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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필리핀] '철두철미' 벤투 vs '노련미' 에릭손, 보이지 않는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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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필리핀] '철두철미' 벤투 vs '노련미' 에릭손, 보이지 않는 신경전?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1.07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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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축구에는 언제나 놀라움이 있다. 내일이라고 (이변이) 일어나지 않을 이유가 있겠는가.”

한국-필리핀 경기를 앞둔 스벤 예란 에릭손(71) 필리핀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 내내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으로서 젊은 파울루 벤투(50) 감독과 수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이에 맞서는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내일 경기가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라며 자만심을 경계했다.

 

▲ 스벤 예란 에릭손(사진) 필리핀 감독은 자신의 팀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국과 필리핀은 7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1차전(JTBC, JTBC3 FOX, 네이버 생중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랭킹 53위 한국은 116위 필리핀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다. 상대전적 역시 7전 전승. 많은 이들이 한국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지만 방심은 우승후보를 조별리그에서 탈락시키는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에릭손 감독은 “우리는 한국에 대해 충분히 연구했다. 한국의 플레이에만 초점을 맞추면 우리의 정체성을 잃게 된다. 우리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으려는 듯 한국전에 잘 대비해 왔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이다.

과거 잉글랜드를 이끌고 2002 FIFA 한일 월드컵과 독일 월드컵 8강에 오르고 라치오, 맨체스터 시티, 벤피카, AS로마 등 유럽의 굵직한 클럽을 이끌어 본 관록이 느껴진다. 

계속해서 아시안컵에 첫 출전하는 자신의 팀에 대한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전에 올라오지 못했던 무대에 올랐다는 것은 나라 전체와 팀 모두에 좋은 일”이라며 “한국은 강팀이지만 필리핀 역시 강팀이다. 내일 필리핀에 얼마나 좋은 선수들이 많은지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방심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췄다. [사진=AFC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국이 객관적 지표에서 우리 조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한 팀으로 평가받지만 내일 그것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전반적으로 강팀을 만나는 것에 부담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은 팀원들에 대한 독려가 깃든 기자회견이다.

이에 맞서는 벤투 감독은 차분하고 냉정했다. AF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벤투 감독의 심지가 매우 굳건했다”고 표현했다. 방심은 금물이라고 밝힌 벤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내일 하려는 플레이를 믿는다”며 “쉽지 않은 경기겠지만 처음부터 경기를 지배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필리핀은 크게 두 개의 전술 체계를 갖고 있다”며 “빠른 발을 활용한 역습 등 두 가지 전술에 모두 대비할 것”이라며 에릭손 감독의 자신감에 맞불을 놓았다. 50세의 벤투 감독은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2에서 포르투갈을 이끌고 4강의 호성적을 냈지만 에릭손 감독에 비하면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한 축에 속한다. 관록에 맞서 내실있는 자신감으로 맞섰다.

한국과 필리핀 양 팀 감독의 공식 인터뷰로 아시안컵 C조 첫 경기는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벤투 감독과 에릭손 감독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이면서 조별 라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첫 경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방심없이 정신 무장에 성공해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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