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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국 함정에 빠진 동남아, 선진국으로 향하는 ‘군계일학’ 말레이

중진국 함정에 빠진 동남아, 선진국으로 향하는 ‘군계일학’ 말레이

기사승인 2018. 12. 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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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이른바 ‘중진국 함정’에 빠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인건비가 자꾸 오르면서 제조업 허브로서의 이점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데 반해 경제 구조는 여전히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재편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말레이시아는 수년 내 고소득 국가 진입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달 빅토리아 콰콰 세계은행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총재는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를 만난 뒤 “말레이시아는 수년 내 고소득·선진국 지위로의 문턱을 넘기 위한 길을 잘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 995달러 이하인 국가를 저소득국가, 996~3895달러인 국가는 저소득 중진국, 3896~1만2055달러인 국가를 고소득 중진국, 그 이상인 국가를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1인당 GNI는 마하티르 총리가 최초로 집권했던 1981년 1980달러에서 2017년 9650달러로 크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은행의 선진국 기준인 1만2055달러까지 달성할 수 있는 여력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싱가포르의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시와그 다르마 네가라 선임연구원은 말레이시아가 1980년대 제조업 분야를 성공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이웃나라들을 추월하기 시작했으며, 원자재 산업을 유지하면서 서비스 기반 경제를 만들어 나간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아시아에서 고소득 국가 지위로 올라선 국가는 한국과 대만같은 제조업 기지, 홍콩과 싱가포르 등 소형 무역 허브, 브루나이 같은 석유 부국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처럼 아시아 국가들이 고소득 국가로의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이른바 중진국 함정 때문이다. 중진국 함정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없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어떤 나라의 1인당 GNI가 미국의 10~50% 수준에서 50년 이상을 벗어나지 못할 경우 중진국 함정에 빠진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진국 함정은 발전을 거듭하던 중진국이 임금인상으로 인해 수출 가격 우위를 잃었는 데도 경제가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나아가지 못했을 경우에 발생한다.

많은 동남아 국가들은 이 같은 중진국 함정에 발목이 잡혀 있다. 세계은행은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 등 아시아의 여러 중진국들이 선진국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1~2세대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태국의 2017년 1인당 GNI는 5960달러,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모두 3600달러 안팎이다. 영국의 컨설팅 업체 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이 2022년까지 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2028년부터는 2037년까지는 4.1%로 성장률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필리핀의 경우 6%와 5.5%, 태국은 3%와 2.5%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네가라 연구원은 “인도네시아는 원자재 의존도가 (말레이에 비해) 훨씬 높은데다 때 이른 산업공동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도 인도네시아와 유사한 이유로 중진국 함정을 경험하고 있으며, 수많은 군도로 이뤄진 탓에 물류의 어려움·인프라 부족 등으로 국토의 균형 성장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네가라 연구원은 설명했다. 태국 또한 중진국 함정을 넘어 경제 사다리를 올라가기 위해서는 1980년대 이후 이어져 온 제조업 중심의 성장 모델에 의존하지 말고 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연구개발 분야에 투자를 늘려 수입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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