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2회 노동절 맞아.. 시민,노동자 '꽃길 따라 물길 따라' 행진

5월 1일 오전 9시 30분, 제122회 노동절을 맞아 노동자들과 시민이 함께 걷는 ‘우리 시대 전태일들의 행진, 꽃길 따라 물길 따라’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이소선 어머니와 전태일 열사의 영정사진을 든 전태삼씨와 쌍용차 노조 김정우 지부장을 선두로 100여명의 대학생, 시민, 노동자들이 함께 했으며, 전태일 다리를 출발하여 재능교육 농성장을 거쳐 쌍용차 분향소가 있는 대한문까지 3시간 가량에 걸쳐 진행됐다.

▲ 전태일열사와 이소선 어머니의 영정사진을 든 쌍용차 김정우 지부장과 전태삼 씨

▲ 행사 참가자들이  청계천을 걷고 있다.

▲ 출발에 앞서 전태일 다리에서 재능교육 유명자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발하기 앞서 전국 학습지 노조 재능 교육 지부 유명자 지부장은 “작년에 전태일 상을 받았던 생각이 난다. 먼저 간 동지들을 잊지 않고 걸어야겠다”며 눈물을 내비쳤고 “오늘도 ‘또’ 힘을 내 투쟁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며 힘찬 출발을 선언했다.

그러나 출발하자마자 경찰은 참가자들을 저지했고 실랑이를 벌인 끝에 청계천 아랫길로 행진이 진행되었다. 경찰은 이후에도 인도로 걷는 참가자들을 곳곳에서 막아섰다.

함께 청계천을 따라 걷던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 유흥희 분회장은 “산적한 문제가 매우 많은데도 노동절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듯 하여 안타깝다. 관성화 되지 않도록 날을 세워서 쌍용차, 재능의 문제를 포함해 벼랑 끝으로 몰린 노동자들의 문제를 집약적으로 터트리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노동절 행사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그러나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던 거리를 노동자 당사자 들이 걷는 다는 것은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 지를 잊지 않도록 하는 데에 가장 큰 의미가 있는 일인 듯 하다”며 행사 참가의 소감을 밝혔다.


▲ 광화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조헌정 전태일 재단 이사장과 송경동 시인

이후 광화문으로 이동하여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태일 재단 이사장 조헌정 목사(향린교회)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불타버린 저 남대문을 보라. 한 사람의 억울한 희생자가 국가적 손실을 가져온 것이다.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귀중한 책임이 아닌가”라며 “가난한 것은 여러분의 책임이 아니다. 돈이 없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 아니다. 국가가 제대로 가난한 자의 인권을 보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노동자가 22명이나 죽어나가야 한단 말인가? 이명박 정부는 즉각 모든 정책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라며 강도 높게 정부를 비판했다.

행사를 주관한 송경동 시인은 “오랜 시간 해결되지 않는 쌍용차, 재능교육, 전북 고속 등의 노동자들의 문제를 제기하고 호소하는 차원에서 준비된 행진이다.”라고 이번 행사의 취지를 밝히고 “그러나 몇 명 안 되는 시민, 노동자들이 인도로 평화롭게 행진하는데도 경찰이 벌써 여덟 번이나 막아서지 않는가. 이 짧은 거리를 세 시간 넘게 걸려왔다. 노동자들의 현실을 보여준다”며 안타까워했다.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중인 행사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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