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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원로 목회자들, 전광훈 대표회장 관련 기자회견 열어

"전광훈 목사 행보 염려하고 크게 통회합니다"

  • 입력 2019.06.19 12:25
  • 기자명 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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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원 기자 / 한국교회 원로 목회자들이 “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이 세속적 욕망으로 정치에 나서려 한다면, 교회나 교회기구를 끌어들이지 말고, 목사라고 내세우지 말고 한 개인으로 나서야 한다”고 18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예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말했다.
원로들은 “한기총은 전광훈 목사 사태를 속히 해결하고 갱신해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기를 바란다”면서 “연합기구들의 분열과 과오에서 우리 역시 자유로울 수 없음을 통감하고 깊이 회개한다”고 덧붙였다.
원로들은 특히 “한국교회 대다수는 이 일로 부끄러워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전제 한 후 “언론에서도 이 사태에 대한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시기를 부끄러운 마음과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부탁한다”면서 “하나님과 한국사회 앞에 참담한 마음으로 통회하며, 이번 일이 한국기독교회가 복음으로 돌이키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원로들은 “최근 '거짓 선지자'들이 등장했다”면서 “이들은 ‘정치적 이단 사교’를 선포하고 복음을 왜곡하며 정치적 선전·선동을 일삼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원로들은 특히 “전광훈 목사의 본회퍼 인용은 신학적 괴변일 뿐이다”고 전제 한 후 “히틀러의 나치 정권은 ‘기독교 신앙의 이름으로’ 게르만족의 인종우월주의를 내세워 유대인 수백만 명을 학살하고, 동시에 정치적 반대자들을 공산주의자들로 몰아 무참히 처형했다. 하지만 독일의 대다수 교회는 히틀러를 민족의 구세주로 숭앙하는 집단적 배교를 단행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본회퍼는 나치의 정치적 인종주의의 죄악을 넘어, 정치적 탄압의 도구로 악용된 반공이데올로기를 넘어, 하나님의 보편적 사랑을 대안으로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원로들은 “온 인류를 위해 죽으신 십자가의 그리스도 은총을 힘입어 결연히 저항했고 그래서 그는 지금도 ‘정의로운 평화’의 신앙인으로, 신학자로 추앙받고 있다”면서 “전후에 독일교회는 나치즘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이에 ‘종교의 이름으로’ 동역한 죄책을 전 세계를 향해 공개적으로 고백했고 본회퍼와 고백적 행동을 함께한, 나치 당시 소수였던 ‘고백교회’의 전통으로 새롭게 독일교회를 재건한다고 결의하고 교회를 갱신했으며, 그 전통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지적 했다.
원로들은 이어 “우리가 보기에 일면 나치의 행태와 유사한 주장을 펴는 장본인이 스스로 본회퍼의 순교를 따른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 흔한 적반하장의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라면서 “사실의 오도요, 정치적 망발이요, 신학적 궤변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원로들은 이와 함께 “정치의 종교화 내지 종교집단화도 불가하다”면서 “정치세력들이 종교를 정치의 도구로 사용하는 일은 경계되어야 한다”고 지적 했다.
교회는 헌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법적 보호를 받고 법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
원로들은 또 한국교회 성도들을 향해 “정교분리의 참뜻 위에서 복음에 충실한 신앙인이 되어야 한다”면서 “본회퍼 목사와 함께 예언자적 정신으로 나치학정에 저항한 ‘고백교회’는 나치의 탄압 가운데서 용감히 ‘바르멘 신학고백선언’을 발표했는데, 이 문서의 작성자로 참여했던 위대한 신학자 바르트는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교회는 ‘한 손에 신문을, 다른 손에는 성경을’ 들고 살돼 ‘말씀으로 세상사를 꿰뚫어 보고 해석하고 답을 마련하는’ 역할을 할 것을 권고했는데 그의 말은 기독교회의 정치적, 사회적 공공성과 책임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원로들은 성도들을 향해 “우리 기독교회는 정교분리를 교회로 해금 교회되게 하는 바탕으로 삼아, 세상에 소금이 되고 빛을 비춰주는 구원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 말씀으로 돌아가, 그 위에서 세상을 봅시다. 하나님 나라의 안경으로 세상의 정치와 역사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 했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는 “한기총은 공공성을 지닌 기관”이라며 “대표자 개인의 의견을 가지고 그 공공성을 훼손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손봉호 박사(서울대 명예교수)는 “목사가 성직자의 자격으로 파당 정치에 관여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그러나 정부가 인권을 유린한다든가 평화에 엄청나게 파괴적인 정책을 편다든가, 인종 차별을 심하게 할 땐 발언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기독교 원로 호소문에는 총 31명의 원로들이 이름을 올렸다.
김고광 목사(수표교교회 원로)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은퇴목사)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명예회장)
김영태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전 총회장)
김재열 신부(대한성공회 전 교무원장)
민영진 목사(대한성서공회 전 총무)
박경조 주교(대한성공회 전 의장)
박종덕 사령관(한국구세군 전 사령관)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
백도웅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총무)
백장흠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전 총회장)
성명옥 목사(예장통합 전국여교역자협의회 전 사무총장)
손봉호 장로(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신경하 감독(기독교대한감리회 전 감독회장)
안재웅 목사(아시아기독교협의회 전 총무)
유경재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원로)
유춘자 장로(한국여신학자협의회 전 총무)
윤경로 장로(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
이동춘 목사(기독교대한복음교회 전 총회장)
이명남 목사(예장통합 원로)
이용호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전 총회장)
이정익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전 총회장)
임헌택 사관(구세군대학원대학교 전 총장)
장차남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전총회장)
전병금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전 총회장)
정숙자 목사(기장 원로)
정주채 목사(예장고신 원로)
정지강 목사(대한기독교서회 전 사장)
조병창 목사(예수교대한성결교회 전 총회장)
홍성현 목사(예장통합 원로)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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