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뿌리내린 전통무예 ‘수박’ 국가문화재 지정 첫발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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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계승자 송창렬 선생이 생전에 수박 동작을 선보이는 모습. 대한수박협회 제공 수박 계승자 송창렬 선생이 생전에 수박 동작을 선보이는 모습. 대한수박협회 제공

태권도의 원류로 알려진 전통무예 ‘수박’이 문화재청의 국가무형문화재 기초조사 용역 대상에 포함되면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한 첫발을 뗐다. 부산에서 전승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계승 단체는 부산시에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해방 이후 중구 일대서 전승

문화재청 기초조사 용역 포함

수박협회 “市 지원 절실” 호소

부산 중구에 위치한 대한수박협회에 따르면 전통무예 수박이 지난 1월 문화재청이 발주한 국가무형문화재 기초조사 용역 대상에 포함됐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수박 등의 전통무예의 전승터를 방문해 전승자 현황과 전승 교육·활동 등을 조사하고, 효과적인 전승방안 등을 모색한다. 기초조사는 지정가치 조사의 이전 단계로, 기본적인 기초 조사를 통해 지정가치 조사 여부를 따지게 된다.

수박은 무기를 쓰지 않고 손을 사용하는 무예로, 고구려 무덤 벽화에 그려진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 때 유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협회에 따르면 수박은 북한 황해도 지역에서 전승돼 오다, 해방 이후 부산에 정착한 송창렬 선생에 의해 중구 용두산공원 일대에서 전승돼 왔다.

협회는 수박이 문화재청의 이번 조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시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현재 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전승 교육 등에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협회는 시에 정기적인 교육이나 전승 활동이 가능하도록 장소를 협조해 줄 것과 시 문화유산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한수박협회 송준호 대표는 “반세기 넘게 부산에서 전승된 부산의 문화 유산이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되는 초석을 놓는 일에 부산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는 시 지정문화재가 아니라 지원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수박 전승터 보존과 수련공간 제공 등은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형문화재 지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청 조사에서 수박의 전승계보 등이 밝혀지고, 문화재로서 지정 적합성 등이 입증되면 시 차원의 지원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서유리 기자 yool@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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