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이 모씨, '살인의 추억' 봉준호 발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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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9 10:48  |  수정 2019-09-19 11:46  |  발행일 2019-09-19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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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살인의 추억 ' 포스터

영화 '살인의 추억' 모티브가 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30년 만에 검거됐다.


경기도 화성에서 여성 10명이 연달아 살해됐지만, 끝내 붙잡지 못한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50대 남성을 경찰이 찾아낸 가운데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2003)과 이 영화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교도소에 수용 중인 50대 남성 이 모씨를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월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한 결과 채취한 DNA와 일치한 대상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씨와 일치하는 DNA가 처음으로 나온 증거물은 10차례의 살인사건 중 1개 사건 희생자의 속옷이다. 이 속옷 외에도 다른 희생자의 유류품 중에서 이 씨와 일치하는 DNA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 10주년 행사에서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1년간 조사를 되게 많이 했다. 실제 사건과 관련된 분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은 누구겠나. 당연히 범인이다. 그런데 만날 수 없었다. 범인을 만나는 것에 대한 상상을 굉장히 많이 했고, 범인을 만나면 할 질문 리스트도 항상 갖고 다녔다. 1년 가까이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영화가 완성될 때쯤에는 '내가 범인을 잡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이 행사를 한 이유도 범인이 이 행사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농담이 아니다. 난 그 사람의 캐릭터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그 사람에 대해 생각했었고 지금까지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과시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고 자기가 한 행동이나 디테일한 부분들이 매체를 통해 드러나길 바라는 사람이다. 우리가 영화를 만들 때 배우들과 술 마시면서도 '개봉하면 영화를 보러 올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라스트 신을 송강호 배우가 카메라를 보게끔 연출한 것도 있다. 극장에 온 범인과 실패한 형사가 마주하기를 의도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혈액형은 B형이다. 86년 1차 사건으로 봤을 때 범행 가능 연령은 1971년 이전생들 중에 여기 계신 분들 가운데, 71년생 이전 B형들을 추려서 뒤에 문 닫고, 신분증과 함께 모발을 하나씩 대조하면 된다. 영화에도 나온 9차 사건 희생자 여중생의 치마에서 정액이 나왔다. 경찰이 유전자 정보는 아직 가지고 있다. 만일 여기에 오셨다면 모발과 대조해서 범인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분의 성격상 자기가 매체에 다뤄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10년 만에 하는 이런 행사에 충분히 올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봉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살인의 추억'은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한 연극 '날 보러 와요'(김광림 작)가 원작이다. 봉 감독은 이 연극 위에 본인이 직접 자료를 찾고, 관계자들을 만나 취재한 내용을 추가해 시나리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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