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이근복]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큐메니칼 신학적 관점에서

구분 : 한국복음주의협의회 11월 월례발표회 발제문
일시 및 장소 : 2011년 11월 11일, 화평교회
발제 : 이근복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선교훈련원장·화해통일국장)
자료 출처 : 한국복음주의협의회


Ⅰ. 들어가는 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이 발표한 1988년의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이하 88선언)은 “같은 피를 나눈 한 겨레가 남북으로 갈라져 서로 갈라져 서로 대립하고 있는 오늘의 이 현실을 극복하여 통일과 평화를 이루는 일이 한국교회에 내리는 하나님의 명령이며 우리가 감당해야 할 선교적 사명(마 5:23-24)임을 믿는다.”라고 하므로,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이 지향해야 하는 핵심적인 과제가 분단을 극복하고 민족통일을 위해 헌신하는 것임을 분명히 선안하고 있습니다.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새롭게 모색하는 일은 민족을 위해서도 소중할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매우 낮은 상황에서 교회가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민족의 지상과제인 남북통일에 기여하는 하나님의 선교를 통하여, 한국교회는 민족역사에 십자가를 세우며 다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까닭입니다.

오늘 발표하는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한 에큐메니칼 신학적 관점은 1980년 이후 교회협의 활동을 중심으로 서술합니다. 교회협이 발표한 1988년의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이하 88선언)과 2010년의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한국교회 선언”(이하 2010선언)을 기본으로 하고, 그동안 국내외 협의회에서 발표한 문서에 기초하여 변화하는 시대에서 남북의 화해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세계교회의 한반도 통일운동역사

교회협은 1981년 서울에서 있었던 ‘제4차 한독교회협의회’를 계기로 1982년 9월, ‘통일문제연구원 운영위원회를 조직하였으나 통일논의는 번번이 당국의 방해로 무산되었습니다. 남한에서 통일논의가 어렵게 되자, 해외에서 해외동포들과 세계교회의 협력을 받아 통일운동의 물꼬를 트기 시작하였습니다. 1984년 3월, 서울에서 열린 한북미교회협의회에서 통일문제를 논의하였고, 더욱 힘을 얻은 것은 세계교회협의회(이하 WCC) 국제위원회가 일본 도잔소에서 개최한 “동북아시아의 정의와 평화협의회”(1984. 10. 29-11.2)였습니다. 북측은 참석하지 못하였으나 이 모임을 계기로 교회협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교회협은 1985년 2월 28일에 개최된 제34차 총회에서 “한국교회평화통일선언”을 발표하였는데, 핵심내용은 1)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루는 길은 집권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다. 2) 남북의 양 정부는 집권연장을 위하여 분단을 이용하지 말라. 3) 남한의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평화에 대한 신앙에 기초하여 통일운동을 주체적으로 참여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는 등이었습니다. 1986년, WCC가 주선한 제1차 글리온 남북기독자협의회에서 분단후 처음으로 남과북의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성만찬에 참여함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임을 확인하고 새롭게 관계를 만드는 감격을 맛보았습니다. 이 협의회에 대하여 김동진 박사는 남과 북의 사람들이 서로 화해하고 통일을 이루어갈 때 비로소 한국의 진정한 민주주의가 확립될 것이라는 도덕적 상상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사건이라고 분석합니다.

드디어 1988년 2월 29일, 교회협은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을 채택하였습니다. 초안자들이 구속을 감수하고 용기를 내서 만든 이 88선언은 평화통일에 관한 논의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금기를 깨고, 남북화해에 대한 긍정적은 여혼을 조성하는데 이바지하였고, 정부의 대북화해정책을 수립하는데 지침서가 되었습니다. 2010선언은 88선언에 대하여 이렇게 증언합니다. “이 선언은 1972년 7.4 공동성명에서 채택한 자주, 평화, 민족 대단결의 원칙에 덧붙여 인도주의와 민중의 통일논의 참여 원칙을 제시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과제는 한국의 정치․ 사회의 민주화와 더불어 동시적 과제임을 인식하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 후 세계교회협의회(WCC)를 비롯한 세계 도처의 형제자매 교회들은 한국교회의 선언을 환영하고 지지하였으며 한국교회와 연대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88선언이 초석이 되어 1988년 7월7일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 선언’과 함께 민족통일의 과제가 사회적으로 광범위하게 논의되기 시작했고, 남과 북은 고위급 회담을 통해 1991년 12월13일 남북의 화해와 불가침 그리고 교류와 협력을 도모하는 남북기본합의서에 합의했다. 이는 마침내 2000년 6.15선언, 2007년 10.4선언의 큰 결실을 가져 왔다. 한편 88선언 이후 국제 차원에서도 탈냉전이 일어나면서, 우리는 역사적인 평화정착의 새 시대를 전망하게 되었다.”고 평가합니다.

