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공개 최고위 통해 '서영교 당직사퇴·손혜원 판단보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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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해 11월 7일 국회에서 열린 대구경북발전특별위원회 1차회의에서 이해식 대변인과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서영교 의원의 재판 청탁 의혹과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지 이틀만인 17일 두 의원에 대한 조치를 결정했다.

민주당은 서 의원의 원내수석부대표직 자진사퇴 의사를 수용한 반면, 손 의원에 대해서는 '투기가 아니다'라는 본인의 해명을 받아들여 판단을 보류하기로 했다.

전날 진상조사에 착수했던 민주당은 추가 의혹 제기로 여론이 악화하며 부담이 커지자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까지 열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손 의원의 경우 조카 명의를 이용한 건물 차명 구입과 상임위를 통한 예산 요구 정황 등의 의혹이 추가로 나왔고, 서 의원은 선고 사흘 전 국회 파견 판사를 의원실로 불러 청탁을 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졌다.

이 때문에 최고위 시작 전까지 서 의원의 원내수석부대표직 사임은 물론, 손 의원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직 사임 및 위원 사보임이 불가피하다는 당내 기류가 강했다.

서 의원은 예상대로 원내수석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해식 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서 의원이 당과 사법개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원내수석부대표 및 관련 상임위원회 위원 사임 의사를 밝혔고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 의원의 경우 해명이 받아들여져 사보임 등의 조치 없이 상황을 더 지켜보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 대변인은 "손 의원이 상당 부분 (의혹을 폭로한) 보도에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있고, 본인이 강력하게 소명하며 의혹을 다 해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최고위에서 그 점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황에 따라 추후 조치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의혹이 더욱 확산될 경우에는 당이 추가로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뒀다.

민주당이 두 의원에 대해 상반된 처분을 내린 것은 서 의원 의혹은 '털고 가야 할 문제', 손 의원 의혹은 '안고 가야 할 문제'로 각각 다르게 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 의원 의혹의 경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공소장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이 대부분 밝혀진 만큼 당 차원에서 더이상 감싸기가 어려웠던 반면, 손 의원 의혹은 사실관계를 다툴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 의원은 사건 당시를 기억 못한다고 하는데, 본인 외에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설령 의혹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손 의원과 달리 모든 걸 내려놓고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의 경우에는 투기가 아니라고 해도 이해관계 충돌 등 문제 제기가 이어질 수 있다"며 "여론이 만만치 않겠지만, 당이 버텨주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공개 최고위에서 참석자들은 서 의원의 당직 사퇴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으나, 손 의원의 문체위 사보임 등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손 의원이 투기를 한 것이 아니라 목포 구도심 보전을 위한 노력을 한 것이라는 설명에 타당성이 있다고 봤다"며 "손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고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손 의원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당장 당내에서도 '온정주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손 의원의 해명이 일견 타당하더라도 공직자 윤리 문제가 불거질 수 있으며, 앞으로 의혹 제기가 이어진다면 당이 더 큰 부담을 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최고위 결과가 발표된 직후에도 손 의원 주변 인물이 사들인 목포 구도심 부동산이 당초 알려진 10곳이 아닌 최소 16곳에 달한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문체위 간사직 사퇴나 위원 사보임 조치를 내렸어야 한다. 당이 위험한 판단을 했다"며 "의혹 제기가 계속되는 국면인데 앞으로 더욱 난감한 상황에 몰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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