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1년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졌다. 불안한 국면도 있고 협상해야 할 요소들도 남아 있지만, 온 국민은 최근에 일어난 일들을 매우 기뻐하며 앞으로 전개될 평화의 시대를 꿈꾸고 있다.

이에 <기독교사상 6월>에서는 특집으로 ‘통일운동으로서의 평양 방문’으로 정하고, 과거 평양 방문을 통해 평화를 이우려는 시도들을 재조명 했다.

책 속에서 목원대 김흥수 명예교수는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모습이 아니라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모습은 앞으로 다가올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상징한다”며 “아무쪼록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기를 염원하며, 민족적 대전환기를 맞이한 시점에서 <기독교사상> 또한 그 시대적 소임을 다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고 밝혔다.

특집에는 서원대 김지형 교수와 성균관대학교 출강교수 고지수 박사,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이유나 박사가 ∆이후락의 평양 방문: ‘대화 있는 대결’의 시대 ∆평화로 가는 길, 하나의 에피소드: 1979년 김재준의 ‘방북 기획 사건’ ∆문익환의 방북: 평양에서의 활동과 역사적 의미 등의 제목으로 참여했다.

김지형 교수는 군사독재시기가 한창이던 1972년 당시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의 평양 방문과 그로 인해 세상에 나온 ‘7•4남북공동성명’ 문제를 다뤘다.

특히 이 사건에는 냉전의 완화(Detente), 미국 측의 대화 종용 등의 국제적 배경과 선의의 체제 경쟁을 모색하던 국내적인 배경이 있었음을 소개하며, 이후락의 방문을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게 만드는 박정희의 친필 훈령의 내용을 소개했다. 이후 양측의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전략적 차이와 이후 발표된 공동성명에 대한 반응의 차이를 설명했고, 마지막으로 이후락의 방북과 공동성명 발표가 이후 남측에서는 ‘유신으로의 일대 개혁’을 일으키는 데 영향을 미치고, 북측에서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주석이 최고의 국가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지배자의 권력 강화 측면에서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고지수 박사는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장공(長空) 김재준 목사의 방북 시도의 면면을 살폈다.

먼저 1970-80년대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중심인물이었던 김 목사가 토론토에서 방북을 계획하게 된 배경을 해외 민주화세력의 움직임과 연관되어 설명했다. 해외 민주화세력을 한자리에 모으고자 열린 ‘한국문제 세미나’ 참석을 계기로 김재준 목사가 서독으로 출국하고, 이어 스위스 북한대표부를 방문하여 방북 약속을 하게 된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또한 고 박사는 ∆방북 계획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적극적 반대 ∆북한대표부로부터 받은 방북 자금 ∆소위 ‘미화 7,000불’ 등으로 이후 어떤 갈등으로 불거졌는지를 소개했다.

고 박사는 “결국 1979년의 방북 시도는 민주화 운동 진영 내의 ‘선 민주, 후 통일’ 노선이 강하게 작용하여 불발에 그치게 되었다”고 에피소드 소개를 마쳤다.

이유나 박사는 1989년 문익환 목사의 평양 방문을 다루었다.

이 박사는 먼저 문익환 목사의 방북 결심을 국내외적 배경과 동기를 여러 측면에서 살피면서 방북에 동행한 유원호, 정경모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했다.

이후 평양에서 조평통 및 김일성 주석과의 회담 내용과 쟁점 등을 알기 쉽게 논하며, 이로 인해 발표된 ‘4•2공동성명서’의 내용과 거기에 나타난 문익환의 협상 성과를 항목별로 다뤘다.

더불어 방북 이후 남한 사회와 기독교계의 반응을 통계로 설명하며, 문 목사의 방북 당시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였으나 통일에 크게 기여했다는 대중의 평가를 받은 사건임을 피력했다.

덧붙여 이 박사는 “문익환의 평양 방문은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돌출행동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통일운동 역량을 한데 모은 사건으로 인식해야 함을 말하며, 사실상 통일 의지가 부족했던 남북 당국의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통일운동에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기독교사상 6월호>에는 제주 제주4•3사건 70주년, 비극이 일어났던 땅 제주에서 현재 목회를 하며 제주NCC에서 활동하는 김인주 목사가 4•3사건을 알기 쉽게 정리하고 70주년을 맞아 일어난 일련의 행사를 스케치한 ‘제주4•3사건, 70년이나 머뭇거린 만남과 화해’를 비롯해 미국에서 갈등 해소를 위한 화해 목회를 하고, 이후 향린교회에서 사회선교 목회를 하다가 약속한 시간이 되어 향린교회 담임목사직을 물러난 조헌정 목사의 목회 수기 ‘나는 어떻게 목회했는가-경계(境界)의 목회’ 등 다양한 읽을거리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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