이 88선언을 만들기 위해 통일협의회를 조직하여 통일선언 기초위원회를 이끌었던 오재식 박사(당시 교회협 선교훈련원장)는 “1988년 2월에 발표된 한국기독교회선언의 역사적 의의를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당시 노태우 정부의 7.7 선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1991년 말에 남.북 사이에 성립된 합의문을 도출하는데도 큰 힘을 실었다고 자부해도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고, 88선언의 초안자인 서광선 목사는 “88선언은 정부당국에 의해서 허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88 올림픽 전야인 7월 7일 노태우 대통령의 77선언으로 이어졌고, 91년과 92년의 남북합의서에 반영된 것을 확연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동년 4월 7일, 북한 조선기독교도연맹중앙위원회는 한국교회 선언에 대해 “남조선기독교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내고 지지하였습니다. 1988년 4월 25일부터 29일까지 인천 송도 호텔에서 개최된 교회협 주최의 한반도 평화통일국제협의회는 WCC 회원국의 교회대표들이 운집하여 88선언에 찬동하고 한국교회의 평화통일운동에 연대하고 지원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그해 5월에는 교회협 대표단이 조선그리스도교도연맹을 공식 방문하였고 이어 8월에는 진보/보수교단의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하면서 교류와 협력, 선교와 지원, 그리고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하였습니다.

1988년 11월 23-25일, WCC가 주최한 ‘제2차 글리온 남북기독자협의회’가 열려 ‘한반도평화통일선언’을 채택하고 과제 8개항을 합의하였는데 제1항에서 “1995년을 ‘통일의 희년’으로 선포하고 매년 8.15일 직전 주일을 공동기도주일로 지키며 공동기도문을 채택한다.”고 하였고 이후 매년 세계교회와 남북교회가 공동기도주일을 지키고 있습니다. 1989년 7월, WCC 중앙위원회는 ‘평화와 한국의 통일을 위한 WCC 정책건의서’ 채택하였고, 8월에는 세계개혁교회연맹(WARC)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정책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그해 12월 2-4일, ‘제3차 글리온회의’에 남한 14명, 북한 5명의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1992년 1월 13일, 교회협 권호경 총무가 평양에서 김일성 주석을 면담하였고, 동년 5월에는 교회협 인권위원회가 주도하여 ‘남북합의서의 국회동의를 촉구하는 1004인 선언’을 발표하였습니다. 1994년 8월 15일에는 통일희년운동으로 교회협이 주도한 <남북인간띠잇기> 행사가 열려, 독립문에서 임진각까지 48km를 6만 5천명의 신도와 시민들이 인간띠를 만드는 장관을 연출하였습니다.

세계교회의 이러한 역할이 계속되고 있는 중에 2004년에 남한과 북한, 아시아와 유렵, 북미에서 55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잔소회의 20주년 기념협의회를 갖고 한반도 상황변화를 분석하고 대북경제제제 철회를 위해 노력하자는 등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과 행동계획을 협의하였습니다. 그리고 2009년 10월, WCC는 홍콩에서 ‘도잔소회의 25주년기념 한반도평화통일 국제협의회’를 개최하였고, 남북교회 대표와 세계교회 지도자들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의 개선방안과 한반도의 평화체제구축과 남북의 공동번영을 위한 새로운 실천과제를 모색하였습니다.

2010년, 교회협은 오랜 준비 끝에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한국교회 선언”을 발표하며, 평화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10대 과제를 제안하며 새롭게 평화통일운동을 열어갈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2010선언에도 나왔듯이 교회협은 지난 20여 년 동안 북측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한반도 평화통일과 민족화해 운동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계속 협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연재해와 기아로 고통당하는 북녘 동포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앞장서 왔고,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함께 ‘평화통일 기도주일’을 정하고, 평화와 통일을 위한 공동기도문을 작성하여 사용하는 등 평화통일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실천해 왔습니다.

