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서 전병금 목사가 일어나 인사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

‘세월호·성완종 사태 극복을 위한 목회자 선언 준비위원회’가 1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 선언문을 통해 “민족공동체의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고, 민족공동체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룩하여 남북의 평화통일을 이끌어내야 할 중차대한 사명을 요구받고 있는 지금, 한국사회는 흔들리고 있다”며 “우리 목회자들은 이와 같은 민족공동체의 위기 앞에서 깊이 자성하며 예언자적 양심으로 대통령과 국민, 그리고 한국교회 지도자들을 향해 아래와 같이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먼저 대통령에게 ▲세월호 사건의 진상조사 의지와 진실을 입증할 것 ▲경찰의 진압 방식을 개선하고 성숙한 시민들을 종북으로 모는 이념공세를 중단할 것 ▲신속한 선체 인양이 실천되도록 노력할 것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대통령 측근들부터 철저히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

국민들에게는 “이제 남은 희망은 성숙한 시민들의 참여와 감시와 행동 뿐”이라며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고 진실을 규명하는 최소한의 상식에 합의한다면 우리 모두 함께 살 길이 열린다”고 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는 “그 동안 개인 윤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독교적 선을 드러냈지만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영역에서 하나님나라를 어떻게 세워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가르침은 너무도 약했고, 구조악과의 싸움에 대해서도 대다수는 침묵했다”며 “치열한 신학적 반성과 양심의 각성이 일어나지 않으면 세월호 참사와 성완종 사건은 틀림없이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사회에서 반복될 것이고 한국교회는 마침내 침몰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원종호 목사(한국교회연구원)의 사회, 전병금 목사(강남교회)의 인사말, 강경민 목사(일산은혜교회)의 취지 설명, 김원배(꿈동산교회)·이진오(더함교회)·이문식 목사(광교산울교회)의 선언문 낭독 등으로 진행됐다. 준비위 측은 이 선언문에 현재까지 543명의 목회자들이 동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