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시인 / 부산사투리보존협회장 |
3ㆍ1절 100주년 되는 날 태극기를 내어걸고 엄숙한 마음으로 수영사적공원에 자리 잡은 안용복 장군을 모신 사당 수강를 찾았다.
본 위원을 맞이한 묵은 매화나무에 꽃이 열렸다.
은은하게 풍기는 매화향을 맡으며 문득 울릉도 독도를 지킨 안용복 장군을 떠올리게 해 `청매화`란 시를 읊었다.
그대는 설한풍 이겨내고
잠들어 있을 때나
원한의 잔가지 걷어낸 채
스스로 푸른 눈을 뜨고
참새떼 지저귐을 듣고 있었네
이파리보다 먼저 꽃을 내고
봄의 이름으로
얼음장 밑의 은밀한 언어는 계속되었네
저편 양지바른 들판
청춘의 일색은 살아나
쑥향은 이미 곳곳을 덮었고
아직 노출되지 않은 빛의 끝에서
떠나간 자에 대한 그리움
한시도 잊은 적 없었다
수영 수강사 앞
잔설 속에서 꽃을 낸 청매화
세상을 향해 선 안용복 장군 부릅뜬 눈
우리에게 다시금 보여주네
지금도 일본은 2월 22일을 자기네 식으로 `다케시마의 날`이라 해 정부 관리가 참석하는 등 점점 그 수위를 높여가고 있을 즈음 안 장군의 활약상을 다시금 생각게 하는 날이기도 했다.
동상에는 한 손에 서게(書偈)를 든 모습이 늠름하게 다가온다 원래 매화는 순천 승주군 선암사 도량에 핀 `선암매`를 제일로 치고 그다음으로 산청 남명 조식 선생의 사당의 `남명매` 양산 통도사 금강계단 옆 구룡지에 핀 `구룡매`를 꼽는다.
매화는 순결한 멋을 말해주듯 단아하고 기품이 서려 있다.
그래서인지 옛사람들은 사군자의 하나로 문인화를 제작할 때 화제를 쓰는데 문득 중국의 팔대문장가 소식의 `매화`가 그려진다.
세진연화견설궤(洗盡鉛華見雪肌)요장진색투생지(要將眞色鬪生枝)고운 때를 씻고 씻어 살더미가 보인다.
오늘 앙가슴의 맺힌 맘을 씻기 위해 이렇듯 매화는 시인 묵객들에게 봄의 전령으로 지금까지 회자돼 온다.
매화의 꽃말은 `아름다운 덕`이다.
그러나 우리네 속담에 이르기를 "매화도 한철, 국화도 한철이다"는 말이 있듯이 그렇게 화려하게 핀 꽃도 언젠가는 시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매화꽃이 피는 곳에는 반드시 휘파람새가 따라다닌다는 말이 있는데 이 역시 영길이란 청년의 혼이 있어서 그러하다고 한다.
수강사에는 안 장군의 기개를 전하듯 오늘도 미세먼지 낀 하늘을 묵묵히 쳐다보는 가운데 아직도 왜놈의 만행과 망발이 떠오르는 날이다.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볼 때 독도는 한국땅인데 일본은 자기네 것이라 우기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다.
안용복 장군의 활약상을 다시금 재조명하면서 3ㆍ1절 100주년과 순국하신 유관순 열사의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운다.
우리는 또다시 3ㆍ1절 100주년을 맞이할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만행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순국선열님 부디 영면하소서.
http://www.changwonilbo.com/news/206313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