교회협을 중심으로 한 한국교회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통일운동을 치열하게 감당하며 남북관계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교회와 국제교회기구들을 견인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10선언은 “특히, 2013년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를 한반도 평화통일의 전환점이 되는 기회로 만들어 나간다. ”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한반도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실천은 세계교회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세계교회들이 모여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동북아시아의 안정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지원사업을 하는 것은 통일에 필요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얻는 길입니다. 한국교회 안에서 보수/진보를 넘어 협력하는 동시에 세계교회와 협력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Ⅲ. 에큐메니칼 신학적 입장과 교회의 역할

1. 희년사상

88선언은 희년에 대한 성서적인 입장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눅 4:18-19) ‘희년’은 안식년이 일곱번 되풀이되는 49년이 끝나고 50년째 되는 해이다. (레25:8-10). 희년 선포는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역사적 주권을 철저히 신뢰하고 그 계약을 지키는 행위이다. 희년은 억압적이고 절대적인 내외정치권력에 의하여 이루어진 모든 사회적, 경제적 갈등을 극복하여 오게된 자를 해방하고, 빚진 자의 빚을 탕감하며, 팔린 땅을 본래의 경작자에게 되돌려 주고, 빼앗긴 집을 본래 살던 자에게 돌려주어 하나님의 정의를 바탕으로 하는 샬롬을 이루어 통일된 평화의 계약공동체를 회복하는 해(레 25:11-55)이다.”

하나님 말씀에 기초하여 교회협이 해방 50년째인 1995년을 희년으로 선포한 것은, 역사를 지배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적 현존을 믿으면서 평화로운 계약공동체의 회복을 선포하고 회복하고자 하는 결의로써 하나님의 선교에의 부름에 대한 결단을 새롭게 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것이었습니다. 통일희년운동을 활발히 전개하여, 남북인간띠잇기 운동이 성공적으로추진하였습니다. 당시 희년운동에 대하여 다소 논란이 있었지만, 통일희년 선포는 1948년 창립된 세계교회협의회가 1998년을 희년으로 정하고 그동안의 활동 등을 새롭게 점검하고 계기로 삼는 등 세계교회 전체에 희년운동을 불붙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1998년에 발표한 ‘88선언 10주년기념 선언문’은 교회가 지향하는 통일운동을 “하나님의 창조질서의 회복이며 희년의 성취”라고 선포합니다. 이것은 희년사상이야말로 어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상황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새로운 삶의 구조와 사회의 균등한 발전을 약속하는 것이라고 증언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주거문제, 빈부격차의 주요원인이 땅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희년사상을 구체적으로 적용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리고 희년사상에는 양보의 정신이 담겨있는 화해의 메시지가 있으므로, 남북체제의 화해의 길을 모색하는 점에서 희년사상은 매우 유익하며, 남한의 이산가족들이 갖고 있는 북한재산을 포기하도록 권장하는(정부가 변상하고) 신학적 근거가 될 것이며, 이 희년사상을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실천할 때, 화해와 통일의 분위기는 훨씬 나아질 것입니다.

2. 하나님 나라

민족의 평통일을 위한 사역은 진정한 해방과 평화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실천이고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는 길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평화통일은 정치적 명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나누며 남북한의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선교를 꽃피우며 함께 메시야 공동체를 세우는 신앙적 실천인 까닭입니다.

