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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커피와 ‘벤티 플레이버’로 차별화 꾀한다

[인터뷰] 박수암, 최준경 더벤티 공동대표

  • 기사입력 2019.08.05 09:49
  • 기자명 김병주 기자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이 생존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국내 최초로 대용량 커피전문점을 표방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더벤티의 사례에서 해답을 찾아볼 수 있을 듯하다. 더벤티의 젊은 CEO 박수암, 최준경 대표를 만나 그들의 비결을 들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사진=차병선 기자] 박수암, 최준경 더벤티 공동대표가 더벤티 서울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박수암, 최준경 더벤티 공동대표가 더벤티 서울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한집 건너 커피숍을 만나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장부터 개인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숍까지 규모와 브랜드,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전국적으로 100~500여개 수준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 규모의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최소 100여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런 까닭에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을 바라보는 외부의 우려석인 시선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레드오션이라고 불려도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커피업계 내부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하다. 커피가 이미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된 만큼 수요가 충분하고, 확고한 무기만 있다면 충분히 생존을 넘어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최준경 더벤티 공동대표는 말한다. “커피업계가 포화상태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각 브랜드 혹은 가게가 자신만의 확고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레드오션이라는 현실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커피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증가할 것이고 자연스레 커피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별 것 없이 비슷한 맛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 소비자들의 커피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무기의 유무(有無)겠죠. 이를 증명하는 것이 바로 저희 더 벤티입니다. 비록 후발주자이지만 앞서 말씀드린 저희만의 확고한 무기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으니까요.”

더벤티는 현재 국내에 360여개(20197월 기준)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중견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커피빈 등 오랜 업력을 보유한 중대형 브랜드와는 매장 수, 매출 등 수치적인 부분에서 아직 큰 격차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더벤티가 수도권이 아닌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탄생했다는 점, 그리고 그 탄생 시점이 불과 5년 전인 2014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성장세임에 틀림없다.

더 벤티는 대용량 커피 전문 브랜드를 표방하며 탄생했다. 이름에서 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박수암 대표는 말한다. “벤티(Venti)는 스타벅스에서 사용하는 대형 사이즈를 부르는 단어입니다. 이탈리아어로 20을 의미하죠. 스타벅스의 벤티 사이즈가 20온스(OZ)였다는 것에 착안에 이렇게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도 대용량 커피를 표방하다보니 자연스레 벤티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런데 저희가 제공하는 용량은 스타벅스보다 조금 더 큰 24온스였어요. 그래서 스타벅스 벤티보다 우리가 좀 더 주니까 더 벤티라고 이름지어 볼까?’라며 우스갯소리를 했는데 나쁘지 않아 보였어요. 그래서 더 벤티라는 이름을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더벤티의 최준경, 박수암 대표는 오랜 친구사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지낸 두 사람은 심지어 군대도 함께 지원해 가기도 했다. 지금도 서스럼없이 눈빛만 봐도 모든걸 알 수 있다는 닭살 돋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절친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함께 창업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최준경 대표가 빙긋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학교 졸업 후, 서로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커피라는 공통분모가 있었죠 .저는 커피 원두 판매회사에서, 박수암 대표는 커피 기계 엔지니어로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박 대표가 저희 회사에 합류하면서 함께 일을 하게 됐죠. 자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커피와 관련된 사업을 한번 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외국에서 커피 원두를 가져와 이를 공급하는 사업이었어요. 하지만 당시만 해도 넓은 영업 네트워크가 는던 저희 두 명이 시장에서 자리 잡기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점주분들에게 매장 컨설팅, 기계 관리 등 부가적 지원을 해드리며 점점 고객를 늘려갈 수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부산대 앞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분께 하나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제안이 저희 두 명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죠.”

당시 부산대 앞에서 가게를 운영중이던 점주는 두 대표에게 커피 머신을 매각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워낙 영업이 안된 까닭에 가게를 접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이때 두 공동대표의 눈에 한 줄기 빛이 스쳐갔다. 오래전부터 작은 커피 가게들의 컨설팅을 해오면서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아이템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대용량 커피였다.

박수암 대표는 말한다. “점주분께 제안을 했어요. 저희를 믿고 한번만 다시 도전해보자고 말이죠. 내부 리뉴얼의 비용 중 절반을 저희가 부담할테니 저희가 생각한 아이템으로 가게를 새롭게 열어보자고 설득했습니다. 이미 가게를 닫으려 했던 점주분께서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저희의 의견에 동의해주셨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의 리뉴얼을 거쳐 마침내 더 벤티라는 이름으로 매장을 오픈하게 됐죠.”

그렇게 2014년 더벤티 부산대 1호점이 오픈했다. 24온즈(700ml)1,500원이라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용량과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초기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그렇게 전전긍긍하며 흘러간 시간이 10. 그런데 갑자기 놀라운 반전이 찾아왔다.

최준경 대표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한다. “201432일에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죠. 속이 타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10일 후인 2014312, 갑자기 학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10일간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갑자기 학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는지, 그 이유는 알지 못합니다. 그저 감격스러울 뿐이었죠. 그날 하루 동안 발생한 매출은 200만 원이었습니다. 이전보다 10배 이상 많아진 매출보다 더 행복했던 것은, 부산대 캠퍼스를 누비는 학생들의 대다수가 저희 더 벤티의 커피를 들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어요.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네요.”

