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정의평화대선행동(대선행동·상임공동대표 박득훈·김경호·성명옥·남재영)은 19대 대통령 선거를 맞아 민주적 정권 교체 운동을 펴는 기독교계 시민단체입니다. 정의와 평화의 가치를 담은 의제를 발굴하고, 성서적 민주 시민 교육에 앞장서며 공정 선거 감시 운동을 병행할 예정입니다. 대선행동은 2월 27일부터 4월 3일까지 매주 <뉴스앤조이>에 칼럼을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독일통일이 이루어진 지 26년이 지났다. 독일 국민들은 소련의 해체와 함께 이루어진 동서 냉전 구도 붕괴라는 세계사의 전환을 자국의 통일 기회로 삼았다. 서독 정부가 통일을 주도할 때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났던 특징은 세 가지이다. 하나는 동독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체의 언행을 삼간 것이고, 둘째는 통독이라는 대사가 이루어지기 20여 년 전부터 정부 주도보다는 민간인 주도로 동독을 지원한 것이고, 셋째는 통독으로 인한 주변 국가들의 위기의식을 자극하지 않은 것이다. 이 세 가지 원칙은 통독 30여 년이 가까워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분단의 벽이 높은 우리에겐 귀한 시금석이 아닐 수 없다.

성경은 창조·타락·구속·완성이라는 4가지 주제를 아주 균형 있게 다루고 있는 역사의 대파노라마를 보여 준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타락과 구속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어 왔기 때문에, 창조와 완성이라는 중요한 신학적 주제를 놓쳤을 뿐만 아니라 창조와 완성이라는 두 기둥을 제쳐 놓고 설명한 타락과 구속의 진리마저 매우 불안하게 해석되었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통일 신학을 체계 있게 정돈할 수도 없었고 설교를 통해 통일에 대한 주제를 성도들의 신앙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도 없었다. 신학적 통전성이 없이는 통일과 신학(신앙)을 연결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7년 6월 항쟁 이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민족 공동체의 기운이 솟아오르던 1988년 2월 29일 한국교회는 한국 통일 운동사에 길이 남을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 기독교회 선언' 발표로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한 이정표로 삼았으며 1994년 남북나눔운동을 창립했다. 이후 김영삼의 문민정부를 거쳐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 노무현의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는 북한에 대한 열린 자세로 활발한 남북 교류를 이루어 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의 보수 정권이 들어선 지난 10년의 남북 관계는 경색될 대로 경색되고 한국교회의 대북 자세까지도 보수 정권의 대북 궤도와 비슷하게 깊이 닫혀져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우리에게 있어 왜, 평화통일이 필연인가?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반만년 가까이 한 민족 공동체로 이끌어 오셨기 때문이다(행 17:26). 우리 민족을 분열시킨 이데올로기는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미움과 증오의 산물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미움과 증오의 이데올로기는 극복되어져야 한다. 통일은 대박이기 때문에 통일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분단 이데올로기가 증오이기 때문에 사랑으로 증오를 녹여야 한다. 남유다의 다윗이 북이스라엘의 반역을 모두 잊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그들을 포용했듯이 우리도 북한을 포용해야 한다. 더 많이 가진 자가, 더 많은 축복을 누린 자가 먼저 나서야 한다. 그것이 주님께서 가르치신 정신이기 때문이다(눅 12:47-48).

우리 민족은 오직 평화적인 방식으로 통일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땅에 평화를 이끌어 올 유일한 에너지는 사랑뿐이다. 말과 혀로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는 사랑이다. 한국교회가 이 거룩한 사랑의 원천이 되길 하나님은 기다리고 계신다. 아직 한반도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타산이 달라서가 아니다. 우리 안에 미움과 증오가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랑의 마음으로 북한을 위해 물 쓰듯 돈을 써야 한다. 그리하면 남북을 하나 되게 하는 평화의 대로가 열릴 것이다.

강경민 / 일산은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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