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신대학교 김믿음 학생이 참여발언을 통해 한기총 해체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교계 ‘돈·권력 우상’에 빠져… 한기총 가입단체 탈퇴 촉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교회와 사회에 죄악을 쌓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해체하라.”

금권선거 논란을 빚은 한기총의 해체를 촉구하는 ‘기독대학생 701인 성명’이 지난 2일 ‘한기총 해체 기독대학생 선언식’에서 발표됐다.

기독학생들은 성명을 통해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놓고 일반 시민이 평생 일해도 모을 수 없는 거액으로 표를 사고판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이는 돈과 권력의 우상에 빠져 자신의 양심은 물론 한국교회를 죄악 가운데 팔아버린 행태이며, 한국교회를 온 세상 중에 조롱거리로 만들어 버렸다”고 성토했다.

이어 “금권선거와 관련 당사자들이 스스로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떳떳하지 못했다’고 고백했음에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철저한 회개 없이 책임을 묵인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며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실상은 돈과 권력을 섬기며, 이웃을 사랑하기보다는 강자 앞에서 아첨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철저한 회개 없이 한국교회의 내일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로 한기총의 자정능력과 개혁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기독학생들은 “한기총은 더 이상 한국교회 연합의 대표로 하나님이 일하시는 단체라고 일컬을 수 없다”며 “한기총은 스스로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번 사태에 대해 기독학생들은 한기총과 한국교회에 철저한 회개를 촉구하며 개혁을 위한 학생들의 의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한기총은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하루빨리 해체하라 ▲한기총 가입 교단과 단체들은 비도덕적·수치스런 행태에 동참 말고 속히 탈퇴하라 ▲한국교회 일로 상처받은 모든 이에게 용서를 구하며 교회 관련 일에 책임의식을 가지고 행동하겠다는 등의 의지를 밝혔다. 

지난 7월 한기총이 특별총회를 열고 금권선거 논란에 휩싸인 길자연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인준하자 교계에서는 이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한기총 탈퇴와 해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기총의 결단과 한국교회의 근본적인 변화와 쇄신이 없는 한 탈퇴와 해체 운동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한국교계의 전망이다.

한기총 해체 운동을 주도하는 ‘한기총해체를위한기독인네트워크’는 지난 7월 목회자·평신도·전문인 100인 선언에 이어 8월 기독교사 100인 선언을 발표했다. 9월 초에는 총신대학교를 비롯한 69개 대학교의 기독학생들이 참가하는 기독학생 700인 선언을 이끌어 냈다. 이들은 앞으로도 목회자 100인 선언을 준비하는 등 한기총 해체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조제호 사무처장은 “한기총만 비난한다고 해서 한국교회 전체가 바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를 계기로 한국교계의 근본적인 잘못을 회개하고 개혁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윤실을 설립한 고려대 손봉호 석좌교수는 최근 언론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화가 난다. 부끄러운 일이다. 한기총이 (한국교계에) 남아 있는 한 부패와 유혹은 계속될 것”이라며 “대표 단체를 만드는 것은 세속적인 목적에 따르는 것이다. 자정 능력을 이미 상실한 한기총은 스스로 해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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