88선언은 “이땅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된 지 1백여년이 지나는 동안 공교회가 저지른 민족사에 대한 많은 허물에도 불구하고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나라를 선포함으로써 이 땅에 살고 있는 백성들의 참 소망이었던 해방과 독립을 실현하려고 애써왔다.”라고 함으로 교회의 평화통일운동은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사역임을 밝히며,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일하는 것은 신앙의 문제인 까닭에 정의롭고 평화로운 하나님 나라가 임하도록 그리스도인들이 평화와 화해의 복음을 실천해야 함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2010선언에서는 하나님 나라에 대하여 다각도로 의미와 성격을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의 눈으로 그려보는 하나님 나라는 구약성서가 선포하는 “샬롬”, 곧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이 땅에 실현되는 일이며, “갈라진 민족이 하나(겔37:22)”됨을 이루는 것이다.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는 “포로된 자들이 자유를, 눈먼 사람들이 다시 눈뜨게 함을, 눌린 사람들이 자유”(눅4:18)를 누리는 사건이며, 불의한 자를 돌이켜 “하나됨”(요10:16)을 이루는 세상이다. 예언자 에스겔이 “뼈의 골짜기”(겔37:2)에서 본 환상은 남과 북으로 갈라진 이스라엘과 유다가 하나 됨을 이루는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이다. 성탄절 새벽 베들레헴 광야에서 양치는 목자들에게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는 천사들이 부른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눅2:14)의 노래는 로마의 억압적인 평화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시는 해방과 자유, 정의와 평화를 노래한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비전이야말로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일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믿음이며 소망이다.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는 불의한 자들에게 회개를 선포하고(막1:15), 그들을 돌이켜서 정의와 평화를 구현케 하여 함께 하나님 나라의 잔치에 참여시키는 해방과 구원의 사건(눅19:1-10)이었다. 또한 예루살렘도 아니고 사마리아도 아닌 곳에서 “영과 진리로 함께 예배를 드리고”(요4:23),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갈3:28) 차별 없이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는 세상이다. “

하나님 나라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으로 이미 시작되었듯이, 통일에 대해서도 이미 시작되었다는 관점에서 2010선언은 “과정으로서의 평화통일”을 이렇게 제안하였습니다.

“통일을 우리사회의 발전과 무관한 별개의 과제로 접근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에 한국교회는 88선언에서 제시한 5대 원칙에 기반하여 ‘과정으로서의 평화통일’을 제안한다. ‘과정으로서의 평화통일’이란 통일은 이미 시작됐다는 확신 아래 남북 간에 가능한 분야부터 통일을 실현하고, 동시에 남한을 통일지향적인 사회로 발전시켜 나가는 진행형, 참여형의 통일을 말한다. ‘과정으로서의 평화통일’은 남북 평화공동체, 이념을 초월한 민주주의, 열린 민족국가를 지향한다.”고 선언하는데 ‘과정으로서의 평화통일’은 평화공동체 국가의 수립, 이념을 초월한 민주주의 국가, 열린 민족국가를 지향하는 것으로, 이런 지향으로 남북간 협력을 제도화하면서 평화공존, 남북연합, 연방국가를 거치는 ‘단계적인 평화통일’을 제안한 것입니다.

그리고 2010선언은 하나님 나라를 통일운동의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통일된 남북의 비전은 이념과 체제를 넘어서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의 비전과 그 내용이 일치해야 한다. 모든 사회․ 정치 체제와 이념들은 하나님 나라의 심판 아래 있다. 이는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고” (시85:10), “칼을 쳐서 쟁기 날을 만들며” (미4:3),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어울리는” (사11:6) 평화의 세상이며, 온 땅 위에서 전쟁무기가 사라지고 창조세계의 생기가 되살아나 녹색의 꿈이 자라나는 생명의 세상이다. 하나님 나라의 비전은 곧 요한에게 계시로 보여주신 눈물도 한숨도 죽음도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는 정의와 평화 그리고 충만한 생명의 "새 하늘과 새 땅"(계 21:4,5)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의 주요 가치인 평화, 생명, 화해의 관점에서 남북관계를 바라보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길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려고 합니다.

1) 평화

예수님은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88선언은 우리 모두가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도로 부름받았는데, 일제시대에는 “한국교회의 평화운동은 곧 민족의 독립운동이자 노예된 민족의 아픔에 동참하는 것이었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그에 대한 믿음을 역사속에서 실천해 나가는 민족해방운동이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군사독재시대에 대하여는 한국교회가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신앙으로 저항하였으며, 1970년대와 80년대 한국교회의 인권 및 민주화운동은 바로 이러한 정의와 평화를 위한 선교운동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밝힙니다.

88선언은 남북한 긴장완하의 평화증진을 위하여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화시키고 불가침조약을 포함시켜야 한다며,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남북한 신뢰회복이 확인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국제적으로 보장되었을 때, 주한미군은 철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군비축소와 핵무기 철거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우선 분단체제를 극복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평화협정 체결은 매우 중요합니다. 분단체제에서 발생하는 이념대립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분단상황이 야기하는 정치경제외교적인 대립이 한반도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고 동북아를 군사적 대결의 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분단체제를 극복하는 것은 긴요한 과제입니다. 평화정착을 위해 정정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은, 19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한반도 평화통일 국제심포지엄”(2007. 8. 9-11,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의 결의문에도 나타나 있습니다.

