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C-한기총 “합의문 발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올초 진보 개신교계를 발칵 뒤집어놨던 1.13공동선언문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WCC 부산총회를 50여 일 앞두고 한국준비위와 한기총이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손을 잡으며 공동선언문이 다시 거론된 것.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KHC,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가 지난 12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조찬모임을 갖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양 측은 합의문을 통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WCC 한국준비위 상임위원회가 WCC대회를 앞두고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며 두 가지 사항을 합의했다.

먼저 지난 1월 13일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던 공동선언문에 대해 “WCC 상임위원회는 폐기처분한 적이나 결의한 바가 없다”는 내용이며 이에 따라 “양쪽이 2인씩 추천해 신학자 4인을 선정하여 한국교회 앞에 우리의 신앙관을 발표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한기총은 이날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합의문에서 WCC 상임위원회는 1.13공동선언문을 폐기처분한 적이 없다고 했으므로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리고 한기총은 당시 발표한 공동선언문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특히 ▲종교다원주의 배격 ▲공산주의, 인본주의, 동성연애 반대 ▲개종전도 금지주의 반대 ▲성경66권 무오설을 강조했다.

선언문 발표 당시 공산주의 반대, 개종전도 금지주의 반대 등 사항은 개신교 진보주의 진영에 큰 반발을 일으켰다. 진보진영 측에서는 줄을 이어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맹비난했다.

특히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여민회, 기독교도시빈민협의회를 비롯한 27개 진보단체들은 “공동선언문에서 밝히고 있는 4가지 주장은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진영이 간직해온 신학적 양심과 신앙고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 성명을 냈고,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들도 성명을 내고 분을 냈다.

한국정교회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선언문 내용을 강하게 비판하며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는 당시 선언문에 사인한 책임을 지고 한국준비위 상임위원회를 사임한 바 있다. 이에 KHC와 한기총이 이번 합의를 통해 개신교계를 아우를 신앙고백문을 작성할 수 있을지를 놓고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날 조찬모임에는 한기총 측에서는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를 비롯해 길자연 김성광 이강평 이건호 이승렬 목사가 참석했고, WCC 상임위원회에서는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 김인환 박종화 손인웅 이광선 이영훈 장상 목사와 박경조 주교가 참석해 합의문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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