여기서 재밌는 사실 하나. 당시 더 벤티의 시작을 함께한 부산대 1호점 점주는 현재 더 벤티 본사에서 상품개발 담당으로 근무 중이다. 1호점을 준비하며 두 공동대표와 밤새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개발했던 경험을 수많은 더 벤티 가맹점주들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더 벤티가 대용량 커피를 표방해 탄생한 브랜드임은 분명하지만 결코 이 브랜드의 강점이 대용량뿐만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맛, 품질, 가맹점 수익 등 식음료 프랜차이즈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 요소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사실 맛과 품질, 가맹점 수익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맛과 품질 중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가맹점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 그리고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잡기 위해 두 공동대표는 창업 직후부터 지금까지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더벤티 가맹점주들이 본사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차병선 기자] 더벤티 가맹점주들이 본사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우선 맛과 품질. 현재 더 벤티는 글로벌 커피 원두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유명 브랜드에서 원두를 독점 수입해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이 원두는 전세계 커피 원두 업체 중 유일하게 스팀 로스팅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스팀 로스팅이란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 스팀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스팀을 사용하면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 특유의 그윽한 향이 날아가지 않고 원두 내부에 고스란히 스며든다. 특히 원두의 겉과 안이 균일하게 볶아져 맛도 한결 깊고 부드러워 진다.

맛과 품질에 대한 더벤티의 자체 연구 개발 노력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더벤티 본사에서는 가맹점주들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 제품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분말 혹은 액상 형태의 소분할 포장 제품의 공급이다. 박수암 대표에게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최근 가맹점주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요? 다양한 고민이 있겠지만 공통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에 우려를 하고 있어요. 일반 커피는 그나마 낫지만, 라떼나 에이드, 시즌 한정 제품 등 레시피가 다소 복잡한 제품을 만드는데는 적잖은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렇다고 직원을 늘리자니 임금이 걱정되고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저희는 본사차원에서 소분할 포장 제품을 만들어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레시피와 제조 과정 없이 물이나 커피에 분말과 액상제품을 뜯어 넣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완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한거죠. 이를 통해 점주들은 제품 하나를 만드는데 드는 시간과 노동력을 절약할 수 있고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해 수익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 더벤티 가맹점의 평균 수익률은 매출 대비 평균 35% 수준이다. 이는 업계 평균보다 약간 높은 수치라는 것이 더벤티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본사차원에서 더욱 주목하는 수치는 바로 다점포 운영 현황이다. 현재 더벤티 가맹점주의 약 20%2개 이상의 다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이미 이전부터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점주들도 상당수다. 그만큼 더벤티 본사 차원의 가맹점 지원 전략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다.

이처럼 승승장구해온 더벤티이지만 그 중간에는 어려운 고비도 있었다. 특히 부산·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지역 브랜드라는 특성 상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진출하는 것은 더벤티에게 크나큰 도전이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숱한 장애물에 봉착하기도 했다.

박수암 대표는 말한다. “아무래도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는 서울 및 수도권 시장 공략이 필수였습니다. 호기롭게 진출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어요. 심지어 신규 가맹점 오픈이 없었던 달이 생기기도 했죠. 단 한번도 그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었기에 충격이 컸습니다.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했어요. 더벤티라는 브랜드를 서울·수도권 고객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결국 해답은 마케팅이었다. 2017년 더벤티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 에릭남과 광고 모델 계약을 맺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갔다. 지방에서 태동한 중소규모의 커피 프랜차이즈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였다. 그렇게 더벤티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광고홍보 및 마케팅에 투자한 금액은 23억 원 수준이다. 적잖은 규모의 투자였지만 효과도 상당했다.

[사진=차병선 기자] 박수암, 최준경 대표는 ‘벤티 플레이버’를 찾는 여정을 계속해야 결국 레드오션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박수암, 최준경 대표는 ‘벤티 플레이버’를 찾는 여정을 계속해야 결국 레드오션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에릭남 커피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그동안 쌓아온 맛에 대한 자부심과 노하우가 없었다면 홍보 마케팅 효과는 반감됐을 것이 분명하다.

박수암, 최준경 대표는 인터뷰 내내 유독 한 단어를 강조했다. 바로 벤티 플레이버(Venti Flavor)’, 즉 벤티의 이다. 사실 대다수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선보이고 있는 메뉴는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레시피도 비슷한 까닭에 특별히 맛의 차이를 느끼기도 어렵다. 하지만 같은 메뉴안에서도 벤티만의 특별하고 독창적인 맛을 구현하기 위해 그들은 오늘도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두 대표는 말한다. “사실 매장을 무조건적으로 늘려나갈 생각은 없습니다. 매장의 개수가 회사의 성공과 비례한다고 보지 않거든요. 궁극적으론 모든 메뉴에서 벤티 플레이버라는 독창적인 맛을 구현하고 이를 선보이는 것만이 더벤티의 성공과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봅니다. 독자들께서도 무더운 여름, 직접 저희 더벤티 매장을 방문하셔서 시원한 음료와 함께 벤티 플레이버를 직접 경험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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