를 억제해 고셔병으로 인해 축적된 지방질(글루코세레브로사이드)의 생성을 늦추는 작용을 한다.
세레델가는 장기 임상연구인 ENCORE, ENGAGE를 통해 기존 정맥 주사 치료제인 ERT 치료를 받은 환자 뿐 아니라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제 1형 고셔병 환자에도 유의미한 데이터를 보였다. 기존 치료인 ERT를 받고 있는 환자가 SRT로 전환해도 괜찮다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세레델가의 ENGAGE 임상연구는 고셔병에 대해 실시된 최초의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임상으로, 70명 이상의 환자들 중에서 선별된 40명의 환자가 9개월 동안 위약 또는 세레델가를 무작위로 투여 받았으며 이후 개방표지(open-label) 연장 연구를 진행했다.
ENGAGE의 1차 평가지표는 비장 부피의 감소, 2차 평가지표는 헤모글로빈 수치의 개선, 간 부피 감소 및 혈소판 수의 증가였다. 세레델가는 두가지 지표 모두에서 우수함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ENCORE 임상은 비열등설계시험(non-inferiority design trial)으로서 ERT를 안정적으로 투여 받고 있는 159명의 환자가 등록됐으며, 환자들은 2:1의 비율로 세레델가 또는 ERT에 무작위 배정됐다.
ENCORE 임상연구는 비장, 간, 헤모글로빈 및 혈소판 요소가 포함된 1차 복합 평가 변수로 시행됐고, 12개월 시점에서 세레델가의 비열등 혼합 평가지표가 충족됐다.
더불어 지난 2월 세레자임은 식약처로부터 제1형에 이어 제3형 고셔병의 비신경학적 증상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 허가를 받았다.
제3형 고셔병의 경우 국내 유병률이 38.9%로, 전세계 유병률인 약 5% 대비 현저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에 허가받은 제3형 고셔병 치료제가 없어, 치료 옵션에 대한 환자들의 어려움이 존재했다.
이번 적응증 확대는 일본에서 진행된 시판 후 임상시험이 근거가 됐다. 일본 내 신경형 고셔병 환자를 대상으로 세레자임을 투여한 결과, 효소대체요법 종료 이후 혈액학, 장기, 골격계 주요 증상들이 치료 목표에 도달함과 동시에 치료 관해가 오래 유지되는 것으로 판단됐으며, 안전성 프로파일 또한 거의 모든 평가 시점에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전세계 제3형 환자에서 헤모글로빈 수치, 혈소판 수치, 간 및 비장 용적 등 주요 비신경학적 증상들이 현저하게 개선됨을 추가적으로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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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셔병은 희귀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치료제가 있더군요. 이 중 세레자임은 효소대체요법이고, 표준 치료로 알고 있습니다. 이 약제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인가요?
사노피 = 과거 치료제가 없었던 고셔병은 1990년대부터 체내에 필요한 효소를 주입해주는 '효소대체요법'의 개발을 통해 치료 가능한 질환이 됐습니다.
효소대체요법은 결핍된 글루코세레브로시다아제를 세포 내로 공급해 발생할 수 있는 신체 합병증을 예방하고, 고셔병 증상을 개선시켜 주는 치료법입니다.
이중 세레자임은 1994년 FDA 승인을 받은 후 전세계 60개 이상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고셔병 표준치료제입니다.
임한혁 교수 = 세레자임의 가장 큰 강점은 장기간의 데이터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고셔병 환자에게 사용 가능하며, 임산부에게도 투여가 가능하다는 부분입니다.
출시 후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고셔병에 대한 표준치료제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간 및 비장 크기 감소, 혈소판 수치 상승 등 증상 개선 효과와 실제 장기간 안전성 데이터가 검증됐다는 점 또한 세레자임의 강점입니다.
Q. 고셔병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잖아요. 세레자임의 안전성은 어떠한가요?
사노피 = 1994년부터 8년 동안 세레자임의 장기 안전성 연구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성인 및 아동 고셔병 환자들이 보고한 이상반응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이상반응은 1% 이하의 비율로 발생했고, 대부분 주입 부위와 관련한 심각하지 않은 반응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Q. 세레자임은 최근 1형뿐 아니라 3형에서도 허가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나요?
임한혁 교수 = 서양에서는 제2형, 3형 고셔병 발병률이 낮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계 고셔병 환자에서는 약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발병 빈도가 높습니다. 특히 제3형 고셔병은 전세계 발병률 대비 국내에서 약 7배 정도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에 허가받은 제3형 고셔병 치료제가 없어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존재했습니다.
세레자임은 유럽, 캐나다 등 전세계 60여개 국가에서 제3형 고셔병 치료제로 사용돼 왔습니다.
국내 유병률은 높으나 허가된 약이 없어 어려움을 겪던 제3형 고셔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생겼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이고 기쁩니다.
제3형 고셔병까지 적응증이 확대된 세레자임이 국내 제3형 고셔병 환자들의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를 크게 채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세레자임은 주사제인데, 세레델가는 경구제더라고요. 세레델가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임한혁 교수 = 세레델가의 가장 큰 장점은 경구제형이기 때문에 효소대체요법 대비 좀 더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효소대체요법은 2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외부 활동이 많거나 일을 하고 있는 환자들은 2주 이상의 장기적인 여행 계획이나 출장 일정 등을 잡을 수 없어 아쉬워했습니다.
