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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희 시인, 첫 시집 ‘분홍여우가 온다’ 펴내
신태희 시인, 첫 시집 ‘분홍여우가 온다’ 펴내
  • 유태복 시민기자
  • 승인 2016.06.2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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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태희 시인

신태희 시인이 처녀시집 ‘분홍여우가 온다’를 펴내고 18일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제주시 연동 ‘문학쉼팡 시집’에서 김승범 시인 진행으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신태희 시인은 ‘시인의 말’에 “껴안는데 자꾸 틈이 생긴다 / 그 틈으로 / 바람이, 햇빛이 다녀간다 / 투명하고 눈부시다 / 시가 온다”라고 했다.

이번 첫 시집에는 ‘시인의 말’을 시작으로 제1부 ‘지척(指尺)’외 15편, 제2부‘편지를 기억해’외 15편, 제3부 ‘작약 무렵’외 16편, 제4부 ‘선녀 아줌마’외 15편, 시 65편이 담아 있고 끝으로 고 영 시인의 해설 ‘가까이서 부르는 먼 노래’를 수록했다.

고영 시인은 해설에서“신태희 시인은 요즘 보기 드물게 생명을 예찬하는 시작 태도 를 보여준다.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과원서점」을들수 있다.”며 “시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른바‘공명’의 순간, 우리가 보고 느끼게 될지도 모르는 찰나의 순간을 시적 형상화를 통해 선명 한 이미지로 눈앞에 펼쳐주고 있다.”고 평했다.

현택훈 시인도 “시에 빠져 식음을 전폐하고 시를 쓴다는 사람이 있다고, 그녀를 만나기 전 시가 내게 왔다.”며 “그녀는 안개 속에 있고, 그녀의 몸이 아닌 그녀의 시가 그녀의 살갗 노릇을 했다.”며 평했다.

▲ 현택훈 시인은 ‘목련 빵집’을 낭송했다.
 

이날 참석한 시인들이 신태희 시인의 시를 낭송을 했다. 현택훈 시인은 ‘목련 빵집’, 송두영 시인은 ‘다시, 봄’, 조선희 시인은 ‘오늘도 맑음’, 장한라 시인은 ‘분홍여우가 온다’, 김태운 시인은 ‘독과 사랑’, 최창일 시인은 자신의 시 ‘영선의 동산별곡’, 김승범 시인은 ‘여수’, 이민화 시인은 ‘무화과라니’, 김혜승 시인은 ‘연꽃빗장’ 등을 낭송했다.

신태희 시인은 1970년 김포 출생으로 동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제주문화학교(문예창작반) 수료, 제주문인협회에서 공모한 ‘2013년 제23회 제주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시인의 길에 들어섰다. ‘엘트랙’, 제주문인협회 등에서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별의 근친    

                     <신태희>

문득, 
티스푼이 옆구리에 닿자 
찰그랑
울어버리는 찻잔
온몸에 공명을 새긴 
시린 온기가 손바닥을 넘어온다
얼룩진 햇빛이 묻어온다
살 속에 뼈가 아프게 박혀있다
흰 울음소리가
물무늬로 번져온다
동그라미가 물고 오는 동그라미
그 여러 겹이 다정스레 죽는다
죽어서 흙이 되는 
우리가 별의 부스러기라면
한 밤 울어버린 잔은 나의 근친
손으로 더듬어보는 찻잔의 별자리
점자로 가득한 하늘엔 
엎질러진 깊고 푸른 찻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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