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노정선 교수, 조헌정·전용호 목사. ⓒ김진영 기자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지난 17~19일 스위스 보세이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위원장 강명철)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정의와 평화, 화해를 위한 국제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협의회에는 WCC 울라프 F. 트베이트 총무를 비롯한 세계교회 지도자들과 한국에서 김영주(NCCK 총무)·조헌정(NCCK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배태진(기장 총무) 목사, 장상 박사(WCC 공동회장), 배현주 교수(WCC 중앙위원) 등 20여 명이, 북한에서 강명철 위원장(조그련) 등 4명이 참석했다.

NCCK는 24일 오전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논의된 주요 사항들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참석자 중 조헌정·전용호 목사(NCCK 화해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노정선 교수(연세대)가 참석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번 국제협의회에선 △동아시아 평화 문제를 다룬 ‘도잔소 회의’ 30주년을 맞아 그 의미와 성과를 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한반도 상황을 분석하는 한편 △한반도의 정의·평화·화해를 위한 에큐메니칼 연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후 논의 결과를 담은 성명서를 채택했는데, 주요 내용은 △지난 WCC 제10차 부산총회 문서인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성명서’를 재확인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 및 친교를 바탕으로 한반도 분단 문제를 해결하고 △내년 여름, 보다 확장된 국제협의회 개최를 추진하며 △WCC가 향후 4년 간 한반도 평화 문제에 집중한다는 것 등이다. 이 성명서는 오는 7월 열릴 WCC 중앙위원회에 보고된다.

또 참석자들은 세계교회가 오는 8월 15일 직전 주일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공동기도주일’로 정해 지키는 것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남북교회 관계자들이 ‘공동기도문’을 작성, 함께 기도해 줄 것을 세계교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영주·트베이트 총무, 강명철 위원장. ⓒNCCK 제공

조헌정 목사는 이번 국제협의회에 대해 “도잔소 회의가 개최된 지 30주년이 되는 올해 열린 것으로, 전 세계 15개국 34개 교회와 에큐메니칼 기관에서 총 54명이 참석했다”며 “특히 남북교회가 공식적으로 만나는 기회였으며, 조그련 강명철 신임 위원장과 만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교회의 교류와 협력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고 말했다.

노정선 교수에 따르면, 조그련 강명철 위원장은 “세계교회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는 것에 감사한다”며 “이번 회의가 (한반도)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하고, 하나님께서 그 길로 인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NCCK 김영주 총무는 인사말을 통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남북은 갈라져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우리에겐 아직까지도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존재한다”면서 “그러나 이 협의회가 한반도 평화를 열어가는 역사적인 회의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WCC 트베이트 총무는 “도잔소 회의 이후 30년 동안의 성과를 살펴보고 앞으로 젊은 세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