2010선언은 평화를 위해서 “한반도는 핵전쟁 위험이 없는 평화지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평화체제의 수립을 위해서 “남북한을 비롯한 한국전쟁 관련 당사국들은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며 군비축소와 주변국의 평화보장, 징병제의 전환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또 남북은 비무장지대를 세계평화공원으로 조성하고, 평화도시,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고 DMZ 부근에서의 군사훈련의 중지를 제안하였습니다. 경제협력이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준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까닭에 경제협력사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2010선언이 제시한 과제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주변 강대국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2010선언은 이 문제에 대하여 “주변 강대국들은 한반도에서 분단과 전쟁 그리고 냉전 구조를 지속시켜 온 역사적 책임을 인식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지지할 것을 공약해야 한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은 이념적, 군사적 대결로 우리 민족을 분단시키고 황폐화시킨 점을 인정해야 하며, 특히 일본은 식민통치의 역사적 범죄를 공식 사과하고 정신대 피해 등 일제 침략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단행해야 한다. 나아가 미국과 일본은 북측과 국교를 수립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의 공고한 평화 수립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평화정착 방안을 제안합니다.

2010선언은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발전을 위해서 “남북은 6.15 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준수하고 이행하는 것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남북정상회담, 장관급회담, 국회회담 등 주요 회담을 정례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러므로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남북이 자주 만나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하여 진솔하게 협의하고 지키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 정부도 임기내에 남북정상회담을 진지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생명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으로부터 영원한 새생명을 받았으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생명의 보전을 위해 일하야 합니다. 그러므로 북한동포의 생명을 돌보는 일은 시급한 과제입니다. 88선언에서 인도주의적 지원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통일은 민족이나 국가의 공동선과 이익을 실현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국가나 민족도 인간의 자유와 복지를 보장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며, 이념과 체제도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도주의적인 배려와 조치의 시행은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다른 어떠한 이유로도 인도주의적 조치의 시행이 보류되어서는 안된다.”라고 주장하였고, 2010선언에서는 “한국교회는 생명존중과 평화의 적극적 실현이라는 성경의 가치를 중심으로 하여, 정부 차원의 남북관계가 긴장과 갈등, 편견과 대립으로 치달을 때에도 금강산과 평양에서 공동기도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남북 성도들 간 민간 차원의 교제를 이어 왔다.”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북 식량지원을 하는데 여러 가지 난관이 많은데, 화해로 나아가고 기아로 시달리는 북한주민의 생명을 위해 인도주의적 식량지원은 확대되어야 하므로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규제는 과감하게 폐기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산가족의 상봉은 나이 많은 이산가족들의 절규이니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에 2010선언은 생명존중의 성경적 가치를 이렇게 현실화하여 제안합니다. “분단과 전쟁이 무엇보다 한반도 주민들의 삶을 황폐화시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남북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산가족과 전쟁 이래 행방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이들의 상봉과 서신교환 나아가 자유왕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올해 8월 30일, 교회협은 “정부는 이산가족상봉을 적극 추진하길 바랍니다” 제목의 성명서에서 “이산가족상봉은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서 국민 누구나 동감하는 문제입니다. 간절히 바라기는 추석이 다가오는 이때 남북의 이산가족이 애틋하게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를 바랍니다.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이산가족상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길 바라며, 다가오는 명절에 자나깨나 상봉을 기다리는 남북 이산가족들이 감격스럽게 만날 수 있기를 온 마음을 다하여 기도합니다.”라는 입장을 간곡하게 호소하였습니다.

필자는 생명의 가치가 북한에서 인권증진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렇지만 남북한의 신뢰관계 없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만 하면, 북한인권의 구체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로 현 정부 출범이후 대북교류를 전면 중단됨으로 남북의 관계단절과 대립으로 인하여 인명살상 사건도 발생하였으나 해결하지 못하였고 북한인권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가 불가능하였으며, 이산가족상봉조차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멀어질수록 영향력은 감소하는 까닭입니다. 그동안 교회협은 북한을 통일의 동반자로 배려하는 차원에서 북한인권문제에 접근하였고, 인권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권이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중시하였습니다. 앞으로 교회협은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3) 화해

남북한 사회와 주민들 사이에 높게 자리잡고 있는 적대감과 증오, 원망과 분노 그리고 두려움은 남북이 평화통일로 가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해방후 이데올로기 대결, 6.25 전쟁과 전후의 민간인 학살, 최근에는 연평도 포격사건 등을 통하여 형성된 뿌리깊은 의식입니다.

