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이 대중화되고 태블릿PC는 인기가 점점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노트북과 태블릿PC의 장점을 잘 융합한 2-in-1 PC가 점점 인기를 얻으며 많은 제조사에서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국내 시장에 많은 제품을 내놓지도 않고 그다지 큰 관심도 없는 것 같았던 화웨이가 최근 국내 출시 모델을 점차 늘려나가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자사 최초의 2-in-1 PC인 메이트북도 국내에 선보였다.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으로 다져진 화웨이의 기술력을 쏟아부은 메이트북은 어떤 제품일까?

12인치 태블릿PC

화웨이 메이트북은 기본적으로 12인치의 태블릿PC 형태를 취하고 있다. 전면부 가장자리는 상하좌우 모두 두께가 일정한 화이트 베젤로 되어있으며, 가로모드로 보았을 때 하단 중앙에 화웨이 텍스트 로고가, 상단 중앙에는 전면 카메라가 있는 것 외에는 별다른 구성은 보이지 않는다.

메이트북의 후면은 더욱 깔끔하다. 금속 재질로 이루어진 후면 중앙에는 화웨이 로고가 있고, 그 아래로는 윈도우10과 인텔 코어 m 프로세서가 쓰였음을 알려주는 스티커 및 각종 인증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후면에는 카메라조차 없어서 아주 전형적인 태블릿PC와는 약간 다름을 알 수 있다.

상단부에는 좌우로 스피커가 스테레오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한 쪽 끝에는 전원 버튼이, 중앙에는 마이크 홀이 위치해 있다. 원형으로 정교하게 뚫려있는 스피커 홀의 안쪽에는 금속 그릴망이 보인다. 알루미늄 유니바디에 팬리스 디자인으로 상당히 슬림한 두께를 확인할 수 있다.

상단의 스피커는 스테레오로 구성되어 있다

오른쪽 측면에는 볼륨 버튼과 USB 포트가 위치해 있는데, USB는 USB 타입C 규격이며 전송 규격은 USB 3.0을 지원한다. 볼륨 업과 볼륨다운 버튼 사이에는 평평한 공간이 있는데, 이 부분은 그저 볼륨 버튼을 확실하게 구분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문인식 센서가 내장되어있는 부분이다.

볼륨 버튼 사이에 자리 잡은 지문인식 센서

왼쪽 측면에는 3.5mm 이어폰 단자와 마이크 홀이 자리 잡고 있다.

생산성을 위한 키보드

화웨이 메이트북의 운영체제는 윈도우10이다. 윈도우 운영체제는 태블릿PC 시장에서 iOS나 안드로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각광받는 편은 아니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태블릿PC 운영체제 별 글로벌 점유율이 안드로이드가 67.4%, iOS가 23.9%로 두 운영체제를 합치면 90%가 넘으며, 윈도우는 8.6%에 불과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앱 생태계가 상당히 중요한데, 안드로이드나 iOS에 비해 윈도우 태블릿PC의 앱 생태계는 상당히 열악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윈도우 태블릿PC가 다른 운영체제에 비해 더 나은 점이 있는데, 바로 생산성이다. 일반 PC에서 사용하는 파워포인트나 엑셀, 워드 등이 100% 호환되고 완전히 동일한 윈도우 운영체제만의 장점이 가장 확연하게 드러나는 분야가 바로 생산성이다. 하지만 생산성 앱을 더욱 확실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키보드다. 모든 태블릿PC가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무선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전용 키보드가 아니라면 휴대성이나 일체감이 떨어지게 된다.

화웨이 메이트북에는 전용 키보드가 있다. 아쉽게도 기본 제공되는 것은 아니고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옵션 사항이지만 일체감에 있어서는 노트북에 버금간다. 메이트북 전용 포트폴리오 키보드는 가죽 질감의 외피로 되어 있으며, 내부도 키캡과 터치패드 부위를 제외한 모든 부분, 즉 팜레스트 부분까지 인조가죽 재질로 씌워져 있다. 촉감은 좋은 편이지만 브라운 컬러의 포트폴리오 키보드는 안쪽이 아이보리색으로 되어있어서 오래 사용하면 손과 자주 접촉하는 팜레스트 부위가 오염되지는 않을지 약간 우려스럽다.

키보드와 본체의 연결 접점

메이트북 본체와 키보드는 블루투스 연결이 아닌 전기적 접점으로 직접 연결된다. 메이트북 하단에 있는 7핀 단자와 키보드의 접점을 가까이 대면 내장된 자석으로 인해 저절로 정확한 위치에 붙는 형식이다. 자석의 자력이 아주 강한 편은 아니지만 불편할 정도로 쉽게 떨어질 수준도 아니다. 본체와 키보드를 연결하고 포트폴리오 키보드의 뒷부분을 접어 세우면 본체를 적절한 각도로 세울 수 있는 스탠드 역할을 하게 된다. 두 가지 각도로 조절 가능하지만 접어 세우는 뒷면을 반대 방향으로 접어 본체 후면에 붙이면 90도 가까이 세울 수도 있어서 실제로는 세 가지 각도를 사용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키보드는 백라이트도 지원하여 어두운 곳에서 사용할 때에도 무리가 없다.

