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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의원이 파헤친 기무사 실체...세월호 가족을 핑계로 조기 계엄령 발동을 검토하다니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9/05/21 [18:14]

천정배의원이 파헤친 기무사 실체...세월호 가족을 핑계로 조기 계엄령 발동을 검토하다니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19/05/21 [18:14]


천정배 "기무사, 세월호 참사 초기 계엄령 선포 조기 검토"https://www.mk.co.kr/news/politics/view/2019/05/331774/


"미친."

함께 모이는 단톡방에 위의 뉴스를 올렸더니 반응이 그랬습니다.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 보름만에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뉴스를 KBS가 단독으로 내보냈다는 것도 놀랍긴 했고. 기사를 따라가보면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후 민심이 다시 '광우병 촛불 당시'로 돌아갈 것을 우려해 계엄령을 조기 검토하기로 했다는 것이지요.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의 마음을 총칼로 다스리겠다는 이 발상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했던걸까요.

한 페친은 이 사건 보도를 보고 페북에 이 사건을 일부러 일으켜 계엄령을 발동하려 한 게 아닌가 하는 소설을 써 보게 된다는 평을 내 놨습니다만, 설마 그런 것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지난 박근혜 정부의 의식 수준이라는 것이 과거 박정희 전두환 정권 수준의 것이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임엔 틀림없습니다.

촛불혁명 당시에도 계엄령 검토 문건은 생산됐었지요. 결국 박근혜의 탄핵이 결정나고 나서 이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기무사의 주도로 이런 문건이 생산됐다는 것이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아마 이 계획이 실행되지 못한 것엔 1987년과 비슷한 면이 있었을겁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있었으니까요.

당연히 시민들의 촛불이 무서웠던 것이고, 이들은 그 민심을 역행했다가 4.19와 6월항쟁을 통해 패배한 경험이 있다는 것도 저들이 실제로 계엄령을 발동하지까지는 못하게 된 이유였던 것으로 보입니다만, 그 당시 극우 단체들이 광장에서 내 놓았던 구호, "군대여 일어나라"는 저들이 계엄령 발동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수구 극우보수 세력에게 뿌린 것이었을 거란 짐작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여기서 드러나는 문제는 이겁니다. 군대 안의 정치군인 세력들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의 의식수준은 아직도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육사 출신을 주요 보직에서 배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봅니다.


최근 몇 번의 군 인사를 보면 그 면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참에 이 문건을 작성했거나, 작성하게 만든 주체들을 모두 다시 수사해서 헌정질서 유린 시도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수사 대상에서 박근혜는 절대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박근혜를 보좌하고 있었던 자들도 다시 제대로 털어야 합니다. 박근혜를 수행하던 김기춘은 그중에서 가장 먼저 다시 재수사의 대상에 올려야 합니다. 미국에 있는 전 기무사령관 조현천, 그의 생사 여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만, 그는 반드시 한국으로 송환돼야 할 것입니다.

저런 세력들이 대한민국을 가장 최근까지도 유린하려 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아마 이 계엄령이 발동됐다면 가장 혜택을 입었을 세력들은 지금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뭉쳐 있다고 해도 되겠지요. 다음 총선이 끝나고 나서도 그들을 봐야 하겠습니까? 그리고 군 개혁과 다른 미뤄진 개혁을 확실히 이루기 위해서라도, 총선 때 저들을 확실히 걸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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