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우울증 예방에 운동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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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사람마다 우울하다고 말한다. 외롭다, 슬프다, 공허하다, 허무하다, 낙이 없다, 화가 난다는 것도 한꺼풀 벗겨 보면 우울하다는 말과 같다. 우울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하다. 그런 사람은 조증 상태에 있거나, 마약을 복용했거나, 아니면 복권에 당첨된 사람으로 여겨질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우울은 넘쳐난다.

지금이 우울증의 전성시대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역사 이래로 사람들은 늘 우울했고 현재도 우울하고 앞으로도 우울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여전히 살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 될 것은 없다. 단지 우울기분과 우울증을 구별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운동만 하면 된다.

우울기분은 병적인 것이 아니다. 누구나 경험하는 하나의 심리상태다. 삶 자체가 고통인데, 그것을 피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울기분이 있어야 인간은 생각하게 된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등을 심사숙고하게 된다. 정신없이 뛰다가 잠시 멈춰서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갈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우울기분이 하는 역할이다. 그러니 우리 삶에 얼마나 필요한가?

그에 반해 우울증은 병이다. 삶을 파괴시키는 정신질환이다. 슬프거나 공허한 감정 외에도, 꼼짝하기 싫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잠을 못 자고, 밥맛이 없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아프게 된다.

그렇다면 내가 우울기분인지 아니면 우울증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면 그건 병이 아니라 기분이다. 힘이 들어도 꾸역꾸역 살아나가면 병이 아니다.

우울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는가. 다행스럽게도 있다. 치료와 예방을 동시에 하는 기적 같은 마법이 있다. 그 마법은 바로 운동이다. 운동하면 우울증을 막을 수 있고, 대부분의 우울증은 완치될 수 있다. 걷거나 뛰거나 헤엄치거나 어떤 신체운동을 해도 된다. 정신운동을 해도 마찬가지다. 참선을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인생 공부를 해도 우울증을 막거나 치료할 수 있다.

꼼짝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심하다면, 그래서 신체운동이나 정신운동을 시작하기 어려울 때는 마중물로서 단기간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좋다. 약물치료 후 몸과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면 약을 끊으면서 신체와 정신운동을 하면 된다. 우울증이 걱정된다면, 우울증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면, 신발부터 신고 무조건 걷기 바란다.

김철권

동아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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