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신재민 폭로의 핵심 - 우리나라 기성 언론은 바보다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9/01/04 [08:37]

신재민 폭로의 핵심 - 우리나라 기성 언론은 바보다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19/01/04 [08:37]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이 자살 소동까지 벌였다가 별 일 없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일 관대하게 봐 준다면 그건 전문적 식견의 부족, 그리고 그 부족한 식견을 바탕으로 해서 가졌던 잘못된 신념이었을겁니다. 그러나 최근 이완배 기자의 “경제의 속살” 브리핑을 들어보면 그가 얼마나 무모한지에 대해 확실히 짚어주고 있긴 합니다만.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듯, 재정 흑자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국채 상환에만 사용할 이유는 없고 일부러 적자 재정을 운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소동에서 저는 이명박의 성공을 봤습니다. 그는 한 가지 면에서는 분명히 성공했습니다. 그것은 그가 만든 '언론' 입니다. 기성 언론을 바보로 만들고 그들로부터 취재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빼앗아가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언론이 원래 바보같은 면이 있긴 했으나, 이명박 때 기성 언론이 완전히 바보가 돼 버린 겁니다. 그것은 관성을 지니는 모양인지, 요즘 언론도 바보인 모양입니다.

신재민이 기자회견 한다고 할 때, 그것을 다 받아서 풀 영상으로 틀었던 그 바보들, 물론 그들 언론들이 바보라는 사실은 조국 민정수석이 출석한 국회 운영위원회 과정에서도 드러났습니다. 그들의 크로스 체크도 없었던 카더라식 보도를 믿고 떠들던 자유당이 운영위원회에서 어떻게 조국 수석과 출석한 여당 의원들에게 발렸는지는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겁니다.


자유당이 제대로 준비도 안 하고 그 청문회 같았던 운영위원회에 자기들 선수들이랍시고 내보냈을 때는 저 바보 같은 수구 냉전 추구 언론들, 그리고 웃기게도 유튜브의 극우 채널 정도를 참조했다는 것이 너무 명확하게 드러났지요. 그 덕분에 조국 수석은 새로운 정치적 포텐셜을 지닌 인물로 부상했고, 그동안 하향세에 고전하고 있었던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올라갔지요.

아무튼 이명박은 이 나라의 언론을 바보로 만드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했고, 그 덕에 팟캐스트라는 대안언론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도 공(?)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모자란 언론보다는 팟캐스트와 새롭게 채널로 부상한 유튜브 등을 통해 시사를 접하는 그런 시대가 됐습니다.

이명박에게는 언론을 망쳐버린 죄를 분명히 물어야 합니다. 물론 그가 굳이 망치지 않으려 들어도 냉전 구조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수구 극우 언론들은 어떻게든 계속해 엉터리 가짜 뉴스를 내 보내겠지만, 이젠 이들 가짜 뉴스들의 생산원들에 대해 분명히 그 댓가를 치르게 해 줘야 합니다. TV 조선이나 채널 A 등을 의무 전송 채널에서 배제한 것은 잘 한 일입니다.

그리고 보면 우리나라의 언론사 시스템도 문제입니다. 언론고시라는 과정을 거쳐 언론사에 들어간 기자들은 자기들이 거친 과정 때문에 특권의식을 갖게 됩니다. 기자와 특권의식이 결합하게 되면 온갖 더러운 일들이 발생할 것은 뻔한 일입니다. 그리고 지금 언론환경에서 제일 큰 스피커들을 보십시오. 김어준이나 김용민, 이동형 같은 이들이 어디 언론고시 출신이었습니까? 이젠 가장 큰 뉴스의 생산자와 소비자는 바로 여러분이지요. 이것만큼은 이명박의 공이라고 해 줄까요?

시애틀에서...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