“에큐메니칼운동과 신학사전”은 “화해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위해 성취되고, 교회를 통하여 말씀과 성례전 안에서 우리에게 제공되는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관계개선이다.”라고 화해를 정의하며 “교회는 화해의 공동체로서 살아간다. 이것은 교회의 삶이 하나님의 사역에 대한 인간의 적절한 응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과 화해하는 것이란 모든 민족, 나라, 부족과의 화해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자신의 공동체 아팎에서 용서와 사랑의 대리자로서 행동한다(요 20:22-23, 요일 4:7-12)”라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점에서 교회가 화해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은, 한반도에 사는 남한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북한동포들과 구체적으로 화해하는 표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남북이 분단과 적대감으로 짓고 있는 죄를 회개하도록 촉구해야 하는 것은,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심”(엡 2:14) 으로 하나님과 인간사이를 화해케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더욱 극심해진 갈등과 대립의 역사현장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용서의 복음으로 화해하는 삶을 살지 않고서는 한국교회가 민족의 평화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88선언의 신선한 충격중의 하나는 분단과 증오에 대한 죄책고백입니다. “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선언을 선포하면서 분단체제 안에서 상대방에 대하여 깊고 오랜 증오와 적개심을 품어왔던 일이 우리의 죄임을 하나님과 민족 앞에서 고백한다.”며 “우리는 한국교회가 민족분단의 역사적 과정 속에서 침묵하였으며 면면히 이어져 온 자주적 민족통일운동의 흐름을 외면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분단을 정당화하기까지 한 죄를 범했음을 고백한다. 남북한의 그리스도인들은 각각의 체제가 강요하는 이념을 절대적인 것으로 우상화하여 왔다. 이것은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에 대한 반역죄(출 20:3-5)이며, 하나님의 뜻을 지켜야 하는 교회가 정권의 뜻에 따른 죄(행4:19)이다.”라고 죄를 고백하는데 이는 남과북의 화해에 중요한 해결점이라고 봅니다.

‘88선언 10주년기념 선언문’은 “참된 회개는 분단의 현실과 분단구조 아래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근본에서 새로 볼 수 있는 시각과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런 회개운동의 철저화가 전제되지 않고서 우리는 북한을 진정한 대화의 상대나 통일의 대상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대화는 이질성의 수용에서 시작되며 신뢰와 사랑으로 발전한다.”고 회개와 통일운동의 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하였습니다.

그런데 화해의 구체적인 표현은 인적교류를 통한 관계개선과 물질로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인적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때, 남북은 분단극복의 가장 본질적인 민족동질성의 회복을 위해서는 상호신뢰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게 됩니다. 특히 북한주민들 사이에 깊이 학습되어 있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인도주의 지원을 통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적극 나누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북한의 사회개발의 차원으로 접근하기 위하여 다각도의 노력이 요청됩니다. 이에 88선언은 “따라서 서로를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남북통일을 위한 모든 노력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상호신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불신과 적대감을 낳는 모든 요소들이 제거되어야 함과 동시에 상호교류를 확대하여 상호이해의 기반을 넓히고 민족동질성을 시급히 회복시켜야 한다.” 고 선언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의 변화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 출발점은 민간과 종교인들의 교류와 인도주의적 지원을 적극 돕는 것입니다. 남북교류에 대한 원칙으로 2010선언은 “ 남북 간 화해협력을 촉진해 온 민간 교류는 남북의 정치적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고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한다. 남북은 민간교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상대를 통일의 동반자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방향에서 통일을 저해하는 관련 법규와 관행을 개정 또는 폐기해야 한다. ”라고 제안합니다.

상호신뢰의 구축은 통일 후 사회통합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정치경제적 통일이 개인에게는 삶의 단절을 초래할 수 있는 까닭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보다도 통일이후의 사회통합에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아직도 사회통합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일통일의 경험과 서독교회의 역할은 한민족 통일에 중요한 전거가 될 수 있습니다.