경구제인 세레델가는 하루에 1~2알만 복용하면 질환 관리가 가능해, 환자들도 치료에 구애받지 않는 일상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환자들의 삶의 질도 상승해, 이제 고셔병은 '치료 가능한 질환'에서 '관리 가능한 질환'이 됐습니다.
또한 세레델가는 저분자 물질이라 신체 전반에 걸쳐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부분이 큰 장점입니다. 효소대체요법은 상대적으로 분자 크기가 큰 편이라 치밀한 조직들까지는 약제가 침투하기 힘듭니다. 그렇다보니 뼈나 림프절에 발생하는 증상 개선에 있어 아쉬운 부분이 존재했습니다.
그렇지만 세레델가는 매우 작은 분자로 이뤄져, 기존 효소대체요법으로 효과를 기대하지 못했던 다양한 부위까지 약물이 전달돼 뼈 통증 등 골격계 증상 개선에 더욱 효과적입니다.
Q. 최근 고셔병에서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셔병에서 임상을 통해 확인한 바이오마커는 무엇인가요?
임한혁 교수 = 고셔병 등 리소좀 축적질환은 일반적으로 천천히,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느 시점의 특정 증상만 보고 환자를 정확히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질환이 느리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비가역적인 손상이 나타나는 시점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바이오마커는 고셔병 환자들의 질병 진행 속도와 병의 중증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한 치료 중 환자에서 치료 경과를 모니터링 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세레델가는 임상을 통해 이전에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뿐만 아니라 위약군에서 전환한 환자 모두에서, 글루코실세라마이드(glucosylceramide), 글루코실스핀고신(glucosylsphingosine), 키토트리오시다제(chitotriosidase), MIP-1베타 등 주요 바이오마커 수치가 개선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Q. 실제 세레델가를 투약한 환자들의 피드백은 어떠한가요?
임한혁 교수 = 국내 허가 직후부터 세레델가는 1형 고셔병 환자에게 사용 중입니다.
기존 주사제(세레자임)의 시간적, 공간적, 침습적 치료의 불편감에서 벗어나, 세레델가는 집에서 하루에 1-2번 경구 복용하는 방법이라, 세레델가로 전환한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또한 기본 혈액검사, 골밀도 검사, 바이오마커 수치 모두에서 주사제에 비해 차이가 없거나 일부 수치의 경우 더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고, 특별한 약물 부작용 호소도 없습니다.
다만 세레델가의 경우 타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어, 새로운 약물을 처방 받았을 경우 관련성이 있는지, 담당 의사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Q. 세레자임과 세레델가가 현재 급여가 가능한가요? 급여 기준이나 비용에 대해 궁금합니다.
사노피 = 세레자임은 철결핍 이외의 원인으로 인한 빈혈, 혈소판 감소, 비타민 D결핍 이외의 원인으로 인한 골질환, 간비대증 또는 비장비대증 등 비신경학적 증상 중 한가지 이상의 증상을 나타내는 제1형 또는 제3형 고셔병으로 확진된 환자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세레델가는 CYP2D6 느린 대사자(PM), 중간 대사자(IM) 혹은 빠른 대사자(EM)로서 1형 고셔병(GD1) 성인 환자의 장기간의 치료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고셔병 환자들은 희귀질환 환자 지원 제도와 환자 의료비 부담 완화 제도를 모두 적용받기 때문에 환자 소득 수준에 따라 약값 부담이 차등 적용됩니다.
Q. 고셔병 환자에게 어떤 기준으로 세레자임과 세레델가를 각각 처방하나요?
임한혁 교수 = 기본적으로 세레델가의 허가 기준을 벗어난 18세 미만이거나, 2, 3형 고셔병 환자들은 세레자임 처방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허가 기준에 해당된 환자 중에서도 고혈압약, 부정맥 치료 약재 등 간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도 세레자임을 우선 처방합니다.
그러나 골다공증 및 뼈의 통증을 주로 호소하는 1형 고셔병 환자의 경우 세레델가를 추천하고 있으며, 주사제의 공포나 학업, 직장 문제 등으로 병원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주사 치료가 어려운 경우, 환자 본인의 여건을 고려해 세레델가 치료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Q. 고셔병 치료는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까요?
임한혁 교수 = 30여년 전 고셔병은 불치의 병으로 치부됐습니다. 그리고 조혈모세포이식 같은 위험 부담이 큰 치료가 유일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20여년 만에, 효소 치료가 개발돼 상용화되고, 이제는 경구제가 시판되면서, 살고 죽는 문제에서 잘 사는 문제로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일부 다른 단일 유전질환의 경우 유전자치료가 성공적으로 시작됐습니다. 고셔병도 유전자 수준의 근본적 치료가 가능할 날이 올 것입니다.
환자나 가족, 의료진이 현재 가능한 치료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10년, 20년 후에는 상상 그 이상의, 더 간편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질병을 정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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