키보드 백라이트로 야간에도 사용 가능

포트폴리오 키보드를 장착하고 접은 상태에서는 노트 크기의 작은 포트폴리오나 대형 다이어리처럼 메이트북을 잘 감싸주어서 휴대 시 본체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역할과 함께 시각적으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해준다. 포트폴리오 키보드는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사용 도중 실수로 물을 엎지르더라도 걱정 없다.

키보드는 방수 기능을 지원한다

다양한 기능의 스타일러스 펜

메이트북에는 키보드 이외에도 두 가지 전용 액세서리를 추가할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메이트펜이다. 2048 단계의 필압을 지원하는 메이트펜은 약간 두툼한 두께에 펜팁 역시 살짝 도톰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금속 재질로 되어있으며, 중간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되어있다. 메이트펜 펜팁의 반대쪽 금속 부분을 잡아 뽑으면 안쪽에 마이크로USB 단자가 있으며, 여기를 통해 메이트펜의 내장 배터리를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USB를 통한 펜 충전

메이트펜의 펜팁 반대편 끝부분을 보면 마치 카메라 렌즈 같은 것이 보이는데, 프레젠테이션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레이저 포인터다. 바로 윗부분의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작동되며, 뒤쪽에 있는 두 개의 버튼은 프레젠테이션 시 이전 화면과 다음 화면으로 이동하는 기능키 역할을 하게 된다.

레이저 포인터 기능

메이트펜을 휴대할 때에는 함께 제공되는 펜 홀더를 포트폴리오 키보드 커버의 바깥쪽 펜 그림이 있는 부위에 내장 자석을 이용해 부착해서 휴대할 수 있다.

기능의 확장, 메이트독

포트폴리오 키보드와 메이트펜 이외에 남은 또 하나의 전용 액세서리는 메이트독이다. 메이트독은 포트폴리오 키보드와 동일한 인조가죽 재질 커버 안에 보호되어 있는데, 안쪽을 열어보면 충전 케이블과 젠더 등을 함께 휴대할 수 있는 홀더와 함께 메이트독이 자석으로 부착되어 있다. 사용할 때에는 메이트독을 케이스에서 분리해서 사용하게 되는데, 메이트북에 딱 하나 있는 입출력 단자인 USB 타입C 포트를 확장시켜주는 개념이다.

메이트독에 고정되어있는 USB 케이블을 메이트북의 USB 타입C 포트에 연결해서 사용하게 되는데, 메이트독에 전원 입력용 USB 타입C 포트가 하나 더 있기 때문에 독을 연결해서 사용하면서 충전도 동시에 할 수 있다. 또한 두 개의 스탠다드 USB 단자가 있는데, 전송 규격은 USB 3.0까지 지원하며 출력은 0.9A와 0.5A를 지원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연결해서 충전할 수도 있다. USB 포트 옆에는 RJ45 랜 포트가 있어서 무선 랜을 사용할 수 없거나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 속도를 사용하기 위해서 유선랜을 연결해서 쓸 수 있다.

메이트독의 반대편에는 HDMI 단자와 15핀 D-SUB 단자가 있어서 외부 모니터나 빔 프로젝터 등을 연결해 대형 화면으로 전송하거나 멀티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

메이트 독을 통해 멀티 모니터 연결 가능

성능은?

화웨이 메이트북의 지문인식 기능은 별도의 앱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윈도우10에 기본 내장되어 있는 Windows Hello를 이용한다.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설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문 등록이 완료되면 잠김 상태에서 암호를 입력할 필요 없이 손가락만 센서에 살짝 가져다 대면 잠금이 해제된다. 지문인식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그렇다면 화웨이 메이트북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간략하게 성능을 가늠해보기 위해 GeekBench3를 실행해보았다. GeekBench는 프로세서의 성능을 측정하는 도구로, 싱글코어와 멀티코어로 구분해 성능을 측정한다.

GeekBench의 결과를 보면 싱글코어 2471점, 멀티코어 4774점을 기록했다. 이 점수는 당연하지만 동일 프로세서를 사용한 서피스 프로4 모델과 동등한 성능을 보여주는 수준이며, 코어 i5-4200U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으로 보면 된다.

제원표

뛰어난 가성비, 옵션 구성은 아쉬워

처음 만든 2-in-1 PC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디자인이나 마감이 상당히 뛰어나다. 물론 신생업체가 아니라 이미 엄청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회사이지만 첫 시도 치고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가성비 또한 나쁘지 않다. 코어m3 모델의 소비자가는 90만 원에 근접하지만 실제 시장가는 80만 원에 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이트북을 완성형으로 만들어주는 전용 키보드와 펜이 모두 별매이며, 전용 독 역시 별매라는 점이 상당히 아쉽다. 옵션 3종을 모두 구입한다면 100만 원이 넘어가게 되기 때문에 처음 느꼈던 가성비가 무색해진다. 물론 옵션을 모두 포함해도 경쟁 제품 대비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2-in-1이나 노트북 시장에서 화웨이의 브랜드 인지도가, 특히 국내에서는 낮은 편이기 때문에 경쟁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원수연 기자 press@appsto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