‘한 국가, 두 사회’라고 표현되는 현재 독일의 통일후유증은 국가적으로는 통일되었지만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분단되어 있는 제도적 체제통합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독인의 경우 통일을 기쁜 일로 받아들이는 비율이 1990년의 64%가 2008년에는 50%대로 떨어졌고, 서독인의 경우에도 1990년 58%를 기록한 이후 대체로 40%에 머무르고 있다고 합니다. 통일 후 동서독의 생활수준은 여전히 격차를 보이고 있고, 구동독지역은 아직도 높은 실업율(2008년 5월 현재 구서독지역 6.4%, 구동독지역 13.4%)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런 실업문제는 심리적인 무기력감, 고립감, 상실감, 열등감으로 발전하는 까닭에 실업은 사회주의 시스템에 익숙한 동독인들에게 큰 충격과 고통을 주고 있고 구동독인 2/3가 자신을 이등시민으로 느낀다고 대답하는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통일이후의 사회적 통합을 최우선 과제를 설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됩니다.


Ⅳ. 맺음

평화를 사랑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보수/진보를 떠나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연대하는 것은 민족의 과제를 풀고 한국교회의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는 절박한 일입니다. 서로 신학적 입장을 이해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역할을 분담하면, 민족통일에 기여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 사랑과 생명의 가치를 심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화해와 통일을 위해 헌신하는 단체들과도 과감하게 연대하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2010선언은 광범위하게 연대하고 협력할 것을 실천과제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통일이야말로 갈라지고 찢어진 이 땅의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며,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담아내는 창조적 과정임을 믿는다. 평화로운 통일세상은 이 땅에서 누릴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은 교파와 교리의 차이를 넘어 연합하고, 이웃종교와 시민단체와 협력함으로써 범사회적인 통일운동에 참여한다.”

또 북쪽의 그리스도인들과의 협력에 대하여 “우리는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북측 주민을 위해서 기도하고, 온유하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받아들인다. 먼저 경직된 상호주의의 태도를 버리는 데 솔선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선교 협력을 계속하여 그들이 북측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라고 표현하고 남북교회 공동의 노력으로 분단체제의 극복을 위해 선교협의회를 구성하여 세계교회와 함께 공동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안합니다.

혹독한 겨울을 앞둔 지금 북한 주민들이 굶주림과 함께 느끼는 불안한 마음을 헤아리고 우선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최선을 다하여 식량지원을 감당하면 좋겠습니다. 교회협은 우선 북한 어린이들에게 성탄절 선물로 식량을 전달하자고 회원교단들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기아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에 기초한 식량의 나눔은 깨진 남북한의 신뢰를 회복하고 민족공동체를 향한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더 바람직하게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번영에 기여하려면 우선적으로 교회의 본질과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88선언에서도 ‘희년을 향한 대행진’속에서 평화와 통일을 더 잘 감당하기 위하여 교회갱신운동을 활발히 전개하자고 하며,  개교회주의와 교권주의를 극복하고 교회의 내적구조를 갱신하여 여성과 청년을 포함하는 평신도들의 선교사역에 참여가 과감하게 개발되고 촉진되어야 하며, 우리 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예언자적 역할을 계속해 나가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1998년, 88선언 10주년기념 선언문에서 “이제 우리는 다시 시작할 때가 되었다. 이것은 바로 10년전 역사적인 통일선언을 죄책고백으로부터 시작한 것처럼, 지금 또다시 한국교회가 걸어온 성장제일주의와 교파 우선주의를 통하여 잘못 걸어온 것을 깊이 고백하여야 한다.”고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기여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개혁이 시급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통일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민족에 대한 교회의 의무이며 봉사이지만, 동시에 자기 개혁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0선언에서도 “한국교회는 그동안의 양적 성장과 부흥을 바탕으로 하여, 나눔과 섬김, 배려와 돌봄의 이웃 사랑을 적극 실천한다. 앞으로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고백 속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실천하는 자세로 겸허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등 이웃에 대한 섬김을 실천한다. ”라고 다짐합니다. 한국교회가 본질을 회복하여 민족의 통일이란하나님의 선교에 힘쓸 때, 지금의 심각한 사회적 불신을 넘어설 수 있고, 하나님의 교회로 다시 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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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통일신학1(한들출판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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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식, 88선언 10주년기념, 평화통일국제협의회 발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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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평화통일정책협의회(2006)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우리의 입장(19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기념 국제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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