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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현이 눈물을 보인 이유는?

서동현이 눈물을 보인 이유는?

기사승인 2010. 09. 0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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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소나타 K-리그 2010' 20라운드 강원과 수원의 경기가 끝난 후 강원의 서동현과 이상돈이 수원 서포터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강원FC
[아시아투데이=황보현 기자] 4일 강릉종합운동장.

강원FC와 수원블루윙즈의 '소나타 K-리그 2010' 20라운드가 끝나고 원정석인 S석에 낯익은 두명의 선수가 걸어왔다.

바로 올 시즌 중반 강원으로 이적한 서동현과 이상돈이였다.

강원 원정에 참가한 400여명의 수원의 서포터 그랑블루는 일제히 서동현과 이상돈의 이름을 소리 높혀 외치기 시작했다.

경기 종료 후 경기장은 전광판과 조명 등이 일사분란하게 꺼지며 정리에 들어갔지만 이들의 외침은 멈추지 않았다.

서동현도 감격에 북받친 듯 고개를 떨구고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먼 발치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김원동 강원FC 대표이사는 서동현을 달래며 락커룸으로 그를 데리고 돌아갔다.

이날 경기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수원의 입장에서는 6강 플레이오프에 한발짝 다가설수 있는 기회였고 강원의 입장으로써는 계속되는 패배에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반전 시킬 수 있는 경기였다.

여기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강원과 수원으로 맞트레이드 된 서동현과 박종진이 친정팀을 상대로 비수를 꽂을수 있을지와 이상호와 이상돈의 형제간의 맞대결도 관심을 끌었다.

서동현은 경기 내내 수원을 상대로 골을 노리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친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싶다" 그의 바람대로 골은 터지지 않았다.

이상호 역시 강원의 골문을 향해 부지런히 뛰어다녔지만 친형인 이상돈의 철통수비에 번번히 막히며 고개를 떨궜다.

경기는 결국 호세모따와 다카하라가 각각 1골씩을 기록한 수원이 강원에게 2-1 승리를 거두며 끝이 났다.  

4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소나타 K-리그 2010' 20라운드 강원과 수원의 경기에서 2-1로 패배한 서동현이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있다. /사진=강원FC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강원의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그곳엔 서동현도 있었다.

강원도 홍천군 출생인 서동현은 건국대학교 2학년 시절 강력한 돌파력과 탁월한 기량으로 당시 수원의 차범근 감독의 눈에 띄어 2006년 수원에 입단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수원에 입단했지만 입단 첫해 26경기에 출장, 그가 기록한 골은 2득점(2도움)이 전부였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서동현은 다음 시즌 12경기에 출전 4골(1도움)을 기록하며 서서히 프로무대에 적응해나갔다.

그리고 2008 시즌 35경기 출장 13득점(2도움)을 기록하며 수원의 4번째 우승에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수원팬들은 그에게 팀이 절실한 상황때마다 단비 같은 골을 만들어내는 선수라며 '레인메이커(Rain maker)'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러나 서동현은 2008시즌 이후 부상과 컨디션 악화로 골을 넣는 법을 잊었고 골잡이로써의 위력도 잃어갔다. 결국 2010 시즌 새로 탄생한 수원의 윤성효 감독의 출범과 함께 서동현은 박종진과 맞트레이드 됐다.

수원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고 수원에 남다른 애착을 가졌던 서동현 자신 역시 원치 않은 이적이였다.

갑작스레 파란색 유니폼에서 오렌지색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서동현의 모습은 어색했다. 비록 유니폼 색이 바뀌긴 했지만 수원의 팬들은 서동현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내내 좋은 플레이를 펼친 서동현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강원 원정에 참석한 박상현(27·회사원)씨는 "서동현 선수가 수원에서 보여줬던것 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강원에서의 선전을 바란다"며 "그동안 고마웠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4년동안 수원에서 유니폼 깃을 세우는 특유의 골 세레모니로 수원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동현.

수원팬들은 이제 그의 세레모니를 볼 수 없게 됐지만 서동현은 강원에서 제 2의 축구인생을 위해 축구화 끈을 조여 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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