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누릴 자부심까지 갉아먹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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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 누릴 자부심까지 갉아먹진 말자"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02.28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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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기억하는 기독인연합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 발표
▲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 그리스도인의 선언 발표 기자회견이 28일 탑골공원에서 진행됐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교회 밖의 싸늘한 시선이 하나님의 경고인 줄 알아야 한다. 100년 전 선배들의 신앙 유산은 물론 후대들이 누릴 자부심조차 갉아먹고 있다.”

100년 전 인구의 1.5%에 불과했지만 3.1운동을 주도한 한국교회. 오늘을 사는 기독인들이 100주년을 기념하며 점차 상실되어 가는 선배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시대의 불의에 저항하는 교회가 될 것을 다짐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억하는 기독인 연합’이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청어람홀과 인근 탑골공원에서 ‘3.1운동 100주년 개신교 기념예배’ 및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 그리스도인의 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잇따라 개최했다.

이들은 ‘경쾌한 발걸음으로 정의와 평화의 길을 걷다’는 제목으로 한국 그리스도인의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에서 “우리가 일본에 대하여 다시 기미독립선언의 정신을 구현하려면 스스로 강한 도덕 자산을 확보하고, 그들의 위력이 크든 작든, 도의와 인도에 입각한 평화의 체제로 돌아설 것을 요구해야 하며, 이에 부합한 말과 행동을 격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00년 전과 현재의 한국교회를 비교하며 “3.1정신은 불의한 정권과 이민족의 압제 모두를 거부하고, 타 종교인들과 공동선을 일으켜 공동체 전체에 생명을 불어넣은 신앙의 혁명이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불의한 정권을 축복하고 압제를 미화하는 망령에 사로잡힌 줄도 모르고 타 종교인들에게 거드름을 피우고 있다. 주님은 ‘네 눈속에 있는 들보’를 깨달으라고 하신다”고 뼈아픈 현실을 고백했다.

이밖에 △독립, 평화, 혁명 △지성, 사죄, 평화 연대 △’도덕’과 ‘평화’라는 열쇠 등을 키워드로 지금도 잔재로 남아 있는 일본 제국주의와 우리 안의 문제들을 열거하고 자성과 돌이킴을 요구했다.

▲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김현아 팀장과 교회개혁실천연대 박제범 간사가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 그리스도인의 선언을 낭독하고 있다.

특히 2013년 ‘양승태 대법원’과 ‘박근혜 청와대’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일본 전범기업 상대 확정 판결을 고의로 지연시켜 피해자가 죽을 때까지 보상받지 못하게 한 것을 “중범죄”로 정의하고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이른바 ‘한-일 위안부 합의’로 자국의 피해 당사자들을 모멸한 순간은 참으로 어딘들 묻어버리고 싶은 우리의 부끄러움”이라고 지적했다.

선언문에는 301명이 동참의 뜻으로 함께 이름을 올렸다. 

▲ 3.1운동 100주년 개신교 기념예배가 28일 청어람홀에서 드려졌다. 이날 예배에서는 일산은혜교회 강경민 목사가 설교를 전했다.

한편 앞서 드려진 예배에서는 일산은혜교회 강경민 목사가 설교를 전했다. 강 목사는 ‘너는 나를 알지 못해도’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3.1운동은 성서적 가치로 충만했다. 그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며 “민족의 독립은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는 과정이다. 그 일을 위해 하나님은 천도교도, 불교도 사용하셨다. 기독교적 독선이나 기독교적 제국주의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심히 조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억하는 기독인 연합’은 높은뜻하늘교회와 두레교회, 일산은혜교회, 지구촌교회를 비롯해 교회2.0목회자운동과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등 20개 교회 및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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